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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 줄거리, 출연진, 결말, 해석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뮤즈 키키 키린

by 영화로운_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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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다 가족 중에는 대기만성형 인간이 하나 있다. 다만 그는 현재 무한정 대기 상태 중이다. 지친 표정을 하고 지하철 문에 몸을 기대고 있는 료타가 바로 대기 중인 인간이다. 료타는 부모님의 집으로 향했다. 얼마  아버지가 급작스럽게 돌아가시고 어머니 홀로 살고 계신다. 집으로 가는 길 친구인 나츠미와 마주친다. 나츠미는 대화 끝에 료타가 예전에 문학상을 받았던 일을 꺼낸다. 문학상을 받은  벌써 15년이 지나가고 있다. 료타는 더 이상 문학상을 받을 만한 소설을 쓰지 않는다. 대신 흥신소에서 사설탐정 노릇을 하며 생계를 겨우 이어 나가고 있지만 도박을 좋아하는 료타의 지갑 사정은 언제나 빠듯하다. 마침 지금도 어머니의 집으로 무언가 값이 나가는 것이 없는지 살펴보러 가는 참이다.

태풍이 지나가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기본 정보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아베 히로시, 키키 키린, 마키 요코, 요시자와 타이요
개봉:2016.7
OTT: 티빙 / 웨이브 / 왓챠

영화 줄거리 ,결말

태풍이 지나가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료타의 얼굴을 보자마자 돈 문제 때문에 왔냐며 어머니는 정곡을 찌른다. 료타는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셋슈의 족자를 보지 못했냐고 묻지만 어머니는 길이 없다. 여름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 한낮의 더위는 30도를 넘어간다. 어머니는 냉동실에 얼려 두었던 칼피스를 꺼내 료타에게 건네준다. 료타는 냉장고 냄새가 난다며 아이스크림 정도는 먹으라고 하지만 어머니는 굳이 일일이 칼피스 원액을 물에 얼리고 년이나 저장해둔 카레를 꺼내서 저녁을 먹는 알뜰함이 몸에 밴 사람이다. 그런 어머니에게 료타는 해드릴 없다. 40년을 넘게 살아온 좁아터진 아파트에서도 벗어나게 해드리고 싶지만 꿈같은 일이다. 료타는 자신의 지갑을 꺼내 없는 돈을 쪼개어 허세 좋게 어머니에게 용돈을 내민다.

료타는 15 소설사람 없는 식탁으로 문학상을 받았다. 그것이 전부다. 이후로는 도박으로 돈을 날리고 부인과도 이혼했다. 아들 싱고와는 달에 겨우 만날까 말까 사정이다. 료타는 전 부인인 쿄코에게 아직 마음이 있다. 싱고와도 함께 살고 싶다. 하지만 자신에게 가정을 꾸릴만한 능력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알고 있는 료타는 탐정 스킬을 이용해서 몰래 싱고의 야구 경기장에 가고 전 부인과 새 남자친구가 시간을 보내는 지켜볼 뿐이다. 전 부인에게는 아들의 양육비를 주고 싶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들에게는 멋진 글러브를 사주고 싶다. 료타의 지갑에 돈은 항상 모자라고 그럴수록 료타는 경륜장으로 향하고 돈을 잃고 곤란에 빠지는 일을 반복한다.

태풍이 지나가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료타는 사설탐정을 하면서도 입버릇처럼이건 그냥 소설을 위한 취재야.”라고 말하지만 누구도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다. 료타는 소설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버릴 없어 괴롭다. 소설은 써지지 않는데 소설가가 되고 싶다. 료타는 꿈을 손에 쥐고 사는 사람이다. 양손 가득 때문에 다른 아무것도 제대로 쥐지 못하는 것이다. 홀로 사는 료타의 집은 엉망진창이다. 쓰레기 더미나 다름없는 집에서 내려 먹은 원두를 재탕해서 내려 먹으며 지내는 게 지금 료타의 인생이다. 그러고는 책상에 앉아서 오늘도 쓴다.

 

어디서부터 인생이 꼬인 건지 

 

단지 말만을 써서 벽에 붙여둔다. 책상 벽에는 포스트잇이 가득 붙어 있다. 쿄코도 잊을 없고 아들도 보고 싶고 소설도 쓰고 싶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고 자신은 이미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 자신이 있다. 꼬여 있는 인생의 줄을 타고 내려가는 료타가 있다. 쿄코는 새로운 남자친구와 새 출발을 하고 싶지만 료타의 소설을 부정적으로 말하는 그에게 불편한 마음이 든다. 쿄코는 료타가 싫은 아니라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의 료타와 함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혼은 단순히 좋아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료타는 당장 매달 줘야 하는 양육비도 제대로 주지 않고 자꾸 아들만 보여 달라고 한다. 그런 료타가 쿄코는 탐탁지 않다. 

어느 날 료타는 출판사에서 만화 원고의 원작 소설을 써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는다. 내용이 마침도박 관한 내용이라 도박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쓰면 좋겠다는 만화가의 뜻이다. 료타는 실은 자신은 집필하고 있는 소설이 있다고 허세를 부려 보지만 결국 일을 받아들인다. 료타에게는 당장 돈이 필요하다. 아들에게 운동화 켤레를 사주면서도 점원 몰래 상처를 내어 값을 깎아 달라고 떼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료타는 원래 고등학생 지방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소설가가 되어서 꽈배기처럼 꼬인 인생길로 접어든 건지 없다.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기질을 바꿔서 살아간다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과생은 이과생이고, 문과생은 문과생이다. 료타는 기질적으로 소설가여야 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료타의 탐정 스킬이 빛을 발할 때가 있었다. 돈이 궁해진 료타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고등학생의 뒤를 밟아 협박을 돈을 뜯어낸다. 돈을 건네며 아이가 이를 악물며 말한다. “당신 같은 어른은 되고 싶지 않아!” 그에 료타는 심각한 얼굴을 하고 말한다. “그렇게 쉽게 원하는 어른이 되는 아냐.” 말은 거의 진리에 가깝고 료타가 자기 스스로에게 계속해 주고 있던 말은 아닐까.

태풍이 지나가고 고레에다 히로카즈태풍이 지나가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아들과 달에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 료타는 맥도날드 대신모스버거’(일본의 유명 버거 체인)를 사주고 운동화도 사준다. 둘의 인연의 기념으로 각자 복권도 산다. 료타는 할머니가 보고 싶다는 싱고를 데리고 어머니의 집으로 가는 공원의 대형 문어 미끄럼틀을 가리키며 태풍이 오던 싱고의 할아버지와 자신이 안으로 들어가 과자를 먹었던 추억을 아들에게 이야기해준다. 할머니 댁에 있는 싱고를 데리러 쿄코가 왔다가 같이 저녁도 먹으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돌아갈 시간이 되자 료타의 어머니는 거센 태풍을 핑계 삼으며 이런 날씨에 늙은이 혼자 두지 말라며 가려는 쿄코와 싱고를 설득한다. 결국 하룻밤을 이혼한 전 부인과 함께 보내게 료타는 생각이 많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다. 료타는 은근슬쩍 남자친구 이야기도 물어보고 수작도 부려보지만 쿄코의 마음은 이미 새 출발로 향해있다. 아들과 함께 복권을 3백 엔의 꿈이라 말하는 료타와 단지 도박일 뿐이라 말하는 쿄코는 함께 없는 것이다. 뒤숭숭한 기분에 잠이 오지 않는 료타는 전당포에 팔 만한 물건이 무엇이 있으려나 찾아 보다 아버지의 벼루를 발견하게 된다.  마룻바닥에 앉아 아버지 불단의 향을 정리하고 있는 료타에게 어머니가 다가와 말을 한다. 

 

행복이란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으면 손에 없는 거야.”

 

태풍이 지나가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료타는 싱고와 함께 태풍을 뚫고 밖으로 나간다. 문어 미끄럼틀에 가려는 것이다. 둘이서 한참 과자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쿄코가 둘을 데리러 왔다. 셋이 문어 속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데 싱고가 자신의 복권이 사라졌음을 알아챈다. 사람은 빗속에서 3백 엔의 꿈을 찾아 헤맨다. 쿄코도 함께 찾아 헤맨 료타가 3억 엔은 될지라도 3백 엔은 맞는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다음날 날이 개고 셋은 집으로 돌아간다. 료타는 아버지의 벼루를 가지고 전당포로 향한다. 아버지의 벼루는 의외로 값이 나가는 물건이었다. 들뜬 료타에게 전당포 주인이 료타가 예전에 썼던 료타의 소설 초판본을 꺼내며 벼루에 먹을 갈아 붓으로 사인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소설이라고는 자도 읽지 않고 자신이 소설가가 되는 싫어했다고 생각한 아버지가 실은 동네를 다니며 아들의 소설을 나누어 주고 다녔던 것이다. 료타는 결국 벼루를 전당포에 맡기지 못하고 소중히 들고 돌아온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다음 달에  만났던 그곳에서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쿄코와 싱고가 먼저 뒤돌아 간다. 그런 둘을 잠시 지켜보던 료타가 반대 방향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위에는 사이 태풍에 망가진 우산이 주인의 손을 놓치고 나뒹굴고 있다. 료타는 지금껏 망가진 우산을 계속 들고 다녔던 걸까. 이제 우산을 놓을 있을까. 

 

 

잔잔한 일상이 주는 아름다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처럼 일상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리는 감독이 있을까 싶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을 보면 작고 작은 이야기인듯하다가도 어느 장면에선가 크게 울림을 준다. 게다가 영화에서는 감독의 뮤즈였던 키키 키린의 생전 모습을 있는 즐거움도 있다.

 

 

언제 보면 좋아?

 

언제부터 인생이 꼬인 건지하고 붙이고 싶을 조용히 혼자 보면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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