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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케빈에 대하여> 줄거리, 결말, 해석, 틸다 스윈튼 X 에즈라 밀러

by 영화로운_ 2023.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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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유로운 영혼이다. 어느 날 훌쩍 연인에게 말도 없이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기도 한다. 당신은 모험가 체질이다. 이 세상에 당신을 묶어둘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만일, 그런 당신 혹은 당신의 연인이 아이를 가졌다면 자유로운 모험가였던 당신은 마법처럼 한순간에 부모가 될 수 있을까. 

틸다 스윈튼 / 케빈에 대하여

<케빈에 대하여> 기본정보

감독: 린 렘지
출연: 틸다 스윈튼, 에즈라 밀러, 존 C. 라일리
개봉: 2012.7
러닝타임 112분
OTT: 티빙 / 웨이브 / 왓챠 / 넷플릭스

 

영화 줄거리, 결말, 해석

 

에바는 꿈을 꾼다. 에바는 스페인 토마토 축제에 있다. 붉은 토마토를 온몸에 바른 채 황홀경에 빠져 있는 에바를 사람들이 바닥에 눕히고 그녀 위에 붉은 토마토를 뿌린다. 마치 피처럼 에바의 몸 위에서 붉은 토마토의 물이 흘러넘친다. 아침에 눈을 뜬 에바는 밖으로 나가본다. 집 앞과 차 앞 유리까지 붉은 페인트로 엉망이 되어있다. 붉은 초, 붉은 케첩, 붉은 페인트, 붉은 꿈, 붉은색은 <케빈에 대하여> 안에서 에바를 상징하는 색이다. 

틸다 스윈튼 / 케빈에 대하여

에바는 붉은색처럼 열정적인 사람이다. 연인인 프랭클린에게 말도 없이 훌쩍 사라졌다 나타나기도 한다. 그녀는 타고난 모험가다. 그런 그녀에게 아이가 생겼다. 에바는 배가 남산만 하게 불러와도 임신한 사실에 적응할 수 없다. 에바는 엄마라는 자아가 영 어색하다. 에바 속에는 항상 모험을 향한 끝없는 꿈이 있다. 그걸 단단히 막고 있는 게 뱃속의 아이다. 케빈을 낳기 전부터 에바는 케빈과 불화하고 있다.

 

<케빈에 대하여>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면서 나온다. 과거, 케빈을 가지고 출산하고 기르며 현재에 이르는 과정과 현재 에바가 케빈의 엄마로서 겪는 후회와 고통들이 번갈아 가며 모습을 드러낸다. 현재의 에바는 집 앞에 흩뿌려진 붉은 페인트를 닦아내며 과거를 회상한다. 케빈에 대한 기억과 케빈에 의해 살해된 자신의 남편 프랭클린과 막내딸 실리아의 기억들을 떠올린다. 

에바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졌던 여성이었지만 지금은 조그만 여행사에서 서류 작업 일을 한다. 그마저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에바가 월요일부터 나오라는 말을 듣고 웃으며 밖으로 나오자 마주 오던 여자가 에바의 뺨을 세게 내려친다. 에바의 낯선 여자의 따귀 세례를 달갑게 받는다. 왜냐면 자신은 바로 케빈의 엄마이기 때문이다.

 

에바는 정기적으로 케빈을 찾아 교도소에 면회를 가지만 둘은 여전히 어색하기만 하다.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거나 그저 어색하게 앉아 있는 일이 전부다. 케빈은 태어났을 때부터 쉬운 아이는 아니었다. 늘 목청 크게 울어대는 케빈을 에바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저 들고 서 있다.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온 에바는 케빈의 울음소리가 공사장 소음에 덮이자 그제야 마음의 평화를 찾는다.

 

그럼 에바가 나쁜 엄마일까. 에바는 확실히 좋은 엄마는 아니다. 에바는 엄마라기보다는 '보호자' 같다. 그럼, 케빈이 태어날 때부터 소시오패스로 태어난 걸까. 정확히 사랑을 주어야 하는 대상이 정확히 반대로 행동할 때 아기인 케빈의 반응은 '아이가 저렇게까지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긴 해도 한편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아이를 낳은 많은 엄마들이 자신의 '엄마 답지 못함'에 좌절한다고 한다. 그런 일이 산후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잘못된 육아의 형태로 나타나는 일은 너무나 흔하다. 아이를 낳았다고 갑자기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선천적으로 남들보다 냉정하고 개인적이고 자유로운 성향을 가질 수 있다. 에바처럼, 그런 그녀가 케빈을 위해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포기한 것들을 생각해 보면 에바를 탓할 수만은 없다.

 

그럼, 케빈이 소시오패스라고 정의한다면? 나는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케빈이 소시오패스 혹은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했다. 도무지 아이의 행동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의 형태가 여러 가지이듯 아이들의 반응도 여러 가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자신에게는 영 관심이 없어 보이는 엄마에게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이 꼭 잘 보이는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게다가 영화 마지막 부분에 케빈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묻는 엄마에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라고 대답하며 흔들린다. 만일 케빈이 선천적 성격 장애라면 이렇게 흔들려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케빈에 대하여>는  계속 케빈의 소시오패스 같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가서 무언가를 알게 됨으로써 그러니까 자신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됨으로써 더는 아무것도 모르게 되는 케빈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그가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이 아닌 잘못된 양육 환경에서 자란 아이라는 걸 말해준다.

틸다 스윈튼 / 케빈에 대하여

케빈이 소시오패스 같다는 의견에도 한편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 어릴 적 케빈의 행동을 보자. 케빈은 엄마인 에바를 골탕 먹이기 위해 지구에 온 존재처럼 행동한다. 말을 할 줄 알면서 안 하고, 다 컸는데도 기저귀를 차고 엄마가 기저귀를 애써 갈아주자마자 그녀가 보는 앞에서 또 배변을 해버려서 에바를 미치게 만든다. 에바가 정성 들여 세계지도로 꾸민 방을 물감이 든 물총으로 엉망으로 만들기도 한다. 그때 에바가 신경질적으로 물총을 뺏어 바닥에 던지고 밟아 망가뜨리는데 안에서 붉은 물감이 나와 에바의 두 발을 물들인다.

 

그런 케빈의 행동에 에바는 엄마가 아닌 마치 적대하고 있는 상대처럼 행동한다. 아이가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보듬어 주지는 않고 아이를 똑바로 보며 "나는 네가 없을 때 더 행복했어. 나는 프랑스에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그런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가 사랑스럽게 자라리라고 기대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에바는 케빈을 자신의 인생에 들어온 '침입자'처럼, 마치 공격해서 무너 뜨려야 하는 상대처럼 대한다. 게다가 아이와 에바 사이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남편이자 아빠인 프랭클린은 일을 바로 보려 하지 않고 에바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에바가 지속적으로 케빈의 정서 상태에 대해서 경고하는데도 프랭클린은 흘려듣기만 한다. 프랭클린은 결국 케빈의 손에 의해 죽는다. 에바의 마음속에 케빈과 자신의 사이는 사랑하는 모자 사이가 아니다. 그것이 드러나는 장면이 있다. 일부러 기저귀에 용변을 보는 케빈을 에바가 화가 나서 던지게 되고 케빈의 팔이 부러지게 된다. 그 일에 대해서 사과하는 엄마 에바의 태도는 상당히 사무적이고 "I'm sorry"가 아닌 삼인칭으로 "She is so so sorry."라고 거리를 두고 말한다.

 

이렇게 엄마로서 실격인 것 같은 에바에게 둘째가 생긴다. 케빈에게 둘째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하자 케빈은 크레파스를 부러뜨린다. 둘째를 낳은 에바는 첫번째 하드 트레이닝을 거쳐서 그런 걸까. 둘째와는 사이가 다정하다. 이제 제법 엄마 티가 나는 에바다. 태어날 때부터 사랑 속에 큰 막내 실리아는 밝고 귀엽다. 케빈과는 정반대다. 케빈은 실리아를 속으로 미워한다. 실리아에게 심각한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케빈은 에바에게 말한다. "익숙한 것과 사랑하는 것은 다르다. 엄마는 나에게 익숙하지." 케빈 자신도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틸다 스윈튼 / 케빈에 대하여틸다 스윈튼 / 케빈에 대하여

가족을 모두 잃은 에바의 지금 상태는 폐허다. 토마토 축제에 가던 사람은 이제 사람들의 눈을 피해 토마토 통조림 뒤에 숨는 사람이 되었다.크리스마스 날 혼자 잼을 바른 빵을 먹으며 가족을 생각한다. 에바는 집 안의 방 하나를 파란색으로 칠한다. <케빈에 대하여>에서 에바를 상징하는 색이 붉은색이면 케빈을 상징하는 색은 파란색이다. 온통 파란색으로 칠해진 방은 예전 집의 케빈의 방 같다. 에바는 그 방을 예전의 케빈의 방과 흡사하게 다시 꾸며 놓는다. 에바는 케빈을 기다리는 것이다.

 

케빈은 어릴 때부터 아빠에게 화살을 쏘는 법을 배웠다. 케빈이 16살이 되던 해, 인터넷으로 자전거 자물쇠를 한가득 산다. 케빈은 그것과 화살을 들고 학교로 가서 체육관을 자물쇠로 잠그고 그곳에 들어오는 학생들을 화살로 쏴서 죽인다. 일하고 있던 에바는 직원에게 소식을 듣고 학교로 향한다. 자신의 아들도 피해자라고 생각했을 에바의 눈앞에 케빈이 당당하게 걸어 나와 경찰에 붙잡혀 이송된다. 집으로 와보니 프랭클린과 실리아가 죽어 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케빈은 이제 18살이 되어 성인 교도소로 이감될 것이다. 에바는 아들에게 묻는다. "그동안 생각할 시간 많았을 거야. 이제는 말해 줘. 왜 그랬니?" 케빈은 흔들리는 눈동자로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잘 모르겠어."라고 말한다. 이 모든 게 엄마 탓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케빈에게도 어떤 깨달음 같은 게 있었던 걸까. 에바는 일어나서 케빈을 꽉 안아주지만 여전히 로봇이 안아주는 듯 어색하기만 하다. 그래도 에바는 케빈의 방이 있는 집에서 하나뿐인 가족 케빈을 기다릴 것이다.

 

사진 출처_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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