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감독: 이승원
출연: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개봉: 2021.1
러닝타임 115분
OTT: 티빙 / 웨이브 / 왓챠 /넷플릭스
영화 줄거리 결말 그리고 리뷰
교회에 누구보다도 성실히 다니는 둘째 미연(문소리)은 어떤 상황이 닥쳐도 품위를 잃지 않는다. 세 자매 중 제일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언제나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교회 성가대의 지휘자로서의 역할도 완벽하게 해낸다. 가식으로 포장할지언정 언제나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셋째 미옥(장윤주)은 미연과는 정반대다. 술고래인 미옥은 솔직해도 너무 솔직하다. 아직도 사춘기를 겪는 아이처럼 문제투성이다. 머리보다 행동이 앞서는 타입이다. 첫째인 희숙(김선영)은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어디에 있어도 눈에 띄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다. 이처럼 셋은 개성이 뚜렷하게 다르다.
미옥은 매일같이 술에 취해서 언니인 미연에게 전화해서 과거의 일이 생각나지 않는다며 질문을 한다. 자신은 쓰레기라며 신세한탄도 잊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미연은 우아하고 침착하게 미옥을 달랜다. 절대 언성을 높이거나 이성을 잃는 일이 없다. 첫째 희숙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그녀는 암에 걸렸다. 그녀는 지금 두렵다.
이런 미연에게도 이성을 잃을 뻔한 사건이 하나 발생한다. 바로 남편의 외도다. 남편은 같은 교회에 다니는 대학생과 바람이 난다. 미연은 외도 상대인 효정 앞에서 흥분하는 대신 깔끔하게 제압하고 둘의 관계를 정리한다. 미연의 남편은 자신이 바람을 피워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욕 한 번 안 하는 미연이 오히려 징글맞다. 남편은 미연을 두고 집을 나가 버리지만 미연은 이때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미연에게는 자신을 포장하는 일이 아주 중요하게 느껴진다. 차라리 자신에게 욕을 하라는 남편에게 미연은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는 말을 한다. 미연은 문제를 감춰서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첫째 희숙은 암에 걸렸다. 희숙은 버르장머리라고는 하나도 없는 딸과 살고 있다. 딸에게는 딸보다도 더 과격한 남자친구가 있다. 암에 걸려 죽을지도 모르는 희숙은 딸이 좀 더 좋은 남자를 만나기를 바란다. 그런 희숙이 딸의 남자친구를 찾아간다. 그는 록 밴드의 보컬인데 노래를 하다 흥분해서 마이크로 자신의 이마를 쳐서 피를 내는 인간이다. 희숙은 아들뻘 되는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며 딸과 헤어져 달라고 애원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희숙은 자해를 한다. 영화를 보면서 왜 쓸데없이 이렇게 자극적인 장면을 넣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그 의문은 결말에 가서 풀리게 된다.
미옥은 새엄마다. 미옥과 남편 사이에는 남편이 데리고 온 아들이 하나 있다. 미옥은 전혀 엄마 같은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매일 술에 찌들어 살고 성격은 불같고 온통 문제투성이지만 그래도 아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 별로 엄마로서의 자각이 없던 미옥이지만 막상 아이가 학교상담 시간에 자신이 아닌 친엄마를 부르고 휴대폰에 자신을 ‘돌+아이'라고 저장한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신도 엄마 노릇을 하고 싶어진다. 속상한 마음에 술에 잔뜩 취해 학교에 찾아간 미옥은 학교에서 행패를 부리고 집에 돌아와 그 사실을 남편에게 말한다. 남편은 아들의 휴대폰을 뺏어 미옥이 ‘돌+아이'라고 저장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아들의 뺨을 때린다. 아이를 때리는 걸 본 미옥이 흥분해서 남편에게 달려들어 거칠게 남편을 때린다. 그 이유도 결말에 가서 풀린다.
이렇게 알록달록한 세자매는 오랜만에 부모님의 집에 모이게 된다. 아버지의 생신 파티가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집에는 막내 진섭이 얹혀 지내고 있다. 상태가 안 좋은 진섭은 두고 세 자매는 연회장을 빌려 아버지의 생신 파티를 열게 된다. 아버지는 목사님도 초대해 점잖게 기도를 시작한다. 그때 진섭이 나타나 기도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소변을 갈긴다. 미옥의 남편이 진섭을 제재하지만 진섭은 발광하며 아버지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파티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진섭은 왜 이렇게 아버지에게 화가 났을까. 남매는 왜 이런 사람으로 자라게 된 걸까. 그 이유는 아버지에게 있다. 첫째 희숙은 아버지가 데리고 온 딸이다. 술을 마시는 날이면 아버지는 처음엔 어머니를 패다가 나중에는 희숙과 진섭을 심하게 팼다. 잔인한 학대가 이어지고 어린 미연이 미옥을 데리고 맨발로 도망치는 날도 있었다. 성인이 된 세자매의 성격은 아이들을 학대하는 아버지의 산물이다.
세자매와 진섭이 어린 시절에는 지금보다 아버지의 권위가 더 막강했을 시절이었고 술 마시고 아이들에게 손찌검을 하는 일은 죄라고 여겨지지 않았을 시절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아이들이 느꼈을 고통과 공포는 지금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아동 학대는 성인이 되어서도 정신적, 신체적인 문제를 낳는다. 문제 상황 앞에서 가식적으로 대처하는 방법밖에 모르는 미연과 폭력적인 사람 앞에서 비굴하게 굴며 자해를 하는 희숙과 알코올 문제가 있는 미옥과 정신을 놓아버린 진섭까지 모두 아버지의 학대 결과다.
미연은 결국 폭발하고 아버지에게 사과를 요구한다. 지금 당장 사과하라고 큰소리로 요구한다. 늘 가식적으로 우아한 척하던 미연이 목사 앞에서 제일 크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희숙의 딸인 보미도 그에 합세해 엄마가 암에 걸려 죽을지도 모르니 빨리 사과하라고 재촉한다. 희숙이 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또 한바탕 난리가 나고 희숙은 처음으로 큰소리를 내며 운다.
그때 무언가 쿵쿵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버지가 유리창에 머리를 박아 피가 철철 흐르고 있다. 가족들은 진섭과 아버지를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영화에서는 진섭을 병문안하는 세자매의 모습만 보여준다. 그들의 공동체에 아버지는 없는 것이다.
자신의 머리를 찧어 피를 낼지언정 “미안하다.”라는 말을 끝까지 못하는 세자매의 아버지를 보면서 나도 화가 많이 났다. 바닷가로 함께 간 세자매는 함께 셀카를 찍는다. 첫째 희숙의 부탁이다. 앞으로도 서로가 있어서 의지가 될 것이다.
영화는 중반부까지 세자매의 성격을 설명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아버지와의 갈등은 후반부에 짧게 나오는 정도다. 어른이 되어서도 세자매가 어떤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데 할애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 긴 오프닝을 하는 예능처럼 본론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런 부분을 커버해 주는 건 역시 세 배우의 훌륭한 연기였다. 누군가에게 이 영화는 아주 불편한 영화가 될 것 같다. 아픔이 있어도 의지할 상대가 있다는 건 삶을 살아가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세자매>를 통해 다시 한번 느꼈다.
사진출처_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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