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멜랑콜리아> , 줄거리, 결말, 해석, 커스틴 던스트 주연, 가장 아름다운 우주 재난 영화

저스틴은 자신의 결혼식에 늦고 만다. 저스틴은 화를 내는 언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한다. 저스틴은 그저 여느 결혼식의 신부들처럼 마이크와 행복해 보일뿐이다. 제멋대로 구는 것처럼 보이는 저스틴과 결혼식 일정표를 들고 다니며 저스틴을 다그치는 언니 클레어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도 너무 달라 보인다. 

<멜랑콜리아> 기본정보

감독: 라스 폰 트리에
출연: 커스틴 던스트, 샤를로뜨 갱스부르, 키퍼 서덜랜드, 샤롯 램플링
개봉: 2012.5
러닝타임:136분
OTT: 웨이브

 

 

<멜랑콜리아> 줄거리, 결말, 해석

 

멜랑콜리아의 part 1은 자매 중 동생인 저스틴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저스틴은 유능한 카피라이터다. 결혼식 도중 카피라이터에서 아트 디렉터로 승진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결혼 상대인 마이크에게도 말하지 못한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바로 그녀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심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언니의 부부뿐이다. 

 

클레어는 아픈 동생을 정성껏 보살피지만 자꾸만 저스틴이 이상 행동을 보이자 동생이 결혼식을 망칠까 봐 노심초사한다. 저스틴은 결혼식 내내 부모에게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만 부모는 들어주지 않고 그들의 냉정한 태도에 저스틴은 더욱 급격하게 우울해진다. 한편 결혼식에 초대되어 온 그녀의 상사는 결혼식 내내 쓸만한 카피를 내놓으라며 성화다.

저스틴은 언니에게 자신이 잿빛 엉킨 실타래에 묶여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피로감을 토로하지만 일정대로 결혼식을 마치고 싶은 클레어는 저스틴을 계속 다독이며 결혼식을 진행하고 저스틴의 우울감은 점점 깊어진다. 저스틴의 결혼식을 위해 큰돈을 지불한 그녀의 형부는 저스틴의 행동에 화가 나고 그럴수록 중간에 끼인 클레어는 지쳐만 간다.

저스틴은 마치 타인의 결혼식인 것처럼 행동하고 계속 일정에 늦게 나타나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고 혼자 골프카를 타고 나가버리거나 결혼식 도중 드레스를 홀랑 벗고 목욕을 하기도 한다. 될 대로 되라는 식의 행동을 모두 참고 받아주지만 결국 저스틴은 선을 넘고 만다. 마이크와 대화 도중 갑자기 그를 두고 나와 상사가 그녀를 쫓아다니며 카피를 따내라고 결혼식장에서 즉석에서 뽑은 직원과 골프장 한가운데서 관계를 가진 것이다. 저스틴의 이런 행동을 지켜본 마이크는 결국 가족을 데리고 그녀를 떠나고 만다.

Part 2는 언니인 클레어의 이야기다. 저스틴은 극심한 우울증으로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클레어의 집에 와서 머물게 된다. 저스틴은 계속 잠만 자고 혼자서 목욕조차 할 수 없는 상태다. 한편, 한 행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빠르게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행성은 지구를 근접 통과할 거란 것이 과학계의 의견이다. 

 

이 소식에 클레어는 불안하기만 하다. 어느 날은 외출해서 약을 한 통 사들고 돌아온다. 극도의 불안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고 있는 클레어는 약을 서랍에 넣고 열쇠로 잠가둔다. 남편인 존은 어떻게든 클레어를 달래어 보려고 애쓴다. 과학자들의 의견이 틀릴 리 없다고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비상용품을 사두는 걸 잊지 않는다. 존은 근접 통과를 하면 이제껏 본 적 없는 아름다운 장면을 보게 될 것이라며 클레어를 진정 시켜 보려 애쓴다.

클레어와 저스틴이 정원의 블루베리를 따는데 한 여름에 눈이 오기 시작한다. 행성의 접근으로 날씨가 급변한 것이다. 동물들의 행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항상 재난이 일어나기 전 동물들이 인간보다 먼저 알아차리기 마련이다. 당황하는 클레어와 달리 그런 변화들을 저스틴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클레어는 저스틴이 어쩜 이리도 태평한 지 궁금하다. 저스틴은 말한다. 이 우주에 생명체는 우리뿐이고, 우리는 악한 존재라고 우리는 곧 사라질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 건 알 수 없다는 클레어의 말에 저스틴은 자신은 그냥 그런 것들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저스틴에게 진짜 그런 일들을 알아챌 능력이 있다면 저스틴은 이미 자신이, 우리가 끝날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스틴의 깊은 우울감을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깊은 상실감과도 같은 것이다.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아는데 결혼식이 다 무슨 소용일까. 저스틴을 옭아매고 있는 실타래는 그녀가 이미 눈치채고 있는 미래는 아닐까. 지구가 사라지고 이 우주에 생명체가 없어질 거란 것은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영원한 허무에 도달하는 일 같은 것이다.

 

클레어가 행성이 다시 지구로 빠르게 근접해 오고 있다는 걸 눈치챘을 때 이미 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급하게 서랍을 열어보니 약통이 비어 있다. 그녀가 남편을 찾은 곳은 마구간 구석이다. 존은 비겁하게 계속 클레어의 눈과 귀를 가려놓고는 사실을 발견하자마자 누구에게도 말해주지 않고 자신 혼자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린다. 

클레어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해서든 어디로든 도망치려 노력한다. 아들을 품에 안고 차에 시동을 걸어보지만 차에 시동조차 걸리지 않는다. 클레어는 결국 골프카를 끌고 시내로 나가보려 하지만 이내 아무 소용 없는 짓이란 걸 깨닫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저스틴은 마치 언니가 돌아올 줄 알았다는 듯 아이를 안고 힘겹게 집을 향해 걸어오는 언니를 바라보고 있다.

저스틴은 마지막으로 두려워하는 조카를 위해 아이가 원하는 '강철 소녀' 이모가 되어 '매직 동굴'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셋은 함께 그곳에 들어가서 손을 잡고 마지막을 맞는다.

 

멜랑콜리아에서 주된 관계는 거대한 우주와 하찮은 인간 존재의 관계다. 그를 통해서 인간이란 존재의 본성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하고 있다. 거대한 우주 안에서 또는 지구 안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취약성을 행성 충돌과 저스틴의 깊은 우울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멜랑콜리아: melancholia'는 극심한 우울을 뜻한다. 이 영화를 저스틴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극심한 우울이 인간을 충돌해 올 때 인간의 본연의 모습이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 보여준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두 개의 파트를 같이 또 따로 볼 수 있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