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감독: 미키 타카히로
출연: 미치에다 슌스케,후쿠모토 리코, 후루카와 코토네, 마츠모토 호노카
개봉 :2022.11
원작: 소설
OTT: 웨이브
영화 줄거리
‘아침에 일어나면 노트북 일기를 읽을 것’
마오리의 아침은 혼란스러움으로 시작된다. 마오리는 3년 전 골든위크(일본의 대표적인 연휴) 첫날, 한 아이를 구하려다 사고를 당했고 그 후유증으로 인해 선행성 기억 장애를 앓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어제의 마오리는 없다. 마오리에게는 지난 3년간의 기억이 없다. 방 곳곳에는 마오리의 기억을 도와줄 메모가 붙어있다. 일기를 읽을 때마다 마치 다른 사람의 일기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마오리는 기억하기 위해 어제를 이어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기를 쓴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다르다. 어제 팔레트가 깨져서 발을 다친 일을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길로 엄마와 병원으로 향한 마오리는 기억 장애가 낫고 있다는 희망적인 진단을 듣는다. 방 안에 붙어 있던 수많은 메모들을 떼어내던 마오리는 실수로 벽에 붙어 있던 종이 한 장을 떨어뜨리고 그걸 찾으려다 책장 안 깊숙한 곳에서 스케치북 하나를 발견한다. 스케치북 안에는 한 소년이 그려져 있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그를 그렸다. 그러나 마오리의 기억에 그는 없다.
친구인 이즈미를 만나 혹시 그를 아냐고 묻는다. 이즈미는 단지 도서관에서 마주친 남자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즈미의 말에도 마오리는 계속 그림 속의 그가 신경 쓰인다.
“사귀어 주시지 않을래요?”
카미야 토루는 거짓 고백을 한다.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시모카와를 구하기 위해서다. 토루는 생각한다. 마오리도 분명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 것이다. 토루의 생각과는 달리 방긋 웃으며 마오리는 좋다고 말한다. 토루가 마오리에게 고백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아이들 사이에 공유되어 인기 영상이 된다. 이즈미가 복도를 지나던 토루를 막아서고 장난이면 그만두라는 엄포를 놓고 간다.
방과 후, 토루를 찾아온 마오리에게 토루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고백하고 사과한다. 마오리는 너그럽게 친구를 지켜 준 것이니 괜찮다고 말해준다. 게다가 나랑 사귀는 게 싫지 않다면 연인인 척하자는 제안을 하기까지 한다. 마오리는 세 가지의 조건을 건다.
첫째, 방과 후까지는 서로 말 걸지 말기
둘째, 연락은 가능한 간단히
셋째, 진짜로 좋아하지 말기
마오리는 토루에 대해 하나씩 알아간다. 알게 된 건 모두 메모해둔다. 토루를 잊지 않기 위함이다. 토루는 마오리가 기억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가족과 이즈미 그리고 학교의 선생님들뿐이다. 엄마는 누군가 기억 장애를 가진 마오리를 나쁘게 이용할지도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해준다. 마오리에게 토루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 걸까. 어제의 기억이 없는 마오리는 매일 절망적인 기분으로 아침을 맞는다. 그런 마오리에게 하루의 희망이 있다. 바로 카미야 토루다. 마오리는 토루에게 첫 데이트를 제안하고 둘은 일요일에 공원으로 놀러 가기로 한다.
데이트에 나온 토루는 커다란 피크닉 가방을 들고 있다. 그 안에는 토루가 직접 만든 요리가 들어있다. 토루는 요리를 잘한다. 살림도 잘한다. 토루는 심장이 약해 일찍 돌아가신 엄마가 남겨준 살림 노트 덕분이라고 말한다.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마오리는 토루와 함께 있으면 괴로움이 사라진다. 따뜻한 햇살 아래 마오리는 편안한 마음으로 누워 있다 그만 잠이 들고 만다.
얼마나 지났을까. 잠이 깬 마오리는 다시 기억을 잃고 바로 옆의 토루를 알아보지 못한다. 당황해서 도망쳐 버린 마오리는 급하게 이즈미에게 전화를 건다. 이즈미는 토루에 대해 적혀 있는 노트가 가방 안에 있으니 그걸 읽으라고 알려준다. 마오리를 찾아 헤매던 토루와 마주친 마오리는 사과를 하고 자신의 기억 장애를 털어놓는다. 역시 연애는 무리라며 다 그만두자는 마오리에게 토루는 일기에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쓰지 않으면 그만이지 않겠느냐며 위로해 준다. 다음날 마오리는 어제 즐거웠다고 말하고 토루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행동한다. 토루도 점점 마오리와 함께 있는 것이 즐겁다. 마오리는 토루와의 즐거운 시간을 매일 일기에 기록한다. 그와의 즐거운 시간이 점점 쌓여간다.
"카미야 토루를 잊지 말 것" 마오리는 생각한다.
수족관에 간 토루와 마오리는 기념품 가게에서 귀여운 펭귄 키링을 보게 된다. 좋아하는 마오리에게 선뜻 자신이 사주겠다고 하자 마오리는 커플로 하자고 제안한다. 토루의 누나는 유명 소설가다. 이번에 아쿠타가와 상 (일본의 유명 문학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발표가 있는 날, 토루와 이즈미 마오리 세 사람은 마오리의 집에서 함께 시상식을 보기로 한다. 마오리의 방에서 토루가 사준 키링이 가방에 달려 있는 걸 보고 기쁜 토루는 자신은 열쇠에 달았다며 보여주지만 마오리는 기억하지 못하고 당황하여 방을 나가 버린다. 토루도 집에 가려고 하지만 이즈미는 도망가지 말라며 마오리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오리의 부모님은 그녀가 미대에 진학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마오리는 자신이 없다. 매일 기억을 잃어버리는 자신이 미대 입시를 준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때 토루가 ‘절차기억’이라는 걸 말해주면서 자전거나 피아노를 배우는 것처럼 몸이 기억하는 건 쉽게 잊히지 않는다고 마오리를 응원해 준다. 마오리가 기억을 잃어도 몸이 그것을 기억하고 있으니 완전히 잊는 건 아니라고 말이다. 그런 토루는 마오리에게 희망이다.
비록 기억하지 못해도 점점 토루를 향한 마음이 쌓여가는 마오리는 토루를 잊고 싶지 않다. 어느 날, 축제 간 두 사람은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함께 보게 되고 마오리는 이런 아름다운 순간도 자신은 잊게 되리라는 사실에 눈물을 흘린다. 그런 마오리에게 토루는 말해준다.
“어떤 기억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아.”
둘은 가짜 연인 세 번째 조건을 깬다.
시간이 지나 무사히 졸업을 하게 된 이즈미와 마오리는 감회가 새롭다. 모두 이즈미 덕분이라고 말하는 마오리다. 마오리는 이즈미와 수족관에 간 일도, 불꽃놀이를 본 일도, 공원에 함께 간 일도 모두 즐거웠다고 말한다. 마오리와 이즈미의 가방에 사이좋게 펭귄 키링이 걸려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세 번째 조건을 깨고 진짜 연인이 된 토루와 마오리의 사랑은 지켜질 수 있을까.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마오리는 토루를 기억할 수 있을까.
아쉬웠던 점
나는 전체적으로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 일본 청춘 로맨스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감성과 표현이 잘 그려져 있기 때문이기도 했고 소설이 원작이어서 그런지 스토리도 잘 짜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어보지 못해서 원작에는 어떤 정도로 표현되었는지 비교할 수 없지만 원작은 차치하고 영화만 놓고 보면 영화 안에서 중심인물인 카미야 토루와 히노 마오리의 사랑 이야기 외에 토루의 집안 사정 이야기가 나온다. 어머니의 죽음, 누나가 유명 소설가라는 이야기, 아버지의 소설가로서의 좌절 등이 나오는데 이야기가 아주 연관성이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 비중이 필요 이상이어서 오히려 중심부 이야기의 힘을 뺀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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