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 레터> 줄거리, 결말, 후기, 이와이 슌지 감독, 러브 레터 OST 듣기

히로코는 이츠키의 추모 3주기에 간다. 그가 산에서 조난되어 사망한지 벌써 3년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히로코의 마음엔 연인이었던 이츠키에 대한 추억과 사랑이 남아있다. 이츠키의 선배인 아키바와 좋은 감정을 나누면서도 아직 마음에서 완전히 이츠키를 놓을 수 없다. 추모식이 끝나고 이츠키의  집에 들르게 된 히로코는 그의 중학교 졸업 앨범을 보다 그가 중학교 시절 오타루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은 도로로 변해 없어진 집 주소로 히로코는 이츠키에게 편지를 보낸다.  

<러브 레터> 기본정보

감독:이와이 슌지
출연: 나카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 한 분사쿠, 사카이 미키, 카시와바라 타카시
개봉: 1999. 11
러닝타임: 117분
OTT: 웨이브 / 왓챠

 

<러브 레터> 줄거리, 결말 , 후기

이츠키의 옛 주소는 벌써 오래전 국도로 변경되어 집이 있던 위치는 도로 한복판이 되었다. 도로 한복판에 누군가 있다고 해도 후지이 이츠키가 살고 있지 않다면 편지는 배달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 후, 올리 없는 답장이 히로코에게 도달하자 그녀는 천국에서 이츠키가 보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히로코가 있는 고베에서 멀리 떨어진 오타루에서 실제로 편지를 받은 사람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후지이 이츠키', 공교롭게도 히로코의 연인과 동성동명이다. 답장은 바로 오타루에 살고 있는 후지이 이츠키라는 여성이 보낸 것이다. 하지만 히로코는 어떻게 해서든 이 편지가 연인에게서 온 것이라고 믿고 싶다. 히로코에게 예전부터 마음이 있던 아키바는 그럴 리 없다고 그녀를 설득해 보지만 히로코의 마음은 어지럽기만 하다. 

오타루에 살고 있는 여성 후지이 이츠키는 실은 히로코의 연인 후지이 이츠키와 아는  사이다. 그들은 중학교 3학년 내내 같은 반이었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3년 동안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돼야 했던  여자 이츠키는 남자 이츠키에 대한 기억이 그렇게 좋지만은 못하다. 한편 히로코는 이 편지를 보낸 이가 누군지 알고 싶은 마음에 아키바와 함께 오타루로 향한다. 

어렵게 찾아낸 변경된 주소에 가보니 실제로 후지이 이츠키가 살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감기로 병원에 가 있어 집에 없었다. 하는 수없이 집 앞에 쪼그려앉아 두 사람은 이츠키를 기다린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결국 이츠키를 실제로 만날 용기가 나지 않았던 히로코는 편지 하나를 남기고 돌아가기로 한다.

 

돌아가는 길에 잡아탄 택시는 우연히도 방금 이츠키가 탔던 택시였다. 택시 기사는 히로코를 보자마자 방금 내린 손님과 아주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나카야마 미호가 1인 2역을 맡았다.) 히로코는 연인인 이츠키의 집을 찾아가 앨범에서 여자 이츠키의 사진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에게 닮았는지 물어본다. 이츠키는 히로코에게 첫눈에 반해 만나자마자 연인이 되었다. 첫눈에 반한 게 이츠키와 히로코가 닮아서 라면 히로코는 그를 용서할 수 없다.

 

이츠키는 히로코와 계속 편지를 주고받는다. 오타루의 이츠키는 편지에 그와 과거에 있었던 일, 추억 속 이츠키의 모습을 들려준다. 항상 두 후지이 이츠키를 놀리던 친구들은 두 사람을 함께 도서 위원에 선정한다. 억지로 같이 일하게 되었지만  일은 여자 이츠키만 할 뿐 남자 이츠키는 그저 창가에 서서 책만 읽을 뿐이다.

남자 이츠키에게는 특이한 취미가 있었다. 그는 남들이 대출하지 않는 책을 골라 도서 카드 맨 위에 '후지이 이츠키' 이름을 써 놓는 걸 좋아했다. 읽지도 않을 어려운 책들을 잔뜩 골라 도서 카드 맨 앞 줄에 후지이 이츠키 이름을 쓰고 다시 돌려 넣는 것이다. 여자 이츠키에게는 그런 그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게다가 친하지도 않은데 다가와 짓궂게 장난을 치기도 하는 그가 바보 같다.

 

여자 이츠키의 추억 속 남자 후지이 이츠키의 모습은 대개는 이런 모습뿐이다. 별로 추억이라고 부를만한 것도 없는 것들뿐이다. 히로코는 아키바와 여행을 떠난다. 그녀 마음속에 어떻게 해서도 떨쳐지지 않는 이츠키를 위해서 떠난 여행이다. 히로코를 사랑하는 아키바도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마음에서 이츠키를 정리해 주고 싶다.

 

둘이 향한 곳은 이츠키가 조난되어 실종된 산이다. 그곳 산장에서 살고 있는 선배의 집에 하룻밤 머물며 세 사람은 이츠키를 추억한다. 히로코는 오타루의 이츠키에게 카메라를 한 대 보내서 이츠키가 달렸던 운동장을 찍어서 보내 달라고 부탁한다. 학교로 간 이츠키는 우연히 예전 선생님을 만나고 둘은 금방 서로를 알아본다. 선생님은 예전 도서 위원이었던 이츠키를 지금의 도서 위원 아이들에게 소개해 준다. 그런데 이게 웬걸 도서 위원 아이들이 이츠키를 알고 있다.

그들 사이에서 게임처럼 유행하고 있는 '이츠키 이름 찾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도서 카드에 쓰여있는  있는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을 지금까지 87개나 찾아냈다고 한다. 이츠키가 실은 그 이름은 자기가 쓴 것이 아니라고 하자 학생들은 그럼 이 이름을 쓴 사람이 이츠키를 아주 많이 좋아했나 보다고 한다. 영화가 이쯤 되면 남자 이츠키가 실은 여자 이츠키를 좋아했다는 걸 이츠키 본인 빼고 다 눈치챈다.  도서 카드의  이름은 일종의 '러브  레터'였던 것이다.

 

이츠키는 그런 사람이었다. 히로코에게 청혼할 때도 반지만 떡하니 사 와서 아무 말도 안 해서 결국 히로코가 먼저 청혼하게 만든 남자다. 히로코는 자신이 그의 첫사랑과 닮아서 선택되었다는 걸 이제 알지만 그와 함께 하는 동안 좋은 추억을 아주 많이 남겼다는 것도 사실이란 걸 받아들인다. 

 

중학생 시절, 여자 이츠키의 아버지는 감기가 폐렴으로 번져 죽게 된다. 그 일로 어머니가 몸 져 누워 이츠키는 학교에 며칠 나가지 못하게 된다. 이츠키의 집을 불쑥 찾아온 남자 이츠키는 책을 한 권 주면서 대신 반납해달라고 부탁한다. 직접 하면 될 일을 굳이 이츠키에게 부탁한 것이다. 남자 이츠키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 이츠키가 걱정되었던 것이 아닐까.  그 책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물론 도서 카드에는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이츠키가 학교로 돌아왔을 때 남자 이츠키는 전학을 가고 없었다. 이츠키는 책을 서가에 돌려놓는다.

아키바가 자고 있는 히로코를 깨운다. 일출이 아름다우니 함께 보자는 것이다. 아름답고 환하게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던 히로코에게 앞에 보이는 산이 이츠키가 있는 산이라고 아키바가 알려준다. 아키바는 산을 향해 이츠키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전한다. 그리고 히로코에게도 하라고 한다. 히로코는 산을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다 문득 서서 외친다.

 

”お元気ですか、私は元気です。”　(잘 지내고 있나요? 전 잘 지내고 있어요.)

 

히로코는 이츠카가 잠들어 있을 산을 향해 울음에 목이 막힐 때까지 몇 번이고 외친다. 

 

오타루의 이츠키 집에 도서 위원 학생들이 찾아온다. 그녀들은 굉장한 걸 찾았다며 책 한 권을 내민다. 그 책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녀는 뒷장으로 넘겨 도서 카드를 꺼내본다. 역시 후지이 이츠키라고 쓰여있다. 학생들이 뒷면을 보라고 성화를 한다. 뒷면을 보자 그곳엔 어린 시절의 자신이 그려져 있다.

히로코는 자신이 그동안 받은 편지를 이츠키에게 돌려준다.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츠키의 소중한 추억이기 때문이다. 그때 이츠키의 할아버지가 마당의 나무들을 보며 네가 태어났을 때 나무 하나에 이름을 지었는데 바로 '이츠키'라는 이름이라고 알려준다. 이름을 붙인다는 것, 이름을 부른다는 것, 이름에는 사랑이 담겨 있다. 누군가의 이름을 쓰고 또 쓰는 것 그것이 '러브 레터'가 아니면 무엇일까. 

 

아름다운 오타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러브 레터>는 1999년 이와이 슌지 감독의 작품이다. 지금 보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감성이 가득하다. 아름다운 영상과 OST도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배로 만들어 준다. 

 

<러브 레터 OST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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