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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사랑이 지나간 자리> 1999, 줄거리, 결말, 미셸 파이퍼 주연

by 영화로운_ 202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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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위스콘신의 메디슨, 한 행복한 가정이 있다.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베스는 오늘 시카고에서 열리는 동창회에 참석하러 가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하다. 그녀의 정신을 더 빼놓는 건 세 아이다. 엄마와 떨어져 있기 싫어하는 세 아이를 동창회에 데리고 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빈센트와 벤. 빈센트가 아무리 벤을 찾아도 어디서도 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찾다 보니 벤이 빈센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침대 곁에 둔 나무 상자 안에서 소리가 들린다. 빈센트가 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해맑게 웃고 있는 벤이 들어있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 기본정보

감독: 울루 그로스바드
출연: 미셸 파이퍼, 트리트 윌리암스, 조나단 잭슨, 라인언 메리언
개봉: 1999. 10
러닝타임:105분
OTT: 웨이브 / 넷플릭스 

 

 

<사랑이 지나간 자리> 줄거리, 결말

 

동창회에 도착한 베스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랴 아이 셋을 돌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친한 친구인 엘렌이 막내인 케리를 안고 두 아들을 카트에 태운 베스는 호텔 안으로 들어간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와중에 동창생 세실 록하트가 보인다. 엘렌과 베스는 어린 시절의 세실을 흉내 내며 장난을 친다. 

 

베스는 일단 호텔에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로비 앞쪽으로 이동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들어가기가 힘들다. 결국 베스는 카트를 한쪽으로 세우고 빈센트에게 벤의 손을 꼭 잡고 여기에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 뒤 호텔 프런트로 간다. 베스가 계산을 마치고 카트로 돌아와 보니 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빈센트 홀로 서 있다. 빈센트에게 벤의 행방을 물어봐도 모른다는 대답뿐이다.

벤을 찾아 호텔 안 여기저기를 뒤져 보지만 아무리 찾아도 아이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엘렌이 나서서 동창회를 중지 시키게 되고 경찰인 친구가 구획을 나눠 아이를 찾기 시작한다. 곧이어 경찰들이 한무리 나타나는데 경찰들을 보자 베스는 더욱 긴장하게 된다. 경찰은 아이를 꼭 찾게 될 것이라며 안심 시켜주지만 다섯 시간이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문제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경찰 팀장인 캔디 블리스가 와서 베스를 위로해 주며 아이를 꼭 찾을 거라고 말해주지만 결국 아이는 다섯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 사이 아이들의 아빠이자 베스의 남편인 팻이 호텔로 오고 시카고에 살고 있는 팻의 부모님이 호텔로 와 케리와 빈센트를 그들의 집으로 일단 데리고 간다. 벤을 찾으려는 노력은 계속되지만 아이를 찾을 수 없고 길어지는 수색에 자원봉사자들은 하나 둘 본부를 떠난다. 캔디도 아이가 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벤 없이 집으로 돌아온 베스는 일을 손에서 놓고 잠만 자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 사이 빈센트와 케리를 돌보는 건 보모와 팻이다. 베스는 잠을 자다가 학교 수업이 끝난 빈센트를 데리러 가는 일도 늦거나 아예 깜빡해버리는 일도 생긴다. 사진 도구들도 모조리 버려버린다. 삶의 의미를 잃어가는 베스는 벤을 잃어버리는 동시에 다른 아이들에게서도 눈을 돌린다. 베스의 마음속에는 온통 잃어버린 벤뿐이다. 친구의 권유로 겨우 다시 사진 찍는 일을 시작하지만 벤이 없었던 시절로 돌아가기는 힘들다. 벤을 잃고 힘겨워 하는 부모의 모습을 빈센트가 지켜본다.

 

9년이 지난 후, 그들은 시카고로 이사를 왔다. 팻은 시부모와 함께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개업했다. 베스도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베스의 집문을 두드린다. 케리가 나가서 대화하는 소리가 들리자 베스가 얼른 나가본다. 문 앞에 서 있는 소년은 놀랍게도 벤의 얼굴을 하고 있다. 아이는 잔디 깎는 일을 구한다고 한다. 베스는 아이에게 잔디를 깎아 달라고 부탁하고 소년은 자신의 집이 두 블록 위에 있다며 잔디 깎기 기계를 가지러 간 사이 베스는 급하게 그녀의 작업실로 가서 카메라와 필름을 챙겨 2층의 그녀의 방으로 돌아온다.

그녀가 창문가에 서서 초조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이 소년이 돌아오고 베스는 빠르게 소년의 얼굴을 찍는다. 소년과 눈이 마주치자 베스는 자신은 사진 찍는 일을 한다며 나뭇잎을 찍고 있다고 둘러댄다. 베스는 사진을 바로 인화해서 캔디 블리스를 집으로 불러 사진들을 보여준다. 사진을 본 캔디는 당장 영장을 받고 팀을 꾸린다.

 

조사 결과, 아이는 벤이 맞았다. 벤은 그날 호텔에서 세실 록하트에게 납치당했다. 세실에게는 벤과 같은 해에 태어난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곧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고 세실은 신경쇠약에 걸렸다. 그날 호텔에서 자신의 아이와 또래인 벤을 보고 납치한 후 현재 밴을 키우고 있는 남자인 조지와 결혼한 것이다. 이후 세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니까 지금 조지는 벤이 납치당한 아이라는 걸 모르고 입양해서 자신의 아들로 키워온 것이다.

 

경찰들이 조지의 집에 들이닥치고 벤은 위탁 가정을 거쳐 베스와 팻의 집으로 오게 된다. 벤이 처음으로 온 날 밤, 빈센트는 벤이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인형을 벤의 침대 옆에 놓아주고 잠든 벤을 바라보다 그 옆에서 잠이 든다. 엄마인 베스는 벤을 잃었지만 벤이 사라지고 난 후 빈센트는 엄마를 잃었다. 빈센트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진짜 엄마, 아빠가 있는 집으로 돌아왔고 자신이 납치당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만 벤은 이 모든 사실이 버겁기만 하다.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고 베스와 팻으로 부른다. 아빠는 조지다. 비록 벤을 납치하긴 했지만 벤에게 세실은 좋은 엄마였다. 벤은 벤이라는 이름 역시 어색하다 모두 그를 샘이라는 현재의 이름으로 부른다.

 

베스와 팻이 벤의 눈치를 보는 사이 빈센트는 또다시 부모의 관심에게 벗어나게 된다. 샘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추수감사절마저 거절한다. 자신의 진짜 가족은 조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매년 할머니 댁에서 보낸 추수감사절이 그립지만 팻이 그를 허락하지 않는다. 한밤중 어딘가에서 전화가 온다. 조지와 빈센트가 샘을 데리고 문앞에 서 있다. 그동안 밤이 되면 자신의 원래 침대에서 자기 위해 몰래 집을 빠져나갔던 샘을 빈센트가 가서 데리고 온 것이다.

샘은 왜 아무 잘못 없는 자신이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결국 베스는 벤의 행복을 위해 벤을 다시 조지에게 보내 주기로 한다. 그 일로 베스와 팻의 사이가 틀어지지만 엄마로서 아이를 위해 내린 어쩔 수 없는 결론이었다. 그 사이, 빈센트는 사고를 쳐서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부모의 관심에서 벗어나 자란 빈센트는 늘 외로웠다. 면회를 온 엄마에게 왜 왔냐며 자신은 엄마 없어도 잘 산다고 말한다. 엄마는 빈센트에게 사랑한다며 손을 잡아주고 빈센트도 엄마의 손을 꼭 잡는다. 빈센트에게도 당연히 늘 엄마가 필요하다.

 

빈센트가 유치장에 있을 때 샘이 면회를 온다. 샘은 자신에게 기억나는 것 하나가 있다고 말한다. 베스가 나무 상자를 열어서 자신의 배냇저고리를 보여주었을 때 나무 상자에서 나는 냄새가 기억이 났다며 자신이 그 안에 있었던 것 같다고 실제로 있었던 일이냐며 묻는다. 빈센트는 숨바꼭질을 하다가 빈센트가 나무상자 안에서 벤을 찾았던 일을 들려준다. 그 안에서 무서워하지도 않고 웃고 있는 널 발견했다고 말하는 빈센트에게 샘은 언제나 형이 나를 찾을 걸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잃었던 기억의 조각을 찾으며 샘에게도 심경의 변화가 온다.

일주일 후, 한밤중 마당에서 공을 튀기는 소리에 빈센트가 잠에서 깨어 나가보니 마당에 벤이 서 있다. 벤은 빈센트에게 나와서 한 게임하자고 하고 둘은 한밤중에 농구 경기를 하게 된다. 빈센트가 어찌 된 일인지 물어보니 벤이 짐을 싸서 돌아왔다고 말한다. 일주일 동안 조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빈센트가 이번엔  영원히 돌아온 것이냐고 묻자 벤은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둘은 다시 농구 게임을 시작하고 그 모습을 베스와 팻이 지켜본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는 실종되었던 아이를 잃어버리고 다시 찾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그린 영화다. 김영하의 단편 소설 <아이를 찾습니다>가 생각나기도 한다. 김영하의 소설은 좀 더 회복 불능의 상태를 말하고 있긴 하지만 <사랑이 지나간 자리> 또한 나의 아이라고 해서 바로 다시 가족이 되기 힘들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실종아동 사건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아이만 찾으면 가정이 회복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후에 더 많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음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아름답게 결론을 맺지만 현실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사랑이 지나간 자리>처럼 눈앞에 아이가 짠하고 나타나는 기적을 모두가 바랄 것이다.

 

잃어버린 아이는 벤이었지만 내내 빈센트에게 마음을 쓰면서 보게 되는 영화 <사랑이 지나간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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