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는 커티스의 위로 검푸른 폭풍우를 안은 구름이 몰려온다. 잠시 후, 내리는 비는 이상하게도 엔진 오일처럼 노란색을 띠고 있다. 불안한 표정으로 비를 맞고 서 있던 그는 곧 잠에서 깨고 평범한 일상이 시작된다.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커티스의 아침은 다른 날과 다를 바 없이 딸인 해나와 아내인 사만다와 함께 오붓하게 아침을 먹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간 밤의 꿈이 커티스를 불안하게 만든다.
<테이크 쉘터> 기본정보
감독: 제프 니콜스
출연: 마이클 섀넌, 제시카 차스테인, 토바 스튜어트, 케시 베이커
개봉: 2013
러닝타임: 120분
ott: 티빙 / 웨이브 / 왓챠
<테이크 쉘터> 줄거리, 결말, 해석
커티스는 또다시 꿈을 꾼다. 꿈에서 다시 검은 폭풍우가 사납게 밀려오고 자신이 기르고 있는 개인 레드가 하늘을 향해 거칠게 짖어댄다. 점점 목소리를 높여가던 레드는 결국 목줄을 끊고 커티스에게 달려들어 그의 팔을 물고 만다. 커티스는 고통 속에서 잠에서 깨어나고 일을 하는 낮 동안에도 팔에 간밤에 느꼈던 통증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새까만 새떼가 무리를 지어 불안한 비행을 하며 그의 마음을 더욱 어지럽힌다.
커티스의 꿈속에서 흙탕물 같은 폭풍이 몰아치고 자신은 차 안에 해나와 함께 있다. 커티스의 차는 비에 미끄러져 서게 되고 비를 맞은 사람들이 미쳐 날뛰며 그의 차창을 깨고 그를 폭행하고 해나를 데리고 가버린다. 커티스는 온통 땀에 절어 꿈에서 깨어난다. 사만다가 주말 벼룩시장에 자신이 만든 물건을 팔러 나간 동안 커티스는 마당에 우리를 만들고 집 안에서 기르던 레드를 밖으로 내몬다. 커티스는 레드를 볼 때마다 지난밤의 꿈이 생각나 불안하다.
사만다가 왜 레드를 내쫓았냐고 묻지만 커티스는 제대로 된 설명을 할 수가 없다. 꿈 때문이라고 말하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조심스럽다. 가뜩이나 불안한 커티스는 사고에서 11시간 동안 버티다 생존한 사람의 뉴스를 보고 마당의 방공호를 떠올리게 된다. 커티스의 꿈속 해나는 비가 오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커티스가 다가가니 밖에 누군가 낯선 자가 서 있다. 그가 집으로 침입하려 하자 커티스는 딸을 안고 몸을 피하는데 집 안의 모든 가구가 공중에 뜨는 현상이 발생하며 커티스는 괴로움에 몸을 떤다.
악몽에서 겨우 깨어난 커티스는 자신이 잠을 자는 동안 이부자리에 소변을 보고 말았다는 걸 발견한다. 그 사실을 모르고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사만다에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만 커티스는 의사를 찾아갈 결심을 하고 혼자 침대 시트를 빨며 자괴감에 빠진다. 그는 해나를 데리고 동네 도서관에 가서 정신 질환에 관한 책들을 빌려와 보면서도 한편으론 방공호에 비축할 물건들을 마트에 가서 잔뜩 고른다.
병원을 찾아간 커티스는 잠을 잘 자지 못한다며 수면을 도울 약을 처방해 줄 것을 요구하지만 의사는 단지 4일간 잠을 자지 못한 것만으로는 약을 처방해 줄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그는 자신이 악몽을 계속 꾼다는 사실과 잠자리에서 소변을 본 사실을 토로한다. 의사는 진정제를 처방해 주면서 커티스에게 정신과에 가볼 것을 권유한다.
귀가 들리지 않는 해나는 커티스의 직장의 의료보험 덕에 100% 보험 처리로 청력 복구 수술을 할 수 있게 된다. 커티스는 일하는 도중 천둥소리를 듣지만 동료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다. 자신에게만 들리는 소리에 급격하게 혼란스러움과 불안함을 느낀 커티스는 호흡곤란이 오고 구토를 하고 만다. 커티스는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나러 온다. 어머니는 커티스가 10살이었을 때 정신 분열 증상이 발현되어 정신 병원에 입원한 이후로 지금까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커티스는 어머니에게 정신 분열 증상이 생기기 전 악몽을 꾸었냐고 묻는다. 자신에게도 어머니와 같은 증상이 오는 건 아닌지 커티스는 불안하다. 어머니는 자신은 악몽에 시달린 적은 없다며 어떤 두려움 같은 걸 느꼈다고 말한다. 어머니는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는 망상에 시달리고 있다. 어머니의 정신 병력은 커티스에게 자신 또한 어머니처럼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을 심어준다.
사람은 불안함에 시달리면 그것을 잠재우기 위한 무엇이든 하게 된다. 커티스는 커다란 위험 부담을 안고 사만다 몰래 대출을 받아 방공호를 만들 계획을 세운다. 상담사를 찾게 된 커티스는 상담사에게 자가 검진 결과 자신은 정신 분열이 아니라는 말을 먼저 한다. 그런 말을 먼저 한다는 것은 그가 그만큼 자신이 정신 분열일까 봐 내심 걱정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자신은 정신 분열 환자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망상과 환상을 겪고 있다고 말하는 커티스의 불안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
사만다는 커티스가 방공호 공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어이없어 한다. 그가 대출에 대해 고백하자 사만다는 화를 내고 가버리지만 커티스는 자신이 느끼는 불안의 크기를 사만다에게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커티스는 의사의 지시 없이 마음대로 약의 복용량을 늘려서 먹고 그날 밤 극심한 발작을 하게 된다. 당황한 사만다가 911을 부르려고 하는데 커티스가 겨우 진정된다. 커티스는 자신의 악몽 이야기를 사만다에게 털어놓게 된다. 사람들이 비를 맞고 미치는 악몽을 자꾸만 꾸는 커티스에게 비는 자신도 어머니처럼 되어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될까 생각하는 그의 두려움에 대한 상징이라고 생각된다. 커티스는 자신의 존재가 어머니로부터 왔음을 상기하며 불안에 떤다.
커티스는 악몽에서 동료인 듀워트가 비를 맞고 미쳐서 자신의 다리를 자르는 것을 보게 되고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 불편해진다. 그는 사장에게 가서 듀워트와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 이야기하지만 이유를 제대로 설명 못하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커티스의 형이 사만다의 부탁으로 그를 만류하러 와보지만 커티스는 오히려 자신을 자꾸만 불안하게 만드는 레드를 형에게 보내버린다.
그의 악몽 속에 사만다도 등장하게 되고 커티스는 사만다에게마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한편, 회사의 사장이 찾아와 그가 방공호를 만드는데 회사 소유의 기계를 가져다 쓴 일에 대해 문책하며 그를 해고한다. 해고당하면 의료보험을 잃게 되고 그렇게 되면 해나의 수술을 물 건너 간 일이 되어 버린다. 그 일로 사만다는 커티스에게 크게 화를 내고 그에게 정신과에 가라고 말한다.
평소처럼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늘 다니던 모임에 나간 커티스는 그곳에서 듀워트와 마주하게 되고 둘은 싸우게 된다. 사장에게 커티스가 회사 기계를 사용했다고 알린 사람은 듀워트였다. 자신을 내보려고 했던 커티스에 대한 보복이다. 둘은 한바탕 싸우게 되고 격분한 커티스는 사람들에게 곧 폭풍우가 닥쳐서 세상이 끝날 거라고 외친다. 그는 어느새 악몽 속 일이 진짜로 일어날 거라고 믿고 있다.
평소처럼 악몽에 시달리는 커티스의 꿈에 귀가 들리지 않는 해나가 도로로 나가고 커티스가 급하게 아이를 안아 올리는데 눈앞에 검은 새떼들이 둘을 향해 몰려오더니 곧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져 죽는다. 커티스가 악몽에 시달리고 있을 때 사만다가 그를 급하게 깨운다. 밖에서는 시끄러운 경보가 울리고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두 사람은 급하게 해나를 데리고 방공호로 향한다.
방공호에서 밤을 보낸 가족, 사만다는 잠들어 있는 커티스를 깨우고 폭풍이 끝났으니 문을 열어 달라고 하지만 그는 밖에서 아직도 폭풍 소리가 들린다며 열지 못한다. 사만다는 그를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커티스는 힘겹게 사만다에게 열쇠를 넘기지만 그녀는 커티스 스스로 이겨내도록 독려한다. 결국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온 커티스는 자신의 생각과 달리 밖은 햇살이 눈부시고 피해도 나뭇가지가 조금 떨어지고 전기선이 나간 것 밖에는 없다는 걸 확인한다.
모든 것이 자신의 망상이었음을 깨달은 커티스는 사만다와 함께 정신과를 찾게 되는데 그곳에서 의사에게 오랜 기간에 걸친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결국 자신도 어머니처럼 가족과 떨어져 정신 병원에 가야 한다는 말에 커티스는 좌절하고 가족은 그가 입원하기 전, 해변으로 여행을 떠난다. 모래사장에서 해나와 커티스가 모래성을 쌓고 있을 때 해나가 커티스의 어깨너머의 하늘을 바라보며 수화로 "폭풍우"라고 말한다. 바다 먼 곳에서 거대한 토네이도가 몰려오고 있다. 곧 커티스의 꿈에서처럼 엔진 오일 같은 노란색 비가 사만다의 몸을 적시며 내린다.
영화 <테이크 쉘터>의 마지막에서는 결국 커티스의 악몽이 실제로 일어나는 결말을 맺는다. 커티스는 자신도 어머니처럼 정신 질환을 앓게 될까 봐 계속 두려워하고 상담사나 정신과 의사 그의 주변 인물들도 그의 불안을 믿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커티스의 불안이 현실화되면서 그것이 그가 미쳐가는 것이 아니라 예지몽을 꾸고 있었다는 결말을 맺는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결말은, 결말에서 보는 폭풍우 또한 그의 또 다른 꿈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가 정신 질환에 시달리며 망상을 겪는 것이 맞고 마지막의 장면을 그의 또 다른 꿈을 본다면 또 다른 결말이 나오므로 <테이크 쉘터>는 보는 사람이 어떻게 결론지을지에 달린 열린 결말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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