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노아 바움벡 감독의 작품으로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프란시스 하>의 장면들은 누벨바그 영화(전통적인 화이트 카메라와 스튜디오 촬영 방식을 탈피해, 실제 거리에서 촬영하며 현실적인 주제들을 다루는 영화를 만들어 내는 운동)들을 떠올리게 하며 우아하고 힘이 넘친다. 영화의 배경음악 또한 아름답고 작은 배역으로 나오지만 아담 드라이버의 매력적인 모습도 볼 수 있으니 아담 드라이버의 팬이라면 꼭 찾아보시길 바란다. 프란시스는 뉴욕에서 살고 있는 무용수다. 그녀에게는 룸메이트이자 둘도 없이 절친한 친구인 소피가 있다. 둘은 세계를 정복할 미래를 꿈꾼다. 프란시스는 세계 최고의 무용수가 되고 싶고 소피는 출판계의 거물이 되고 싶다. 둘은 함께 꿈을 나누며 서로를 위하며 살아가지만 소피가 새로운 아파트를 구하면서 둘의 삶의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
기본정보
감독: 노아 바움벡
출연: 그레타 거윅, 믹키 섬너, 아담 드라이버, 그레이스 검머, 마이클 제겐
개봉: 2014.7
러닝타임: 86분
OTT: 티빙 / 웨이브 / 넷플릭스
영화 줄거리 후기 결말
영원할 것 같던 둘의 사이는 소피가 꿈꾸던 트라이베카 지역에 새 룸메이트와 아파트를 얻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마주하게 된다. 프란시스는 소피와 함께 살기 위해 남자친구와의 동거도 거절하고 그 때문에 이별까지 했는데 소피의 일방적인 결정이 당황스럽다. 프란시스는 소피와 함께 이사 가고 싶지만 자신은 소피가 원하는 지역의 아파트 월세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꿈은 세계적인 무용수이지만 현실은 무용단의 견습생을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다. 돈은 없고 소피도 없고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치며 근근이 생활을 이어나가야 한다. 그러던 소피는 레브와 벤지의 아파트에 빈 방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되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소피와의 생활만큼 즐겁진 않아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프란시스지만 어쩐지 점점 소피와 멀어지는 것 같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다. 소피는 새 룸메이트와 새로 사귄 남자친구까지 더해 점점 프란시스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어진다. 섭섭한 마음을 표현해 보지만 소피도 달리 어쩔 수 없다. 소피에게도 소피만의 삶이 있는 것이다. 소피랑 멀어지는 것도 서러운데 기대했던 크리스마스 공연에서까지 해고되고 만 프란시스는 인생의 대위기를 맞는다.
27살의 프란시스는 벌써 나이가 들어 버린 것 같다. 멀리서 바라보면 27살이면 뭐든 할 수 있는 나이인데 막상 27살에 직장이 불안한 사람의 마음이 오죽할까 싶다. 서른 살은 다가오지, 가진 돈도 애인도 없지,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서른을 맞을 생각을 하면 정신이 아득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나이보다 늙어 보여서 이모 같다는 이야기까지 듣는 프란시스가 불쌍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프란시스에게는 꿈이 있다. 거리를 달리다가도 춤을 추는 프란시스에게 무용수라는 자아는 중요하다. 자신을 무용수라고 생각하지만 무용으로 무대에 설 수 없는 프란시스는 파티 자리에서 막상 직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을 망설이게 되고 만다. 파티에서 횡설수설하면서 분위기를 있는 대로 흐리고 있는 프란시스에게 한 남자가 소피가 그녀의 애인 패치와 함께 일본으로 이사하게 될 것이라 이야기하는 걸 듣게 된다.
가장 친한 친구라고 여겼던 소피의 소식을 다른 사람에게 듣는 것도 최악인데 자신은 빈털터리에 자아까지 붕괴되고 있는 마당에 소피의 삶은 점점 완성형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으니 프란시스는 정신을 차릴 수 없다. 그런 프란시스는 갑자기 돌발적으로 파리에 가게 된다. 그것도 2박 3일 일정으로.
막상 파리에 갔지만 딱히 할 일도 없다. 파리에 있는 친구와 연락을 해보려고 시도하지만 연락이 닿질 않는다. 하릴없이 거리를 쏘다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프란시스가 한껏 의기소침해져 있을 때 소피에게서 국제전화가 걸려온다. 소피는 프란시스에게 패치와 일본에 가게 된 일을 전하고 프란시스가 파리에 있다는 걸 알리 없는 소피는 프란시스를 송별회에 초대한다. 거의 거지 상태나 다름없는 프란시스지만 어마어마한 국제전화 비용을 감당하고 소피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뉴욕에 도착한 프란시스는 무용단의 선생 콜린과의 상담에 간다. 크리스마스 공연이 취소되고 걱정이 많았던 프란시스는 콜린에게서 다른 기회를 제안받을 거라고 한껏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콜린이 제안한 자리는 무대에 오를 기회가 아니라 무용단의 사무직이었다. 콜린은 그녀에게 언제까지 견습생으로 있을 수는 없지 않냐며 생계를 생각해서 받아들이라고 설득하지만 프란시스는 무용수로서의 자아를 버릴 수 없다. 자신과의 협상에 실패한 프란시스는 결국 일을 거절하고 다른 일을 찾아간다.
영화 속에서는 정확히 프란시스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나오지는 않는다. 자신이 졸업한 학교의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기숙사 관리를 하고 아르바이트로 웨이트리스를 하면서 생계를 꾸린다. 무용수로서의 자아를 잃고 싶지 않은 프란시스는 무용 연습을 하고 싶지만 학교에서는 그녀에게 스튜디오를 내어주지 않는다.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직장에서는 이 일이 네 천직인 것 같은 말을 듣는 프란시스의 자아는 자꾸만 밑바닥부터 흔들린다.
그러던 중 한 예술가의 경매 파티에서 서빙하는 일을 맡게 되고 그 자리에서 일본에 있어야 할 소피를 만나게 된다. 우아한 차림으로 예술가의 경매에 참여한 소피와 경매에 온 사람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있는 자신을 비교하니 프란시스는 소피 앞에 나설 자신이 없다. 테이블 뒤에 숨어서 몰래 소피를 바라보고 있는데 소피가 패치와 약혼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에 놀란 프란시스가 소피 앞에 나선다.
그날 밤 경매에서 소피는 엉망진창으로 취하고 패치와 싸운 뒤 프란시스의 기숙사로 온다. 예전처럼 함께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둘은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소피는 실은 패치와 약혼도 하기 싫고 사실 일본도 엄청 싫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부럽기만 했던 소피의 삶에도 문제는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sns를 보면서 친구의 삶은 쉽고 편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누구나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프란시스는 결국 뉴욕으로 돌아와 사무직을 맡는다. 틈틈이 안무를 짜서 자신만의 공연을 만들어 무대에 올린다. 비록 무대 뒤에 있는 사람이 되었지만 프란시스는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을 일구어 나가고 있다. 무용수라는 예술가의 자아에서 내려오는 것은 뼈아픈 일이다. 재능이 부족한 예술가만큼 슬픈 존재도 없다. 하지만 인생은 플랜 B, C, D, E, F....를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프란시스는 플랜 B로 넘어가면서 한 단계 성장한 것이다.
사진출처_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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