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에서 일하며 혼자 사는 진아는 복도에서 이웃이 말을 걸어와도 대꾸도 하지 않고 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24시간 켜져 있는 tv와 걷는 도중에도 눈을 떼지 않는 스마트폰만이 그녀의 유일한 친구이다. 진아는 혼자가 편하다. 진아의 아버지는 자꾸만 죽은 엄마의 핸드폰으로 진아에게 전화를 걸어온다. 이번에는 토요일에 변호사가 집에 올 것이라며 진아에게 와 줄 것을 당부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 기본정보
감독: 홍성은
출연: 공승연, 정다은, 서현우, 김모범, 김혜나
개봉:2021
러닝타임: 90분
ott: 웨이브 / 티빙 / 넷플릭스
<혼자 사는 사람들> 줄거리, 결말,
지난달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도 진아는 콜센터 실적 1위를 달성했다. 그녀의 업무 비결은 전화 상담에서 영혼을 빼놓는 것, 그녀는 상대를 철저하게 매뉴얼대로 대한다. 진아는 점심도 멀리 떨어져 있는 식당에 가서 혼자 먹고 돌아온다. 혼자이고 싶은 진아의 삶에 한 가지 변화가 찾아온다.
팀장의 호출에 사무실로 가보니 이번에 들어오는 신입의 교육을 진아가 맡아줄 것을 부탁해온다. 진아는 거절해 보지만 팀장은 들어주지 않는다. 진아는 토요일 아버지를 만나러 집으로 가지만 아버지와도 서먹한 건 마찬가지다. 17년 전,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간 아버지가 엄마가 죽기 전 돌아와 몇 년 같이 살았다는 이유로 유산을 전부 가져가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진아는 아버지와 다투는 대신에 유산 포기 각서에 얼른 도장을 찍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집으로 돌아온 진아는 아버지 집에 설치되어 있는 홈캠의 카드 속 저장된 영상을 찾아본다. 그 안에는 엄마의 마지막 모습이 담겨있다. 유령처럼 비틀비틀 걸어가는 엄마의 모습을 진아는 하염없이 바라본다. 다음날 일어난 진아는 이상한 냄새를 맡는다. 오늘도 옆집 남자는 복도에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다. 친하지도 않은데 담배에 성냥으로 불을 붙이면 연기가 다르다는 등의 이야기를 널어놓는 남자는 오늘은 말없이 그를 스쳐 지나가는 진아를 보고 "인사 좀 해주지"란 말을 남긴다. 진아는 남자를 무시하고 경비실에 전화를 걸어 썩는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썩는 냄새의 정체는 옆집 남자의 부패한 시신에서 나는 냄새였다. 진아는 황당하다. 어제도 남자를 보았는데 남자가 죽은 지 오래되어 벌써 부패가 되었다니. 은둔형 외톨이였던 남자는 방 안 가득 쌓아둔 야한 잡지에 깔려 죽었다. 남자는 죽어서야 겨우 귀신이 되어 밖에 나와 타인에게 말을 걸 수 있었던 걸까.
엉겁결에 맡아 버린 신입 교육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신입생인 수진이 살갑게 굴며 다가오는 것도 부담스럽다. 늘 혼자 먹으러 가던 점심에 수진이 따라오면서 진아의 불편한 마음은 배가 된다. 진아는 자신을 따라온 수진에게는 말도 없이 그녀와 떨어져 앉아 혼자 점심을 먹는다. 진아와 수진이 팀장에게 불려가고 팀장은 진아에게 신입 멘탈 교육을 잘 시키라며 나무라지만 진아는 팀장에게 배운 대로 하고 있을 뿐이라며 응수한다.
진아가 전화를 피하자 아버지는 아프다는 문자를 보내온다. 진아가 홈캠으로 보니 아버지는 아프기는커녕 집에서 홀로 춤 연습 중이다. 진아는 화가 나서 전화를 걸지만 길게 따지는 일도 귀찮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옆집 앞에 낯선 남자가 서 있다가 진아에게 말을 건다. 입주를 하려고 하는데 집값이 너무 싸서 의심스러워서 와 봤다고 한다. 진아는 솔직하게 집에서 귀신이 나온다고 말해주지만 남자는 믿지 않는다.
콜센터에 자주 전화를 하는 단골 진상 고객이 있다. 그는 자신이 타임머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 여행을 하면 신용카드를 쓰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이다. 이번엔 수진이 그의 전화를 받게 된다. 수진은 진아와 달리 그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며 그가 가고 싶어 하는 2002년으로 자신도 함께 데리고 가달라고 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반응을 하는 수진을 진아가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던 수진이 무단으로 결근을 하고 팀장은 진아에게 전화를 해보라고 지시하지만 진아는 전화를 걸지 않는다. 여태껏 하기 싫은 교육을 해주었는데 무단으로 회사를 나가버린 수진에게 화가 난 진아는 전화를 거는 대신 그녀의 물건들을 모두 치워버린다. 항상 기계처럼 일하던 진아의 감정이 흔들리고 수진이 자꾸만 들린다고 호소하던 신호음이 자신에게도 들리는 듯한 환청을 겪는다. 그 순간 진아는 아버지의 웃음이 떠오른다.
진아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와 자신에게 사과를 하라고 화를 내지만 전화는 이내 일방적으로 끊어지고 만다. 진아가 아무리 다시 걸어보아도 아버지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옆집 남자는 자신이 새로 이사 온 집에서 누군가 고독사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를 위해 제사를 지낸다. 아파트의 여러 사람이 모여 그를 위해 제를 올리는 동안 진아는 복도에서 고독사한 남자의 환영을 본다.
진아는 수진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밝힌다. 자신도 실은 혼자 잘 지내지 못한다며 그저 그러는 척할 뿐이라고 말한다. 집을 나갈 때조차 켜두는 tv와 하루 종일 들여다보는 스마트폰이 진아도 실은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진아는 수진에게 작별 인사를 제대로 하고 싶다고 말하며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다. 진아의 말에 수진이 울음을 터뜨린다. 진아는 자다 일어나 24시간 틀어놓던 tv를 꺼본다.
진아는 오랜만에 커튼을 열고 방 안에 햇살을 들인다. 회사에는 휴직계를 냈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아버지에게 홈캠의 존재를 말해준다. 그것으로 아버지를 지켜보겠다고 딱 그만큼의 거리로 지내자고 말한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이 나온다. 엄마의 죽음 이후 고립된 삶을 사는 진아, 은둔형 외톨이로 고독사한 남자,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가는 수진이 그렇다. 그들의 외로움에는 나름에 이유가 있고 영화 안에서 그들을 억지로 화합 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억지 연대 대신에 적당히 선 긋는 방식을 택한 이야기가 <혼자 사는 사람들>이다. 영화 속 인물들이 각자 '혼자 살기'를 택하면서도 영원히 '혼자 지내기'라는 불가능한 세상의 이치 또한 발견할 수 있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탄탄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영화가 보여주려는 바에는 공감이 가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좋은 영화다.
<인간 관계에 관한 독립 영화 추천>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 줄거리, 결말, 리뷰, 친구 성적표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461개의 도시락> 줄거리, 결말, 리뷰, 실화 바탕의 힐링 영화 (1) | 2023.07.11 |
---|---|
영화 <비긴 어게인> 줄거리, 결말, 리뷰 (0) | 2023.07.10 |
영화 <서치 2> 줄거리, 결말, 해석, 엄마를 찾아라! (1) | 2023.07.07 |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줄거리, 결말, 출연진, 한국 로맨스 명작 (0) | 2023.07.06 |
영화 <her 그녀> 줄거리, 결말, 해석, 호아킨 피닉스 주연 (0) | 2023.07.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