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소녀가 홀로 그네를 타고 있다. 그 모습을 멀리서 누군가 지켜본다. 곧 그들의 머리 위로 먹구름이 드리우고 비가 한 방울씩 내리기 시작한다. 비가 오는데도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온몸으로 책을 가리고 벤치에 앉아 있는 소녀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한 남자가 있다. 그렇게 후미와 사라사는 만난다. 집에 가기 싫다고 말하는 사라사를 후미는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기본 정보
감독:이상일
출연: 히로세 스즈, 마츠자카 토리, 요코하마 류세이, 타베 마키코
개봉:2023.1
OTT: 왓챠
영화의 줄거리
15년 후, 사라사는 한 식당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라사의 남자친구는 료이다. 둘은 동거 중이다. 료는 늘 사라사를 집착에 가깝게 필요로 하면서도 사라사를 불쌍하게 여긴다. 사라사는 그런 남자친구의 마음이 불편하다.
15년 전, 사라사는 우연히 후미를 만나 그의 집에 따라갔다. 사라사는 아빠는 죽고 엄마는 애인과 살게 되면서 이모의 집에서 얹혀살고 있는 중이었다. 사라사에게는 말 못 하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밤마다 사라사의 방에 이모의 중학교 2학년생 아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싫다고 거부하는 사라사의 몸을 강제로 만지는 그를 사라사는 제지할 수 없다. 사라사는 이모의 집에서 살고 싶지 않다. 후미와 함께 하는 생활이 오히려 편안하고 즐겁다.
성인이 된 사라사는 어느 날 직장의 동료와 회식 후 어느 함께 카페에 가게 된다. 술집인 줄 알고 들어갔던 그 카페에서 사라사는 15년 만에 후미와 마주치게 된다. 카페의 주인이 바로 후미다. 바로 후미를 알아보고 동요하는 사라사와 달리 후미는 사라사를 몰라보는 것만 같다. 그 후로 종종 사라사는 홀로 후미의 카페에 간다. 후미는 그저 조용히 주문한 커피를 내어 줄 뿐이다.
15년 전, tv에는 사라사의 유괴 사건에 대한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사라사는 계속 후미와 살고 싶지만 그가 경찰에 잡혀갈까 봐 걱정이 된다. 뉴스에서는 소아성애자가 사라사를 납치한 거라고 나온다. 소아 성애는 힘든 거냐고 묻는 사라사에게 후미는 그것 말고도 인생에 힘든 일은 많이 있는 거라고 말한다. 후미는 경찰에 잡혀가는 것보다 자신의 비밀이 세상에 밝혀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고백한다. 사라사는 후미와 있는 시간이 즐겁다. 함께 피자를 먹고 시집을 읽고 저녁 대신 아이스크림을 먹고 매일 밤마다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사라사가 후미의 카페에 홀로 앉아 있을 때 불쑥 료가 모습을 드러낸다. 료는 그동안 사라사의 뒤를 캐고 다녔던 것이다. 게다가 료는 인터넷에 후미의 사진을 올려 신상정보를 알리기도 했다. 그 모습에 화가 난 사라사가 따지고 들자 료는 격분해서 사라사를 무자비하게 때린다. 얼굴에 피범벅을 한 사라사가 밤거리로 도망쳐 나온다. 길에는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길에 쪼그려 앉아 있는 사라사를 발견한 후미는 카페로 데려가 그녀의 얼굴에 묻는 피를 닦아주며 둘은 비로소 재회한다. 사라사는 과거의 일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후미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아무리 말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는 것과 이모의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이유를 도무지 말할 수 없었다는 것에 대해서 말하지만 아이를 누구의 허락도 없이 맘대로 데리고 가서 보호하고 있었다는 건 잘못된 방식이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지점에서 이 영화에서 명확하게 누구의 잘못인지 뭐가 잘못인지 구별하기 어려워지고 점점 후미와 사라사의 관계가 옳은 것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만드는 지점이 발생한다.
료에게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사라사는 후미의 옆집으로 이사를 한다. 다시 후미와 사라사의 인연이 시작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싸구려 주간지에서 그들을 ‘금단의 사랑’이라는 제목을 붙여 보도하고 집에 전단지가 붙고 후미의 카페는 엉망이 되고 후미는 길에서 소아 성애자라며 조롱을 당한다.
그러던 중 사라사는 직장 동료가 여행을 가게 되면서 그녀의 딸인 리카를 맡게 된다. 사라사, 리카 그리고 후미 세 사람은 함께 있을 때 즐거워 보인다. 리카와 후미는 마치 15년 전의 사라사와 후미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금방 돌아오겠다던 동료는 시일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리카는 생각보다 사라사의 집에서 오래 머물게 된다. 그러는 사이 후미의 곁에 다시 어린 여자아이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고 경찰이 출동해서 리카를 강제로 분리해간다. 사라사도 후미의 일로 직장에서 잘리고 실직 상태가 되어 버린다. 세상은 둘의 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도 사라사와 후미의 사랑을 응원해야 하는 건지 말려야 하는 건지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집 우편함에 가득 들어 있던 전단지를 들고 료를 찾아간 사라사는 망가져 있는 료를 본다. 료에게 모진 말을 듣고 집을 나서는데 료가 들고 있던 칼로 자해를 하고 만다. 료의 자해와 실직 등으로 사라사도 정신적으로 지쳐간다. 지친 몸을 이끌고 후미의 카페를 찾아간 사라사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후미를 발견한다. 다 자신의 잘못이라며 용서를 구하는 사라사 앞에서 후미는 갑자기 옷을 하나씩 벗는다. 완전한 나체가 된 후미가 천천히 사라사 쪽으로 몸을 돌린다.
후미가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았던 비밀은 자신의 신체적 장애였다. 후미는 신체적으로 어떡해서든 어른이 될 수 없었던 사람이다. 계속 아이로 남아 있었야만 했었던 남자였던 것이다. 그래서 애써 사귄 여자친구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단 한 번도 그녀를 안아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후미는 사라사 앞에서 고백한다. 사라사가 다가오는 걸 거부하는 후미를 사라사는 꼭 껴안아 준다. 둘은 함께 하기로 한다. 세상이 그들을 또 괴롭히면 또 멀리 흘러가 버리면 그만이다.
소아 성애 코드 꼭 필요했나?
영화를 보는 내내 중요한 키워드로 ‘소아성애’가 나온다. ‘소아성애’란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아주 불쾌할 것이다. 그것은 아주 민감한 문제다. 영화상에서 후미는 어린 사라사에게 어떤 성적인 행동도 하지 않는다. 다정한 보호자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게다가 영화 후반부에 실은 감추고 싶었던 부분은 ‘소아성애’가 아니라 ‘신체적 장애’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실은 후미도 신체적으로 어린아이였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둘의 사랑은 아이와 아이의 사랑이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이 되기도 하는데 마지막 부분에 후미가 15년 전 식사 중 사라사의 입술을 야릇한 눈길로 만지는 장면이 나오면서 다시 마음이 헷갈리게 된다. 후미의 신체적 장애만으로도 이야기가 충분히 성립되었을 것 같은데 소아성애를 사랑으로 포장하고 소아성애를 가지고 있어도 아무 짓도 안 하면 죄가 아니니 괜찮다는 식의 미화하려는 느낌을 계속 받게 하는 방식은 굳이 영화나 소설의 흐름상 필요한 부분이었을지 의문이 간다.
소설 원작 영화
이 영화는 나기라 유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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