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을 깎던 춘배가 갑자기 옆으로 고꾸라지고 그대로 숨진다. 안동 거산 이 씨의 종손인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들은 형제는 오랜만에 집을 찾게 되는데 아버지의 장례보다 각자 다른 꿍꿍이를 품고 온다.
<부라더> 기본정보
감독: 장유정
출연: 마동석, 이동휘, 이하늬
개봉: 2017
러닝타임: 102분
ott: 티빙 / 웨이브 / 왓챠 / 넷플릭스
<부라더> 줄거리, 결말
역사 강사로 일하는 형, 석봉은 집도 없이 학원의 캐비닛에 의존해서 살지만 전 재산에 대출까지 받아 유물 탐지기까지 구매한다. 자칭 인디아나 존스인 그는 미얀마에 있는 보물을 찾아 전 세계 박물관에 전시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지만 곧 미얀마에 내전이 발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만다. 석봉은 곧 돈에 쪼들리게 되고 귀한 유물을 찾으러 안동에 가기로 한다.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회사에 다니는 동생, 주봉은 서울 안동 간 고속도로 공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지만 문중의 어른들이 절대 산을 팔지 않을 것을 알기에 도로를 우회하는 계획서를 발표하게 되고 회사에서 잘릴 위기에 놓이게 된다. 대표는 그에게 마지막 조건으로 안동 본가에 내려가 동의서를 받아올 것을 요구한다.
이렇게 아버지의 장례보다 다른 생각이 가득한 두 형제가 각자 안동으로 내려온다. 석봉이 타고 오던 버스가 앞에 정차해 있던 차에 의해 멈춰 서는데 그 차의 주인은 주봉의 차다. 함께 타이어를 고치고 주봉의 차로 집으로 향하던 길 언제나처럼 말다툼을 하던 형제는 급기야 머리채를 뜯으며 싸우기 시작하고 운전을 하며 엎치락뒤치락하던 둘은 앞에 서 있던 누군가를 차로치고 만다.
형제는 바로 차에서 내려 주변을 돌아보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당황하여 옥신각신하던 사이 주봉이 넘어지고 그의 손에 여자의 다리가 만져진다. 여자는 풀숲에 누워 의식이 없다. 형제는 힘들게 여자를 차에 태우고 차를 다시 출발하는데 여자의 의식이 조금씩 돌아온다. 자신을 서울여자인 오로라라고 밝힌 그녀는 잘 기억이 안 난다며 대충 동네를 돌다 내려 달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 여자를 내려주고 석봉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로라에게 명함을 주며 몸에 이상이 있으며 연락하라고 하고 종가로 향한다.
형제는 엄마의 장례식 이후로 처음 종가를 찾는 것이다. 아픈 엄마를 병원에 한 번 데리고 가지 않고 평생 종부로 일만 시켰던 아버지가 원망스러웠기 때문이다. 아버지 또한 그날로 아들들과 연을 끊었다. 초상 첫날, 집 안 사람 누구도 형제를 환영하지 않는다. 형제도 집안사람들에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돈이 궁한 석봉은 집에 값나가는 물건이 없는지 찾아다니기 바쁘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제대로 된 물건이 없고 집 안 어르신에게 들켜 혼쭐까지 난다. 게다가 주봉은 찾는 게 뭐든 찾으면 정확히 반으로 나누자고까지 한다.
주봉은 그동안 석봉이 사고를 칠 때마다 해결해 주느라고 피해를 본 건 자신이었다며 석봉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망가졌다고 말한다. 주봉의 말에도 석봉은 인정을 안 하고 형제는 또 말다툼을 하고 있는데 그때 오로라에게서 석봉에게 전화가 온다. 오로라는 석봉에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책임지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때 갑자기 불이 꺼지고 문이 열린다. 마당에는 한 스님이 집안에 제사가 소홀하다며 귀신 냄새가 나니 며칠 동안 머무르겠다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석봉은 집안을 돌아보다 담벼락에 앉아 있는 오로라를 발견한다. 오로라는 곧 눈이 올 거라는 예언 같은 말을 하더니 갑자기 달밤에 그네를 타러 가자고 한다. 오로라는 석봉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고 석봉은 "통일"이라고 말한다. 북한 땅에 묻혀 있다는 보물을 찾기 위해서다. 오로라는 석봉의 마음을 읽는 듯이 그가 찾는 황금불상이 거산 이 씨 안동 집에 있다고 말해준다. 문화재청에서 일하는 오로라의 말에 솔깃한 석봉은 당장 집안을 뒤지기 시작한다.
초상 둘째 날, 석봉은 거부하던 삼베로 된 상복을 갖추고 나온다. 본격적으로 상주 노릇을 하려는 것이다. 그때 주봉의 회사에서 윤실장이 찾아온다. 윤실장을 본 집안의 어른들을 어려운 질문들을 쏟아내고 윤실장은 형제의 사촌인 미봉의 아내의 도움을 받아 어른들 마음에 들게 대답하는 데 성공한다. 실은 윤실장과 주봉은 몰래 사귀는 사이였는데 안동에 직접 와본 윤실장은 주봉을 차고 서울로 돌아가버린다.
주봉이 화가 나서 팥이 담겨있던 소쿠리를 발로 찼는데 어딘가에서 비명이 들려온다. 가만히 보니 담벼락 밑에 오로라가 앉아있다. 오로라는 또 주봉을 데리고 그네를 타러 간다. 그네를 타고 돌아오는 길 오로라는 동의서를 받는데 고심하고 있는 주봉에게 어른들에게 동의서를 받을 수 있는 힌트를 알려준다. 주봉은 그때부터 족보를 뒤져서 집 안 어른들의 이름과 직함을 모조리 외우고 자신도 상복을 갖춰 입고 등장한다.
적극적으로 집안 어른들을 만나서 동의서를 받기 시작하는 주봉을 보며 석봉은 위기의식을 느낀다. 고속도로가 깔리게 되면 어딘가에 묻혀 있을 황금불상을 찾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석봉은 동료들을 불러 장비를 가져오게 하고 집안 곳곳을 뒤지다가 마루 밑에서 낡은 향로 하나와 집 뒤에서 요강 하나를 발견한다. 하지만 요강에서 나온 건 석봉과 주봉이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물건들이고 향로에서 나온 건 석봉이 엄마에게 사준 휴대폰이다.
석봉이 동료들과 금불상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우연히 주봉이 그 이야기를 엿듣게 된다. 주봉은 석봉에게 가서 따지며 돈보다 형의 태도가 싫다고 말한다. 주봉은 어릴 때부터 종손을 이를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형과 차별대우를 받았던 게 서러웠다. 정작 종손이 되고 싶어 했던 사람은 석봉이 아니라 주봉이었다. 둘이 또 다투고 있을 때 어디서 왔는지 또 오로라가 나타나 둘의 싸움을 말린다. 형제는 도대체 정체가 뭐냐고 묻자 엉뚱하게도 그녀는 춘배 씨, 그러니까 형제의 아버지와 동거하던 사이라고 말한다.
오로라가 형제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내딛다 그만 발 밑의 호박에 걸려 넘어지고 마당으로 날아와 쓰러진다. 석봉이 놀라 그녀의 맥을 짚어보니 놀랍게도 맥이 잡히질 않는다. 그녀가 죽었다고 생각한 형제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데 그때 미봉의 아내가 도둑을 잡았다며 급하게 형제를 데리러 온다. 형제는 급한 대로 돗자리로 오로라를 덮어놓고 가보자 스님이 도둑으로 잡혀 와 있다. 도둑의 공범을 잡겠다고 경찰들이 집안을 뒤지고 형제들이 덮어둔 돗자리를 발견한다. 경찰과 가족이 돗자리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장작 더미만 덩그러니 남아있고 오로라는 없다.
스님은 알고 보니 종손이 싫다고 가출했었던 형배였다. 춘배는 실은 양자로 들어온 사람으로 거산 이 씨의 진짜 집안사람이 아니었다. 오해가 풀리고 스님과 가족이 집으로 돌아오는데 오로라가 다시 나타난다. 쓰러지려는 오로라를 형제가 옆에서 부축하는데 가족들이 이상한 눈으로 형제를 바라본다. 가족들의 눈에는 형제와 함께 있는 오로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오로라는 천천히 그들이 곁으로 다가가더니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고 말한다. 주봉은 오로라에게서 그림자가 없다는 걸 발견한다.
오로라가 귀신인 걸 안 석봉은 더는 집에 있을 수 없다며 집의 모든 물건을 싹 다 트럭에 싣고 달아난다. 주봉은 문중의 산을 파는 조건으로 석봉을 잡으러 간다. 석봉이 차를 몰로 달아나는데 자꾸만 그 앞에 오로라의 모습이 나타나고 겁에 질린 그는 가드레일을 받도 멈춰 선다. 바로 뒤에서 주봉이 그의 차를 따라오고 석봉은 곧 기절한다.
초상 마지막 날, 다시 돌아온 석봉은 아버지가 양자라는 걸 알게 되자 종부로 고생만 하다 간 엄마가 불쌍하다. 집 안 어른들 앞에서 고생만 하다 죽은 엄마 어떡할 거냐고 따지다 육개장만 뒤집어쓰고 만다. 석봉은 화가 나 아버지에게 따지고 싶지만 이미 아버지가 세상에 없다. 주봉은 엄마 장례 때 자신들이 참석하지 않아서 화가 난 것 같다고 말한다.
석봉은 자신이 훔쳐갔던 목판을 다시 정리하다가 아버지가 새긴 목판을 발견한다. 거기에는 엄마의 죽음에 관한 비밀이 적혀 있었다. 엄마는 죽기 전 치매를 앓았다. 하지만 아버지와 자식들의 명예를 위해 병원에도 가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죽었다. 아버지는 그런 엄마를 살뜰하게 보살폈다. 아버지가 어머니의 장례 때 아들들을 내친 이유는 자신처럼 얽매여 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들의 뜻에 따라 살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주봉은 엄마의 휴대폰을 다시 충전에 그 안에서 엄마의 젊을 적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발견한다. 바로 오로라다.
형제는 동의서를 찾기 위해 다시 돌아오겠다는 메시지를 남긴 채 서울로 간다. 서로 동의서를 뺏기 위해 한바탕 난동이 일어나고 형제는 겨우 입관 직전에 돌아오게 되지만 동의서는 받아오지 못했다. 오로라가 엄마임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눈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장례가 끝나고 석봉은 꿈을 좇아 다시 서울로 돌아가기로 하고 주봉은 안동에 남기로 한다. 동의서를 빼앗지 못해 선산이 팔릴 위기에 놓였지만 아버지가 생전 아버지와 엄마가 좋아했던 희귀종 난을 심어놓은 것이 군락을 이뤄 멸종위기종 군락으로 지정되어 산을 지키게 되었다.
엄마의 이름은 원래 순례가 그런데 왜 문화재청에서 일하는 오로라가 되었을까. 치매에 걸려 자신을 잊은 엄마가 안동 종가에 방문한 문화재청 사람이 남기고 간 명함을 보고 그게 자신이라고 여기게 된 것이다. 처음 주봉이 차에 뛰어든 것도 석봉과 주봉을 보고 반가워서 둘을 부르다 부딪힌 것이다라는 설명.
영화 <부라더>는 촌스럽거나 과하지 않은 코미디다. 자칫 마동석만 부각될 수 있지만 이동휘의 주봉과 이하늬의 오로라의 파워도 만만치 않다. 즐겁게 보다가 결말에 울게 되는 영화다. 영화는 <정직한 후보>를 감독한 장유정 감독의 작품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코미디를 원한다면 추천한다. 춘배의 젊은 시절 역으로 지창욱이 깜짝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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