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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달빛 그림자> , 줄거리, 결말, 해석, 고마츠 나나 주연, 요시모토 바나나 원작

by 영화로운_ 2023.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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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그림자>는 일본의 인기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단편 소설집 <키친>에 수록된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주인공 사츠키와 히이라기의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통해 위로를 전하는 영화로 <달빛 그림자>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내러티브보다는 이미지, 동작, 음향, 은유 등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마치 현대 무용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로 잔잔한 힐링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달빛 그림자> 기본정보

감독: 에드문드 여
출연: 고마츠 나나, 미야자와 히오
개봉: 2022. 4
러닝타임: 92분
OTT: 쿠팡 플레이 / 티빙 / 웨이브 / 왓챠

 

영화의 줄거리와 해석 결말

고마츠 나나 / 달빛 그림자 / 요시모토 바나나 / 키친

히토시와 사츠키는 연인 사이다. 히토시에게는 남동생인 히이라기가 있는데 히이라기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는 자신만의 의식을 가지고 있다. 히토시의 집에 초대되어 히이라기가 만들어 준 양배추 롤을 맛있게 먹는 사츠키의 모습을 관찰하는 히이라기는 사람의 먹는 모습을 보면 대강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재주를 가졌다. 그날부터 히이라기와 그의 여자친구 유미코, 히토시, 사츠키 이렇게 네 사람은 영원히 떨어지고 싶지 않은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유미코는 마치 시인 같은 소녀다. 춤을 추는 유미코는 '소리 알갱이'라든지 '몸 전체에 흐르는 강'과 같은 표현을 할 줄 안다. 이 소녀는 아름다운 몸짓으로 춤을 춘다. <달빛 그림자>에서 배우들의 움직임은 일상의 것이라기보다는 다소 과정 되거나 과하게 절제되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치 잘 짜인 안무를 추는 듯한 동작들로 움직이는 배우들의 몸짓을 보는 일이 흥미롭다. <달빛 그림자>는 현실 세계와 그 너머의 죽음의 세계가 조우하게 되는 영화다. 비일상적인 몸짓들이 영화의 판타지적인 요소와 어울린다. 

고마츠 나나 / 달빛 그림자 / 요시모토 바나나 / 키친

 

네 사람의 즐거운 시간이 영원할 것 같은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사츠키는 히이라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자신이 잠든 사이에 유미코를 바래다주러 나간 히토시와 유미코가 사고를 당해 둘 다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날부터 둘의 삶은 죽음에 붙들린다. 각자의 방법대로 상실을 겪어내고 있지만 쉽지 않다. 사츠키는 먹는 일도 잊은 채 점점 말라간다. 먹는다는 것은 살아있음을 가장 크게 느끼게 해주는 행위다. 가까운 사람을 잃고 나면 나는 살아서 먹는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것이 죽음의 반대편에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고마츠 나나 / 달빛 그림자 / 요시모토 바나나 / 키친

먹지 않는 사츠키, 그럼 히이라기는 어떨까. 히이라기는 유미코의 세일러복을 입고 다닌다. 유미코는 종종 세일러복의 깃을 올려 소리에 집중하곤 했었다. 히이라기는 유미코를 따라 해 본다. 두 사람은 히토시의 집에 있는 우물을 파 주었던 미츠루 아저씨가 우물에 대해서 말하는 걸 들으러 가기로 한다. 미츠루 아저씨가 말한다. 물은 깊은 곳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나는 이 말을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서 못 보더라도 더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연결되어 있는 것이란 의미로 해석했다. 미츠루 아저씨의 말을 들으러 간 그곳에서 두 사람은 목소리를 모으는 '우라라'라는 신비한 여인을 만난다. 마치 저승사자처럼 검은 옷을 위아래로 휘감은 이 여자는 사츠키의 목소리를 녹음한다. 사츠키는 히토시를 잃고 난 뒤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게 되고 오랜만에 굉장한 허기를 느끼게 된다.

 

사츠키와 히이라기는 우라라에게 '달빛 그림자 현상'에 대해 아느냐고 물어본다. '달빛 그림자 현상'이란 보름달이 뜬 밤의 끝에 해가 뜨기 전 죽은 자와 만날 수 있게 되는 현상으로 많은 우연이 겹쳐야 겨우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네 명이던 시절에 그들은 종종 이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했는데 '달빛 그림자 현상'에서 죽은 자와 만나기 위해서는 안내인이 있다고 알고 있는 둘이 혹시나 우라라가 안내인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에 묘한 표정을 짓기만 하는 우라라는 모레 밤, 해가 뜨기 전에 강가의 다리로 나오라고 한다. <달빛 그림자> 속에서 우라라는 계속 정체불명의 기묘한 존재로 나온다. 우라라는 검은 옷차림을 봤을 때 죽음의 세계와 연결해 주는 안내인이 아닐까. 사츠키는 히토시와 만나고 싶다. 하지만 히이라기는 유미코를 만날 자신이 없다. 그날 바래다주지 못한 자신을 용서해 주지 않을 것 같아 두렵다. 히이라기는 집으로 와서 유미코의 옷을 세탁한다. 죽은 사람의 옷을 세탁한다는 것은 그 안에 베여있는 그 사람의 체취와 흔적을 지운다는 의미다. 옷을 다 세탁하고 보니 세탁기 안에 있어야 할 옷이 사라지고 없다. 

고마츠 나나 / 달빛 그림자 / 요시모토 바나나 / 키친

우라라의 안내를 받아 강가에 모인 두 사람은 해가 뜨기 전 각자 유미코와 히토시와 만나게 된다. 둘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사츠키와 히이라기는 빵집에 들러 빵을 함께 맛있게 먹는다. 곁에 있던 우라라는 감쪽같이 존재를 감추고 없다. 빵을 먹고 돌아오는 길 사츠키는 히토시에게 마음을 전한다. 사츠키는 이렇게 계속 상실의 상태에 머물 수는 없다. 아무리 사랑했던 존재를 잃었어도 살아있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달빛 그림자>는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시적으로 그리며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한마디로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라는 것이다. 누군가를 잃어 본 아픔이 있는 사람이라면 '달빛 그림자 현상'을 그리고 '우라라'를 기다리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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