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림 팰리스> 줄거리, 결말, 실화, 그녀가 꿈꾸었던 곳

혜정은 '드림 팰리스'라는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이사를 온다. 이사 온 첫날, 그녀는 걸레를 빨기 위해 싱크대의 수도꼭지를 틀자마자 샛노란 녹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고 이상한 부유물들 마저 떠나니기까지 한다. 그녀는 세 시간 동안 물을 틀어놓아도 여전히 녹물이 나오자 분양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당장 수리해 줄 것을 요구하지만 그들은 아파트가 아직 미분양인 상태라 아무 조치도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는다.

<드림 팰리스> 기본 정보

감독: 가성문
출연: 김선영, 이윤지, 최민영, 김용준
개봉: 2023
러닝타임: 112분
ott: 티빙/ 왓챠/ 웨이브

 

 

<드림 팰리스> 줄거리, 결말, 리뷰

 

_줄거리

혜정과 수인의 남편은 산업 현장의 화재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혜정과 수인은 진상 규명을 위해 회사를 상대로 농성을 이어왔지만 두 사람은 유가족들로부터 혹시 그들의 잘못으로 사고가 난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기도 한다. 같은 유가족 입장이면서도 그 안에서 혜정과 수인은 다른 이들과 다른 입장에 놓여있다. 그러던 중, 자신의 남편이 절대 그런 실수를 할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믿는 혜정은 회사와 먼저 합의를 보고 합의금과 함께 농성 현장을 떠난다.

 

그렇게 생긴 돈으로 장만한 집이 '드림 팰리스' 아파트다. 그런데 첫날부터 녹물이라니 혜정은 화가 단단히 난 채 분양 사무실을 찾는다. 텅 빈 분양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모습을 나타내지만 절차상 아직 하자 보수를 해줄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아파트가 미분양이 됐기 때문에 하자 보수를 할 수 있는 입주민 회의를 꾸릴 수 없고 하자 보수금도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직원은 아파트는 곧 분양이 마감될 것이라며 혜정을 안심 시키지만 혜정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임시방편으로 마트에서 생수를 잔뜩 사서 그 물로 밥을 짓고 머리를 감는다. 마트에서 낑낑대며 물을 사 오던 중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그녀는 오랜만에 유가족들의 농성 현장을 찾는다. 

 

농성 현장을 찾은 혜정과 그녀의 아들 동욱은 누군가 회사 화장실에 방화를 했다는 사실을 듣고 동욱이 범인으로 의심을 받는다. 혜정은 아들이 의심을 받자 화를 내고 자리를 뜬다. 혜정이 재차 동욱에게 묻지만 동욱은 자신이 한 짓이 아니라고 한다. 결국 방화를 한 범인으로 수인이 감옥에 들어가게 되자 혜정은 수인을 만나기 위해 면회를 가지만 수인은 혜정의 모든 도움을 단칼에 거절한다.

수인의 거절에도 그녀의 아이들을 방치해 둘 수 없었던 혜정은 수인의 아이들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리고 와서 수인이 출소할 때까지 정성껏 돌봐준다. 한편, 혜정은 아파트가 계속 미분양 상태로 있자 자신의 전화번호로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고 다니기 시작한다. 입주민 회장은 이 사실을 알고 혜정에게 와서 아파트 이미지를 실추 시켜 가격을 떨어뜨린다며 당장 그만둘 것을 요구하지만 혜정은 계속 녹물이 나오는 집을 어떻게든 고치고 싶다.

 

수인은 감옥에서 출소를 하고 혜정은 다시 수인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수인 역시 자신의 아이들을 돌봐준 혜정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마음이 움직인다. 수인은 쾌적한 아파트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 보고 그동안 아이들이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며 괴로워한다. 수인이 감옥에 있는 동안 회사 측에서 끊임없이 그녀를 찾아와 합의를 할 것을 회유했고 수인은 고민 끝에 합의를 하고 농성 현장을 떠난다. 합의금으로 받은 돈으로 수인은 혜정이 사는 드림 팰리스를 분양받게 된다.

 

혜정은 분양 사무실을 찾아가 수인에게 싸게 집을 팔아 줄 것을 부탁하고 자신에게 약속한 인센티브도 챙겨달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수인의 이사를 앞두고 입주민들이 단체로 혜정의 집을 찾아와 혜정을 다그친다. 그녀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다는 이유에서다. 혜정은 단지 수인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을 뿐 아파트의 분양가까지 생각하고 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당황하고 만다. 드디어 수인이 이사를 하는 날, 입주민들은 바리케이드를 치고 수인의 이삿짐 트럭을 막아선다.

 

_결말

 

수인은 이사를 할 수 없게 되자 분양 사무실로 찾아가 일을 해결해 달라고 하지만 그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수인은 혜정이 자신을 소개해 준 대가로 인센티브를 챙긴 사실을 알게 된다. 집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수인의 가족은 한순간에 길바닥에 나앉은 신세가 되어 버리고 수인은 혜정을 용서할 수 없다. 그녀들이 이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사이, 수인과 혜정이 합의를 하자 유가족 대표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혜정은 장례식에 다녀온 뒤, 수인을 찾아가고 그녀에게 잘 지내보자고 애원하지만 수인 매몰차게 그녀를 끊어낸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이제 아파트 입주민의 입장에 서서 분양가를 지키자는 농성에 참여하게 된다. 혜정은 자신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태세다. 동욱은 그런 엄마에게 화를 내고 실은 자신이 방화를 저지른 사람이고 수인이 어린 동욱을 감싸주기 위해 대신 감옥에 간 것이란 사실을 털어놓으며 엄마에게 수인의 가족을 위해 농성을 그만둘 것을 부탁한다.

입주민들의 농성은 끝나지 않고 밤 사이 기다림을 견디다 못한 이삿짐 트럭들이 아파트 안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한다. 수인의 짐을 실은 트럭도 아파트 안으로 진입하다 소리를 지르며 가로막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피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람들은 수인의 차로 달려들어 끌어내리려 하고 혜정 또한 그 대열에 합류한다. 그러나 혜정이 눈앞에 비친 건 수인의 품에 안겨 벌벌 떨고 있는 자신의 아들 동욱이었다.

 

결국 사람들에 의해 수인과 동욱은 끌어내려지고 사람들이 동욱에게 폭력을 행사하자 혜정은 필사적으로 막아본다. 일이 일단락되고 동욱은 집을 떠나 기숙 학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혜정은 유가족 대표의 아들을 만나게 되고 그는 사건 당일 CCTV에서 혜정의 남편이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장면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혼자 남은 혜정의 집의 벨이 울려 나가보자 새로 이사 온 이웃이 떡을 돌리고 있다. 이웃이 식구가 몇 명이냐고 묻자 혜정은 잠시 망설인 뒤 세명이라고 답한다. 아무도 없이 홀로 남은 집, 혜정은 주방에서 홀로 떡을 먹는다.

 

_리뷰

영화 <드림 팰리스>는 가성문 감독이 2010년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할인 때문에 주민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이사를 막았던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각본을 썼다고 한다. 영화 안에서는 갑과 을의 싸움이 아닌, 을과 을의 싸움만이 나온다. 약자끼리 서로 살기 위해 서로의 경계를 나누는 과정에서 상처받고 안정적인 생활이 무너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혜정과 수인이 원한 건 단지 따뜻한 보금자리였을 뿐인데 '아파트'라는 거대한 괴물은 서로의 이익이 맞물려 돌아가며 보금자리가 아닌 다른 것으로 진화해 버렸다. 자신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언제든 얼굴을 바꾸는 혜정과 의미를 지키기 위해 보금자리를 위험에 놓이게 만드는 수인 모두 약자다. 약자와 약자는 서로를 헐뜯고 서로의 방식을 탓하고 그 과정에서 이익을 챙기는 건 갑이다.

 

영화 <드림 팰리스>는 실화 바탕으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바로 우리 주변에 있을 어떤 이웃의 이야기다. 드림 팰리스, 꿈의 성 안에서 점점 꿈을 잃어가는 그녀들은 언제쯤 꿈을 되찾을 수 있을까. 살기 위해 발버둥 쳐도 자꾸만 나락으로 떨어지는 두 여자의 이야기가 현실적이라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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