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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바다의 뚜껑>, 줄거리, 결말, 바다와 힐링 그리고 빙수

by 영화로운_ 2023.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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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는 도시 생활에 지쳤다. 일을 그만두고 고향 섬으로 되돌아온 마리에게는 계획이 하나 있다. 바로 바다가 보이는 곳에 그녀만의 소박하지만 맛있는 빙수를 파는 가게를 여는 것이다. 마리가 한참 가게 오픈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엄마 대학 동창의 딸인 하지메가 섬으로 온다. 하지메는 화재로 얼굴과 몸에 상처를 입고 얼마 전 사랑하는 할머니까지 돌아가신 후 친척들과 부모님은 재산 분할 문제로 다툼 중이다.

<바다의 뚜껑> 기본 정보

감독: 도요시마 케이스케
출연: 키쿠치 아키코, 미네 아즈사, 코바야시 유키치
개봉:2016.9
러닝타임: 84분
OTT: 티빙 / 웨이브 / 왓챠

 

 

<바다의 뚜껑> 줄거리, 결말

 

마리의 빙수 가게에는 메뉴가 단 세 개뿐이다. 당밀, 귤, 에스프레소. 소꿉친구인 오사무는 이런 시골에서 누가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가격은 또 너무 비싸다고 핀잔을 준다. 한 어린이 손님은 딸기 맛이 없다며 울면서 나가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마리는 자신의 뜻을 바꿀 생각이 없다. 겨울메뉴도 없다. 그녀는 빙수는 겨울에 먹어도 맛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에게 재능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아무리 빙수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메는 마리와 함께 가게에 나와 일을 도와준다. 하지만 거의 가게는 텅 비어 있는 상태다. 손수 만든 시럽을 사람들에게 맛 보여 주고 싶지만 쉽지 않다. 시간이 남아도는 관계로 바다에 수영을 하러 가기도 한다. 반면 하지메는 물이 무섭다며 들어가지 않는다. 마리는 하지메가 바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역시 시간이 남아도는 관계로 마리는 그림을 그린다. 그녀는 가게 인테리어도 직접 한다. 무엇이든 뚝딱 만드는 마리는 무대 미술 일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손님 없는 빙수 가게 사장님이다. 하지만 도시 생활에 지칠 대로 지쳐 섬으로 돌아온 마리에게는 섬에 대한 추억은 모두 좋은 것들뿐이다. 여기도 좋았던 것 같고 저기도 좋았던 것 같다. 그런 마리를 보며 내내 섬에서만 지냈던 오사무는 점점 그녀의 언행에 불만을 가지게 된다.

<바다의 뚜껑>은 언뜻 보면 마리와 오사무의 관계가 중심인 것 같지만 중심 관계는 마리와 하지메다. 상처받고 모든 걸 다 포기하고 내려온 마리에는 인생의 섬 생활의 좋은 면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가게도 손님 중심이 아니라 자기 중심이다. 망하기 딱 좋은 가게다. 반면 하지메도 상처를 입고 섬으로 왔지만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고 보듬으며 각자의 상처를 봉합해 나간다. 

<바다의 뚜껑>은 큰 중심이 되는 스토리가 있다기보다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구조다. 하지메와 마리가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바다와 생활해 가면서 스스로를 극복하는 과정을 보는 사람들은 따라가게 된다.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이런 이야기의 구조는 시원하고 푸른 바다의 풍경과 파도의 소리, 빙수를 만들기 위해 얼음을 가는 소리, 햇살의 느낌과 당장 빙수를 먹고 싶어지게 하는 음식의 비주얼 등으로 채워간다.

마치 나도 잠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바다로 내려가서 두 사람 사이에 끼여 있는 것처럼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막바지에 다다른다. 마리는 도시에 상처받고 섬으로 왔지만 계속 섬에만 있었던 오사무는 섬에서 상처를 받고 야반도주를 한다. 그의 눈에는 마리의 빙수 장사가 취미처럼 보인다. 그런 오사무에게 화도 내보고 포기하지 말라고 설득도 해보지만 각자 떨어져서 살았던 인생을 서로가 다 이해한다고 할 수 없다. 결국 마리는 그대로 오사무를 보내줄 수밖에 없지만 그를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하지메에게는 남자친구가 있다. 그는 지금 하지메 곁에 없다. 그는 가난한 아이들을 돕겠다며 아프리카로 가버렸다. 하지메는 종종 생각한다. 나의 얼굴에 상처가 없었더라면 그가 날 더 사랑해 주었을까? 그가 날 떠나지 않았을까? 마리와의 생활에서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할 힘을 얻은 하지메는 남자친구를 만나러 아프리카로 가기로 하고 섬을 떠난다.

하지메는 그 외에도 계획이 하나 더 있다. 그녀는 그동안 마리가 그리고 나서 버린 일러스트들을 잘 모아 두었었다. 마리에게 허락을 받고 그 일러스트를 이용해서 인형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팔 계획이다. 마리보다 작고 더 상처받은 존재라고 여겼던 하지메는 실은 마리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존재였던 것이다. 마리도 손님의 취향을 반영해 딸기 시럽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다. 

짧은 여름 동안 상처받은 사람들끼리 서로 부딪히고 힐링하는 영화가 <바다의 뚜껑>이다. 여름이 다가올 때면 생각나고 빙수가 먹고 싶을 때 생각나고 상처받았는데 딱히 말할 데가 없을 때 문득 생각나게 되는 영화다. 러닝타임도 84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잠깐의 휴식처럼 바다로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일본 영화 중 잔잔한 힐링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바다의 뚜껑>의 원작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 소설이다.

 

 

<힐링과 바다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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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코바야시 사토미, 이치카와 미카코, 카세 료, 미츠이시 켄, 모타이 마사코 개봉: 2007.11 수상 내역: 51회 샌프란시스코 국제 영화제(FIPRESCI상 특별언급) OTT: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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