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전도연 액션 연기, 줄거리, 결말, 솔직 후기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전도연의 최근작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이 공개되었다. 공개되자마자 화제를 모으며 송혜교의 <더 글로리>와 함께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전도연은 그 이름만으로도 믿고 보는 배우다. 최강 암살자 길복순으로 변신한 전도연의 모습을 들여다보자.

<길복순> 기본정보

감독: 변성현
출연: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이솜, 구교환, 황정민 (특별출연)
공개일: 2023. 3
러닝타임: 137분
OTT: 넷플릭스

 

<길복순> 영화 줄거리, 결말 그리고 후기

야쿠자 오다 신이치로(황정민)를 이마트에서 산 3만 원짜리 도끼로 상대하는 여자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길복순(전도연), 최고의 암살자다. 아무리 정정당당한 싸움이 좋아도 지금 급한 건 10대인 딸의 저녁 상을 차려주는 일이다. 마트가 끝날 시간이 다 되었다. 깔끔하게 총으로 마무리하고 길복순은 마트로 향한다.
 
<길복순>에서 길복순의 자아는 두 개로 나뉜다.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학대받으며 자라 늘 폭력에 익숙한 냉혹한 암살자와 평범한 10대 소녀의 엄마로서의 길복순, 두 개의 자아는 영화 내내 길복순의 안에서 싸워 나간다. 한편에서는 '작품'이라 불리는 살인을 하고 한편에서는 딸을 위해 교회 엄마들 모임에 나가 입시 정보를 듣는 게 길복순의 일상이다.

길복순은 그냥 암살자가 아니다. 엄연한 회사원이다. 그녀가 다니는 회사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이벤트 회사인 MK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암살 업계에서 최고의 이름을 날리는 거대 암살 조직이다. 길복순은 회사에서 A급 중에서도 최상위급 직원으로 그녀가 나타났다 하면 후배들이 그녀의 실력을 보기 위해 줄을 선다.

칼을 들고 덤비는 인턴을 붉은 매직펜 하나로 상대해 목에 붉은 줄을 그어 버리는 길복순의 실력은 깔끔 그 자체다. 길복순은 실패하는 법이 없다. 그러던 중 길복순은 '작품'을 하나 맡게 된다. 그녀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인턴인 영지와 함께 일을 나간다. 임무는 자살로 위장하기. 유서도 미리 준비해 두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들을 죽여 달라고 한 사람은 매정하게도 아이의 아버지다. 정치인인 그가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지자 아들의 목숨을 이용하려고 했던 것이다.

아이를 둔 엄마로서의 모성애가 발동한 길복순은 차마 아이를 죽이지 못하고 차 대표(설경구)에게 작품을 실패했다고 말하지만 차 대표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길복순은 실패할 리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차 대표는 길복순에게 재계약을 요구하지만 복순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차 이사(이솜)은 길복순을 없앨 기회로 삼는다.
 
차 이사는 약점이 있는 희성(구교환)을 A급으로 승진 시키고 그를 이용해 길복순을 암살하려 하지만 복순은 희성을 포함해 자신을 죽이고 이득을 취하려는 무리를 싹 정리한다. <길복순>을 보고 있으면 나이란 정말 숫자에 불과하구나란 생각이 저절로 든다. 화려한 편집도 한몫했겠지만 전도연의 액션 연기가 수려하다. 얼마 전, 아카데미 역사상 첫 아시아인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양자경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소림 무술에 가깝다면 전도연의 <길복순> 액션은 진짜 패싸움에 가깝다.

차 이사의 도발로 화가 잔뜩 난 길복순은 차 이사를 찾아가 만년필로 차 이사를 깔끔하게 제거한다. 그리고 그 만년필을 차 대표에게 보낸다. 이 세계에서 피 묻은 칼을 보낸다는 건 1:1로 상대하자는 뜻이다. 차 대표와 마주 앉은 길복순은 많은 경우의 수를 세어 보지만 어떤 수를 써도 자신이 죽는 걸로 마무리된다. 이 장면에서 영화의 <길복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액션 장면이 나온다. 길복순은 그냥 A급이 아닌 것이다. 복순은 차 대표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 차대 표의 약점은 길복순 자신이다. 차 대표는 길복순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하고 있었다.

여기서 갑자기 장르가 로맨스가 되는데 길복순을 사랑하는 차 대표가 차마 길복순을 공격하지 못하고 길복순이 차 대표의 가슴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승부가 갈린다. 차 대표는 죽어가면서 말한다. 내가 너 없이 사는 것과 네 딸이 네가 이러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 어느 쪽이 지옥일까?. 그때 떨리는 눈동자로 방 안에 널린 감시 카메라를 바라보는 길복순은 급히 집으로 달려가지만 딸은 자고 있다. 딸은 그저 수고했다는 말만 남긴다. 딸은 길복순의 모습을 본 것일까. 아닐까. 영화에서는 정확하게 대답해 주지는 않는다. 

<길복순>은 암살자와 엄마라는 자아 사이에서 갈등하는 길복순을 주인공으로 한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둘 다 있으면서 둘 다 없다. 애매하다는 뜻이다. 초반 황정민과의 격투 장면에서 상당히 볼만한 액션이 나오고 대사도 맛깔나서 기대감을 주지만 길복순이 갈등할수록 보는 나도 지금 뭐가 뭔지 같이 갈등하게 된다. 그러다 마지막에 갑자기 청춘 로맨스처럼 '이게 다 사랑이었어'로 끝나니 모든 걸 넣으려다 모든 게 조금씩 부족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길복순>은 스토리보다는 전도연의 화려한 액션 연기를 즐기기 위해 보면 좋을 영화다. 전도연의 전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 연기를 정말 훌륭하게 했다. <길복순>에서는 최고의 암살자로 변해 역시 전도연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구교환, 설경구, 이솜 등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전도연이 연기한 길복순에 비해서 힘이 약한 느낌이었다. 
 
<양자경의 액션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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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_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