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키는 나치에 의해 가족을 모두 잃고 외딴곳에 홀로 살고 있다. 허허벌판에 있는 것이라고는 달랑 폴스키와 옆의 빈집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자가 찾아와 자신의 의뢰인이 집을 찾고 있는데 옆집이 완벽해 보인다고 말한다. 이런 외딴곳에 있는 허름한 집에 이사 오려고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나의 이웃 히틀러> 기본정보
감독: 레온 프루도프스키
출연: 데이비드 헤이먼, 우도 키에르, 제이미 코레아
개봉: 2023
러닝타임: 96분
ott: 쿠팡 플레이/ 티빙 / 웨이브 / 왓챠
<나의 이웃 히틀러> 줄거리, 결말, 리뷰
_줄거리
아내가 가장 좋아하던 검은 장미를 소중히 기르는 폴스키, 그런 그의 장미 꽃밭에 옆집 남자의 개가 들어와 똥을 싸고 간다. 화가 단단히 난 폴스키는 당장 신문지에 똥을 싸서 옆집의 대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남자는 자신의 개는 그럴 리 없다고 딱 잡아뗀다. 지어진지 오래된 허술한 울타리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울타리를 고치라고 하는 폴스키는 그 일의 나비효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 후, 그의 대리인인 칼텐브루너가 폴스키를 찾아와 울타리를 고칠 계획을 말한다. 그녀는 정원의 청사진을 그의 얼굴에 들이밀며 그가 옆집의 정원을 조금 차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법에 따라 울타리를 조금 옮길 계획이라고 전한다. 그녀가 말한 곳은 그가 아끼는 검은 장미가 있는 곳이다. 폴스키는 장미를 옮겨 심으면 죽을까 봐 옮겨심고 싶지 않다. 하지만 법은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결국 검은 장미는 옆집 남자의 소유가 된다.
자신의 소중한 장미가 죽을까 봐 걱정된 폴스키는 장미 돌보는 법을 적은 설명서를 적어 옆집에 놓아두지만 옆집 남자는 그 종이를 아무렇지 않게 버려 버린다. 화가 난 폴스키가 그에게 따지러 가고 둘은 정면으로 대면하게 되는데 옆집 남자의 눈을 본 폴스키의 몸이 그만 얼어버린다. 그의 흐릿한 파란 눈, 그것은 바로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히틀러의 눈이다.
폴스키는 당장 국가 정보원에 그를 고발하러 가지만 도무지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그는 공식적으로 사망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폴스키는 인생의 원수인 히틀러를 가만히 둘 수 없다. 그는 본격적으로 옆집 남자에 대한 염탐을 시작한다. 그에 대한 정보를 하나둘씩 모으던 폴스키는 그의 손글씨를 얻게 되면 필적 감정으로 그가 히틀러임을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옆집 남자에게 거짓말로 세금 감면을 위해 잃어버린 정원 면적에 대한 서류를 써달라고 부탁한다.
옆집 남자인 헤르조그는 체스를 같이 해주면 서류를 써주겠다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폴스키는 그의 집에 가서 그와 체스를 두고 그가 화를 내지 않도록 일부러 져주고 서류를 써달라고 한다. 하지만 헤르조그는 자신의 손글씨는 엉망이라며 타자기를 꺼내든다. 손글씨를 얻는데 실패한 폴스키는 이번에는 그의 그림으로 눈을 돌린다.
폴스키는 어릴 적 화가를 꿈꾸었다고 알려진 히틀러와 똑같은 화풍으로 그려진 그의 그림을 보자 옆집 남자가 히틀러라는 확신이 더 선다. 게다가 옆집 남자는 집에는 수상한 나치의 수납함까지 가지고 있다. 옆집에서 증거를 가지고 오기 위해 한밤중 그의 집에 몰래 들어간 폴스키를 헤르조그의 개인 울피가 쫓고 빗속에서 울피에게 공격당하려던 찰나 폴스키는 울피를 삽으로 내리친다.
다행히 헤르조그는 울피가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생각하고 아끼던 반려견을 잃은 헤르조그는 상심하고 외로운 마음을 폴스키와 잡담을 하고 체스를 두는 것으로 달래기 시작한다. 폴스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헤그조그는 폴스키의 초상화를 그려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한다. 따뜻한 화풍의 그림 속에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본 폴스키는 마음이 흔들리고 조금씩 히틀러와는 다른 모습을 발견하면서 그에 대한 경계심을 풀어간다.
_결말
헤르조그에 대한 의심이 느슨해질 때쯤, 폴스키는 옆집에 온 수상한 남자들이 헤르조그를 향해 "각하"라고 부르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당장 그림을 찢어 국가 정보원으로 향한다. 그는 전문가를 불러 그림을 감정해달라고 하지만 이번에도 정보원들은 그를 믿어주지 않는다. 한편, 폴스키에게 마음을 열고 있던 헤르조그는 우연히 폴스키가 그동안 자신을 염탐해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폴스키와 헤르조그 사이에서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고 헤르조그는 "더 이상 총통하기 싫어!"라며 자신의 집으로 가버린다. 가만히 있을 수 없는 폴스키가 그를 쫓아가 따지자 헤르조그는 사실을 밝힌다. 그는 과거 가짜 히틀러 행세를 할 사람으로 뽑혔던 6명 중 마지막 생존자다. 나치는 그가 히틀러보다 몸집이 조금 크자 그를 굶기고 심지어 살을 베어내기까지 했다. 히틀러와 가장 닮았던 헤르조그 역시 나치의 영향 아래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던 피해자의 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히틀러가 고환이 한쪽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폴스키는 그에게 바지를 벗어 확인 시켜달라고 하고 폴스키는 그가 히틀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망연자실한다. 폴스키가 안심하는 것도 잠시 정보원들이 아침부터 그의 집을 찾아온다. 미술 감정사를 불러 감정해 보니 정말 히틀러의 화풍과 똑같은 가짜였다며 헤르조그를 폴스키의 집에서 염탐하겠다는 것이다.
폴스키는 이 사실을 헤르조그에게 알리고 그는 그런 일에는 익숙한 듯 빠르게 짐을 꾸린다. 이제 막 친구가 되려는 데 헤르조그가 자신 때문에 떠난다고 생각하니 폴스키는 마음이 아프다. 그는 헤르조그가 떠나기 전, 장미 몇 송이를 꺾어 그에게 건네며 헤르조그가 좋아하는 칼텐브루너에게 주라고 조언한다.
헤르조그는 마지막으로 장미가 있는 땅을 폴스키에게 넘겨주며 마을을 떠난다.
_리뷰
내 가족을 모두 죽인 원수가 내 옆집으로 이사 온다면? 상상만 해도 몸이 떨린다. 게다가 폴스키는 유대인으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다. 그런 그가 히틀러를 이웃으로 맞닥뜨린 후 벌어지는 일을 영화는 그리고 있다. 영화<나의 이웃 히틀러>는 무겁고 진지한 표현보다는 코믹적인 요소를 많이 택했다.
영화는 겉으로는 코미디의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유대인의 아픔을 잊지 않는다. 홀로코스트로 약 575만여 명의 유대인이 목숨을 잃었다. 살아남은 이들의 마음은 폐허나 다름없을 것이다. 폴스키 역시 소설과 영화로도 제작된 <오베라는 남자>가 떠오를 만큼 사회와 벽을 쌓은 듯 괴팍한 모습을 보인다. 떠나보낸 가족에 대한 슬픔을 지닌 폴스키의 모습, 히틀러에게 닿았던 손을 박박 씻어내는 그의 모습 같은 장면은 언뜻 웃기면서도 슬프다. 영화 <나의 이웃 히틀러>는 코믹적인 요소와 슬픔의 경계 사이를 잘 넘어 들었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마지막에 남는 긴 여운도 좋은 영화다.
<할리우드 영화가 지겹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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