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때 그걸 하지 않았더라면, 그때 그 말을 했더라면, 그때 그걸 전해줬더라면....마음속을 가득 채운 후회 때문에 매일 밤 이불에서 몸부림치는 일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럴 때 이런 카페가 있다면 어떨까. 성가신 규칙이 존재하지만 간단한 방법으로 과거로 여행을 잠시 떠나볼 수 있는 카페가 있다. 그 이름은 '푸니쿨리 푸니쿨라'. 가장 중요한 규칙은 반드시 내려준 커피를 다 마실 것! 커피가 식기 전에.
<커피가 식기 전에> 기본정보
감독: 츠카하라 아유코
출연: 아리무라 카스미, 이토 켄타로, 하루, 하야시 켄토, 후카미 모토, 마츠시게 유타카
러닝타임: 117분
OTT: 티빙 / 웨이브 / 왓챠
<커피가 식기 전에> 줄거리와 결말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선 아주 성가신 규칙들이 존재한다.
과거로 돌아가 무슨 짓을 해도 현재를 바꿀 수는 없다.
과거로 돌아가도 카페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카페에 오지 않았던 사람과도 만날 수 없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건 커피를 컵에 따르고 식기 전까지다. 그전에 커피를 다 마셔야만 돌아올 수 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자리는 단 한자리뿐 그 자리에는 항상 먼저 와 있는 손님이 있다.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건 그 손님이 자리를 떴을 때뿐이다.
만일, 커피가 다 식었는데도 마시지 못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실은 매일 먼저 와 있는 손님은 유령이다. 커피를 마시지 못한 사람은 현재로 돌아오지 못하고 유령이 되어서 그 자리를 이어받아 지키게 된다. 이런 성가셔도 너무 성가시고 어쩌면 목숨까지 내던 저야 하는 이 규칙들을 알면서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우리에게는 인생을 다 걸어도 꼭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을 때가 있기 마련이니까.
후미코는 이 규칙을 다 듣고서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소꿉친구였던 고로가 미국으로 떠났다. 그녀는 고로를 좋아하고 있지만 말 한마디 못해보고 고로를 떠나보냈다. 과거로 돌아가도 현재를 바꿀 수 없다. 후미코가 과거로 돌아가 고백을 한다고 해도 고로는 미국으로 예정대로 떠날 것이다. 후미코는 당장 과거로 돌아가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다 쏟아내고 싶다. 그렇지만 자리에는 한 여자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후미코가 다가가 그녀에게 손을 올리자 후미코는 갑자기 숨을 쉴 수 없다. 어찌 된 일인지 물어보니 그 여자는 유령이란다.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때는 그녀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를 뜬 사이뿐이다. 유령인데 화장실?
후미코는 무작정 기다리기 시작하고 드디어 유령 여인이 화장실에 가고 자리가 비었다. 그 사이 잠에 들었던 후미코를 카페의 점원 카즈(아리무라 카스미)가 깨운다. 얼른 자리를 차지한 후미코에게 카즈는 커피를 내려주고 다시 한번 규칙을 일러준다. 커피가 내려지고 후미코가 과거로 간다. 풍덩! <커피가 식기 전에>에서는 과거로 여행하는 장면을 물에 빠지는 장면으로 묘사한다. 물에 빠지면 물 아래 카페가 있고 벽에 걸린 수많은 액자 속에 과거의 영상이 돌아간다.
과거의 그날로 돌아간 후미코는 고로를 잡아보려고 하지만 마음만 급할 뿐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는다. 커피는 생각보다 미지근하다. 그 의미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긴장감으로 횡설수설만 하다 마지막 순간에 고로가 여자친구와 막 헤어진 상태라는 걸 알게 되고 그때 커피가 식기 전에 얼른 원샷하고 현재로 돌아온다. 현재로 돌아와도 고로는 이미 미국으로 떠났다. 현재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기에 미래는 후미코가 바꿔 나갈 수 있다. 현재 여자친구가 없다는 걸 알게 된 후미코는 고로를 만나러 미국으로 갈 결심을 하고 메시지를 보낸다. 후미코와 고로는 그렇게 연인이 된다.
푸니쿨리 푸니쿨라에는 단골손님이 한 명 더 있다. 코타케라는 중년의 여성으로 늘 같은 자리를 지킨다. 시간이 되면 그녀의 남편 후사기가 데리러 온다. 하지만 코타케는 그가 남편인 줄 모른다. 코타케는 치매를 앓고 있다. 카즈는 어느 날 코타케가 남편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편지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편지의 내용은 무엇일까? 남편은 과거로 돌아가 그 편지를 받고 싶다. 유령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를 뜨고 후사기에게 카즈가 커피를 내려준다. 후사기와 코타케는 세상에 둘도 없이 다정한 부부였다. 늘 푸니쿨리 푸니쿨라에 와서 커피를 마시곤 했다. 코타케는 오컬트는 믿지 않는다며 과거로의 여행을 그저 호객 행위의 하나로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 앞에 앉은 남편의 모습이 조금 심상치 않자 그녀는 단번에 그가 미래에서 왔다는 것을 알아본다.
코타케는 치매를 앓고 있다. 과거의 그녀는 아직 치매 초기 단계지만 남편에게 고백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두렵다. 후사기에게 자꾸 3년 후 자신의 모습을 묻는 아내에게 남편은 웃는 얼굴로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말해준다. 편지에 대해서 말을 꺼내는 후사기에게 코타케는 봉투를 하나 건네주고 그때 커피가 식어가고 커피가 식기 전에 단숨에 마시고서 현재로 돌아온다. 현재로 돌아온 그의 손에 봉투가 하나 들려 있다. 후사기의 직업은 간호사다. 부인은 간호사인 남편이 자신의 병이 깊어져도 잘 지켜줄 것을 믿는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생활은 하고 싶지 않다. 언제까지나 그와는 부부로 있고 싶다. 후사기는 언젠가부터 간병에 지쳐 그녀를 그저 환자로 대해 왔었다. 편지를 받은 그는 아내와 다시 한번 부부로 돌아간다.
카페 근처에서 스낵바를 운영하고 있는 히라이에게는 여동생이 하나 있다. 언니가 푸니쿨리 푸니쿨라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을 아는 동생은 늘 카페로 언니를 만나러 온다. 올 때마다 편지를 전해주지만 히라이는 편지를 보지도 않고 카즈에게 맡겨둔다. 심지어는 만나지 않으려고 숨기까지 한다. 히라이는 부모와 싸우고 가출했다. 히라이의 집은 '히라이 여관'을 운영하는데 히라이는 여관을 이어받을 생각이 없다. 자신의 뜻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다. 여관을 이으라며 자꾸만 찾아오는 동생이 귀찮다.
그런 여동생 히라이 쿠미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떠났다. 제대로 슬퍼하는 법도 모르고 그저 씩씩하기만 한 히라이는 쿠미를 만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갈 결심을 하게 된다. 카즈는 죽은 사람을 만난 사람은 돌아오기 힘들다며 그녀의 컵에 알람이 울리는 온도계를 꽂아준다. 카페를 지키는 유령 여인도 죽은 남편을 보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카즈는 히라이가 걱정된다. 카즈가 커피를 내려주고 히라이는 과거로 여행을 떠난다. 과거의 시간에서 카페로 언니를 찾아온 쿠미를 이번엔 숨지 않고 맞이한다. 히라이는 쿠미에게 자신이 여관을 이어 나가겠다며 이제는 네가 자유롭게 살라고 말해준다. 동생은 기뻐하며 함께 여관을 운영하자고 말한다. 쿠미는 떠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언니와 함께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동안 히라이가 읽지 않았던 편지에는 그런 쿠미의 마음이 적혀 있었다.
커피는 자꾸만 식어가고 쿠미는 화장실에 가겠다며 일어선다. 히라이는 현재를 바꿀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쿠미에게 그녀가 사고 당하게 되는 날 아무 데도 나가지 말라고 일러준다. 별일 아니라는 듯 흘려듣고 화장실에 간 쿠미의 얼굴을 다시 한번만 보고 싶지만 커피가 식기 전에 마셔야만 돌아갈 수 있다. 알람이 계속 울린다. 히라이는 카즈에게 동생에게 전해 달라며 부탁한다. 미안하다고 너는 나의 귀여운 동생이라고. 현재로 돌아온 그녀는 여관을 운영하기 위해 고향으로 떠난다.
카페에 자주 오던 신타니와 어느새 연인 사이가 된 카즈에게 아이가 생겼다. 기뻐하는 신타니와는 달리 카즈는 마음이 복잡하다. 실은 유령 여인은 그녀의 엄마다. 카즈는 왜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돌아오지 않을 것을 선택했는지, 자신을 사랑하기는 했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카즈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과거로 가기 위해선 커피를 내려야 하는데 커피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대대로 토키타 집안의 여자들뿐이다. 카즈의 할머니도 그랬고 엄마도 그랬다. 지금은 카즈 뿐이다. 카즈가 직접 내리는 방법도 써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그때 신타니가 묘안을 생각해낸다. 만일 카즈와 신타니의 아이가 여자아이라면 점장인 카즈의 삼촌이 나중에 결혼해서 여자아이를 낳는다면 그녀는 카즈를 과거로 보내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후 카페에는 미키라는 여자아이가 찾아온다. 미키는 카즈를 자리에 앉히고 커피를 내려준다. 규칙에 대해선 카즈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과거로 돌아간 카즈는 그녀의 엄마와 만난다. 죽은 아빠를 만나러 가서 돌아오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엄마는 카즈를 만나러 왔었다. 엄마에게는 병이 있었다.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엄마는 자신이 없는 미래에서 카즈가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되었던 것이다. 그렇다. 시간 여행은 미래로도 가능하다. 유일하게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간 사람이 카즈의 엄마다. 죽은 엄마가 다시 돌아온 걸 보고 카즈는 엄마를 가지 못하게 붙잡는다. 카즈의 엄마는 유령이 되어서라도 카즈 옆에 있어주기 위해 스스로 카페의 유령이 되는 길을 선택했던 것이다.
수 개월이 지난 후, 카즈는 무사히 아이를 낳는다. 아이의 이름은 미라이(미래)라고 쓰고 미키라고 읽는다.
영화 <커피가 식기 전에>는 가와구치 도시카즈의 소설 <푸니쿨리 푸니쿨라: 커피가 식기 전에>를 각색한 작품이다.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보고 나면 힐링이 되는 영화다. 잔잔한 일본 영화, 힐링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아리무라 카스미의 팬이라면 더더욱! 그녀의 매력이 잘 드러난 영화다. 영화라기보다는 조금 긴 단막극을 보는 느낌이 더 강한 작품이었다.
아리무라 카스미의 힐링영화
일본 영화 <치히로상> , 아리무라 카스미의 만화 원작 힐링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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