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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드라이브 마이 카> 해석 ,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결말, 줄거리, 정보

by 영화로운_ 2023.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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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는 남편인 가후쿠 유스케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곤 한다. 이야기는 좋아하는 소년의 빈 집에 몰래 들어가는 소녀의 이야기다. 그녀가 쓰고 있는 건 tv 드라마의 대본으로 남편인 가후쿠 유스케는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그 내용을 외웠다가 다음날 그녀에게 다시 이야기해준다. 유스케에게는 습관이 하나 있다. 그건 아내 오토가 녹음해 준 연극의 대사를 차를 운전하며 질릴 정도로 듣고 또 들어 몸에 익히는 것이다. 연극배우인 유스케의 공연을 보러 온 오토는 남편에게 다카츠키라는 자신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를 소개해 준다. 

드라이브 마이 카 / 왓챠 / 하마구치 류스케 / 무라카미 하루키

 

<드라이브 마이 카> 기본정보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출연: 니시지마 히데토시, 미우라 토코
개봉: 2021.12
러닝타임: 179분
OTT: 왓챠

<드라이브 마이 카> 줄거리 후기 그리고 결말

 

연극을 위해 집을 나서는 유스케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날씨로 인해 비행기가 캔슬되었다는 메시지를 하나 받는다. 집으로 돌아간 유스케는 아내인 오토가 다른 남자와 자신의 집에서 바람을 피우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그대로 집에서 다시 나온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유스케는 공항 근처의 호텔에서 아내에게 영상 통화로 잘 도착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 / 왓챠 / 하마구치 류스케 / 무라카미 하루키

일주일 후, 집으로 향하던 유스케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많이 다친 곳은 없지만 만약을 위해 정밀 검사를 받게 된 유스케는 우연히 자신의 왼쪽 눈에 녹내장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오토는 부부관계를 할 때면 몽롱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쏟아내곤 한다. 좋아하는 남학생, 야마가의 집에 몰래 들어 간 소녀의 이야기를 이어서 들려준다. 다음날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오토가 유스케에게 평소처럼 이야기의 내용을 물어보지만 유스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얼버무린다. 유스케가 집을 나서려는데 오토가 유스케에게 말을 건다. 오늘 저녁에 할 말이 있다는 오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온 유스케는 어두운 거실에 쓰러져 있는 아내를 발견한다. 지주막하출혈. 아내는 그대로 의식을 찾지 못하고 죽었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여기까지의 내용이 40분의 분량을 차지한다. 40분이 지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다른 작품 <아사코>도 20분이 지나서야 오프닝이 끝나고 영화가 시작된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도 <아사코>에서도 이렇듯 전반의 이야기가 길고 후반과 이야기가 나뉘는 이유는 두 이야기 모두 오프닝에 나온 과거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되면서 주인공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되고 과거의 이야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그리기 때문이다. 프롤로그가 좀 길더라도 이유가 다 있으니 참아 보자.

2년 후, 가후쿠 유스케는 지금도 아내의 목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를 듣는다. 그는 연극 <바냐 아저씨>를 연출하기 위해 히로시마로 향한다. 히로시마의 극단에서는 아티스트가 직접 운전하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이유는 예전에 인명 사고를 낸 아티스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차를 남이 운전하는 게 내키지 않지만 시험 운전이라도 해보라는 극단 측의 권유를 마다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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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운전사는 와타리 미사키라는 여성이다. 자신은 운전사가 필요 없다고 딱 잘라 말하는 가후쿠에게 미사키는 테스트를 해 보고 조금이라도 위험하다고 느끼면 그때 바꿔도 된다고 설득한다. 결국 운전대를 미사키에게 맡긴 가후쿠는 차에 타자마자 테이프를 틀어 달라고 한다. 미사키의 운전 실력은 출중했고 가후쿠는 그녀를 채용하기로 한다.

 

가후쿠는 연극에 출연할 배우를 뽑기 위해 오디션을 본다. 연극은 신기하게도 각기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출연한다. 그런데 오디션을 보러 온 사람 중에 오토와 바람이 났던 다카츠키가 있다. 다카츠키는 유스케에게 술자리를 권하고 뻔뻔하게 오토의 이야기를 한다. 가후쿠는 점점 미사키가 마음에 든다. 매일 반복해서  듣는 테이프가 질리지 않냐는 말에도 미사키는 전혀 질리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미사키의 운전은 훌륭하다. 거의 중력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가후쿠가 어디에서 운전을 배웠냐고 묻는다.

 

미사키에게는 술장사를 하는 엄마가 있었다. 늘 술에 취해 있는 엄마 덕분에 미사키가 운전대를 처음 잡은 건 중학생 때다. 미사키가 살던 홋카이도의 가미주니타키무라는 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동네다. 미사키가 운전을 하다 술에 취해 잠이 든 엄마를 깨우기라도 하면 엄마는 미사키를 심하게 패곤 했다. 엄마를 깨우지 않기 위해, 살기 위해 미사키는 운전을 익혔다고 말한다.

 

어디론가 가보고 싶은 가후쿠는 미사키에게 부탁을 하고 미사키는 가후쿠를 히로시마의 에코리움으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미사키는 재활용 처리되는 쓰레기들을 보며 눈 같다고 말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이 장면은 꽤 상징적이다. 특히 영화를 후반까지 보면 미사키의 이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감독은 왜 가후쿠와 미사키를 에코리움으로 데리고 갔을까. 왜 미사키는 더러운 쓰레기를 보며 눈 같다고 말했을까. 두 사람은 모두 각자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극복해야 하는 상처를 깨끗한 눈처럼 바라볼 수도 있게 되는 과정을 <드라이브 마이 카>는 보여주고 있다.

미사키의 엄마는 산사태로 무너진 집에 깔려 죽었다. 다행히 살아남은 미사키는 멀쩡했던 차를 몰고 무작정 달렸다. 마침 차가 고장 난 곳이 히로시마였다. 미사키는 이곳에서 운전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미사키가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가후쿠도 미사키에게 아내의 이야기를 해준다. 서로가 서로의 상처 난 부분을 조금씩 내보이기 시작한다.

 

어느 날 연극 연습이 끝나고 잠시 얘기할 수 있겠냐며 가후쿠의 차에 오른 타카츠키에게 가후쿠는 오토의 이야기를 한다. 가후쿠와 오토 사이에는 4살 때 폐렴으로 죽은 딸이 있다. 살아 있다면 23살, 딱 미사키와 같은 나이다. 아이를 잃고 오토는 갑자기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발단은 항상 관계를 가질 때였다. 둘이 사랑을 나눌 때 오토는 가후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그것이 오토가 이야기를 쓰는 방식이었다. 오토에게는 타카츠키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가후쿠와 사이가 좋으면서도 서로 사랑하면서도 끊임없이 외도를 반복했다. 가후쿠는 그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했다. 다 알고 있으면서도 오토를 사랑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 / 왓챠 / 하마구치 류스케 / 무라카미 하루키

놀랍게도 오토가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가후쿠만이 아니었다. 다카츠키는 가후쿠가 모르는 이야기의 뒷부분을 알고 있었다. 야마가에 들어간 소녀는 또 다른 침입자와 마주치고 그가 그녀를 덮치려고 하자 연필로 왼쪽 눈을 찌르고 얼굴과 여기저기를 찔러 결국 죽였다는 이야기다. 왼쪽 눈이 녹내장으로 실명되어 가고 있는 가후쿠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얼굴을 불안하게 쓰다듬는다. 시체를 그대로 두고 나온 소녀는 야마가에게 모든 걸 고백하려고 하지만 야마가는 다음 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등교를 한다. 소녀는 참지 못하고 소년의 집에 새로 생긴 cctv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내가 죽였어."를 반복해서 말한다. 이 이야기에서 소녀는 아마 오토일 것이다. 비밀이 있고 죄를 저지르고 고백하려고 하지만 상대는 모른 척 해버린다. 모른 척해버리는 사람은 가후쿠일 것이다. '내가 죽였어'라고 소녀에게 말하게 함으로써 자신도 남편에게 고백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는지도 모른다.

 

다카츠키가 차에서 내리고 미사키는 다카츠키의 말이 사실인 것 같다고 가후쿠에게 말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계속 뒷자리를 고집하던 가후쿠의 자리가 처음으로 미사키의 옆자리인 보조석으로 바뀐다. 둘은 옆으로 나란히 앉아 함께 담배를 피운다. 연극 연습은 계속되고 있지만 커다란 위기가 닥친다. 바로 다카츠키가 때린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경찰이 와서 다카츠키를 잡아가고 가후쿠는 극단의 사람들과 함께 경찰서로 찾아간다.

 

극단 관계자는 가후쿠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준다. 하나는 연극의 중지, 하나는 가후쿠가 다카츠키 대신 바냐 역을 맡는 것이다. 이틀의 생각할 시간을 얻은 가후쿠는 미사키와 그녀의 고향으로 떠난다. 가후쿠는 연기를 다시 하는 것이 두렵다. 연극을 하면 속일 수 없는 진짜 자신이 나오고 마는 게 두렵다. 

 

오토가 죽던 날 가후쿠는 실은 별로 할 일도 없으면서 집 주위를 배회했다. 오토가 어떤 말을 할지 예상한 가후쿠가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 늦게서야 집에 들어갔고 그녀는 이미 쓰러져 있었다. 자신이 좀 더 일찍 들어갔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가후쿠는 오토를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 / 왓챠 / 하마구치 류스케 / 무라카미 하루키

미사키의 집은 폭우에 난 산사태로 반파되었다. 그 안에서 혼자 빠져나온 미사키는 안에 엄마가 있는 걸 알면서도 구조요청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사이 토사가 더 밀려와 집을 완전히 덮어 버렸다. 미사키는 자신이 엄마를 죽였다고 생각한다. 가후쿠는 말한다. "나는 아내를 죽였고, 너는 어머니를 죽였다." 

 

밤낮으로 달려 고향에 도착했지만 집은 형체도 보이질 않는다. 흔적을 찾아 산을 오르니 지붕이 겨우 보인다. 미사키는 오는 길에 사 온 꽃을 집 쪽으로 던진다. 담배에 불을 붙여 마치 향을 피우듯 땅에 꽂아둔다. 실은 엄마에게는 다른 인격이 하나 있었다고 말하는 미사키. 사치라는 다른 인격은 미사키를 심하게 때리고 나면 나오곤 했다. 미사키는 그게 엄마의 정신병인지 연극인지 지금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치는 그녀에게 유일한 친구였다. 미사키는 가후쿠에게 묻는다. 오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가후쿠는 고백한다. 자신은 실은 제대로 상처받았어야 했다고 오토에게 화를 냈어야 했다고 모른척했기 때문에 오토를 잃었다고 말한다. 오토와 만나면 화내고 싶다. 그리고 귀 기울여 듣지 않은 걸 사과하고 싶다. 미사키는 가후쿠를 안아준다. 서로의 상처를 안아주는 두 사람. 가후쿠는 말한다. 살아남은 사람은 어떻게든 죽은 자를 기억한다고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고. 

 

가후쿠는 다시 무대에 선다. 영화의 마지막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나온다. 극 중 수어를 하는 연기자가 바냐 역을 맡은 가후쿠에게 말한다. 괴로워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다 우린 얌전하게 죽는 거다. 그리고 신께 가서 우리가 이렇게 힘들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럼, 신께서 우리를 어여쁘게 봐주실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 속의 세 개의 단편을 섞어서 만든 이야기라고 한다. 이 영화 안에는 세 개의 무대와 세 개의 이야기가 있다. 차 안_ 미사키의 이야기, 연극_다카츠키의 이야기, 집_ 오토의 이야기가 나온다. 재밌는 부분은 연극 연습을 하는 부분인데 실제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영화를 촬영할 때 배우들과 사용하는 방법을 그대로 차용했다고 한다. 참고로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나오는 연극은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이다.

 

사진 출처_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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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출연:히가시데 마사히로, 카리타 에리카 개봉: 2019.3 러닝타임:120분 OTT: 왓챠 / 웨이브 영화 줄거리 / 후기 한 사람의 꿈을 몇 달간 꾼 적이 있다. 오래전, 온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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