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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애프터썬> 해석, 줄거리, 결말, 리뷰

by 영화로운_ 202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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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인 소피는 아빠와 함께 튀르키예로 여행을 떠난다. 숙소에 도착해 보니 프런트에는 아무도 없고 아빠가 겨우 사람을 데리고 와서 호텔 룸으로 들어왔더니 예약했던 것과는 다르게 침대가 하나뿐이다. 아빠는 여행에 지쳤을 소피를 먼저 재우고 자신은 베란다로 나가서 담배를 한 대 피운다. 흐느적흐느적 느릿한 몸짓으로 움직이며 아빠는 홀로 담배를 피운다. 어린 소피는 이미 잠들었다.

애프터썬

<애프터 썬>기본정보

감독: 샬롯 웰스
출연: 폴 메스칼, 프랭키 코리오, 실리아 롤슨
개봉: 2023
러닝타임:101분
ott: 티빙  / 왓챠/ 웨이브/ 넷플릭스

 

<애프터 썬> 줄거리, 결말, 해석

 

다음 날, 수영장에서 아이의 등에 선크림을 발라주는 아빠의 손길이 다정하다. 소피는 엄마와 이혼한 아빠와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수영장과 바다를 다니며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는 아빠와 딸의 모습을 카메라는 천천히 따라간다. 이 영화는 감독 샬록 웰스가 실제로 자신의 아버지와 겪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자전적 영화다.

애프터썬

영화 <애프터 썬>은 크게 두 가지 장면으로 나눌 수 있다. 과거의 소피와 아빠 캘럼의 튀르키예 여행 이야기와 현재 소피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애프터 썬>에서는 특히 색감이 두드러지는데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는 서늘할 정도의 깊은 푸른색이 쓰였다면 과거의 회상 장면에서는 태양과도 같은 밝고 따뜻한 노란빛이 함께 한다. 

 

소피는 우연히 화장실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여자들의 대화를 듣게 되고 자신도 그들처럼 얼른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에 휩싸인다. 만으로 11살이면 충분히 그런 마음이 들 수 있는 나이다.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데 내 시간만 자꾸 느리게 흘러가는 기분이 드는 나이다. 소피는 같은 호텔에 놀러 온 젊은 커플들을 보고 이성에 눈을 뜨고 어른들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소피는 자꾸만 어른이 되고 싶지만 아빠의 눈에는 아직 어린아이일 뿐이다. 아빠는 낮 동안 그을린 소피의 얼굴을 정성스레 닦아주고 나아가 호신술까지 알려준다. 매우 중요한 것이라며 몇 번이고 소피가 몸에 익힐 때까지 알려준다. 햇살 아래 두 손을 맞댄 아빠와 소피는 스쿠버 다이빙을 나가지만 소피가 그만 물안경을 놓쳐 버리고 만다. 

 

아빠가 얼른 물속으로 들어가 찾아보려고 하지만 이미 깊게 가라앉아 버린 물안경을 찾을 수 없었다. 아빠는 어딘가 언짢아 보이고 소피는 아빠가 그런 건 자신이 물안경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한다. 아빠는 그저 피곤할 뿐이라고 대답하며 소피의 마음을 안심시켜 주기도 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피의 학교 선생님에 대한 농담도 던져 보기도 한다.

애프터썬

소피는 약간 우울한 기분을 느낀다. 피곤해서 가라앉는 기분이라는 소피를 일으켜 아빠는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소피와 아빠는 길에서 머리도 땋고 카펫도 함께 구경하러 간다. 아빠는 아름다운 카펫을 넋을 잃고 바라본다. 아빠는 그때 아빠 혼자 카펫 가게로 돌아가 850 파운드를 주고 카펫을 사 오고야 만다.

 

아빠가 카펫을 사던 그때, 소피는 우연히 포켓볼을 치며 알게 된 젊은 커플들과 어울려 놀게 된다. 소피는 자신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이제 막 어른이 되었을 그들을 유심히 살펴본다. 그들이 서로를 안는 모습, 술을 마시고 흥에 취해 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소피는 그들의 세계에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숙소로 먼저 돌아온 소피는 입고 있던 티셔츠와 바지를 널어 말리고 비키니에 원피스로 갈아입는다.

 

소피와 아빠는 캠코더를 가지고 와서 서로를 찍어주기도 한다. 소피는 서툰 앵글로 아빠를 찍으며 인터뷰를 한다. 아빠의 11살 생일에 대해 묻자 아빠는 캠코더를 끄라고 말하고 소피는 자신의 마음에만 녹화해두겠다고 말한다. 아빠의 11살 생일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다. 엄마에게 말했더니 화를 내며 귀를 잡아당겼고 아버지와 함께 장난감을 사러 가 빨간색 전화기를 샀다. 

31살 생일을 맞는 캘럼은 자신의 딸에게는 자신이 경험했던 11살보다 더 좋은 경험을 주고 싶어서 튀르키예 여행을 택했을지도 모른다. 이 여행을 통해 소피는 아빠와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새로운 경험들을 한다. 마이클이란 또래 남자아이를 만나 키스를 나누기도 한다. 소피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밤늦게까지 소피가 그렇게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커플들과 어울리고 있을 때 아빠는 호텔 룸을 나가 바닷가로 간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바닷가로 향한 아빠는 그대로 바다로 걸어들어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숙소에 돌아왔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자 소피는 로비에서 깜빡 잠이 들고 그 모습을 본 프런트 직원이 소피에게 여벌의 열쇠를 준다. 소피가 들어가 보니 아빠는 나체로 소피의 침대에 잠들어 있다. 다음날 모닝콜이 아빠를 깨우고 아빠는 소피를 깨워 함께 관광을 간다. 

애프터썬

그곳에서 소피는 사람들에게 부탁해 아빠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지만 아빠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관광을 마치고 돌아온 숙소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아빠는 소피에게 춤을 추자고 한다. 아빠는 소피를 품에 가득 안고 춤을 춘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아빠는 뒤돌아서 다시 엄마에게로 돌아가는 소피의 모습을 담는다. 서로 사랑한다고 인사를 주고받는다.

 

현재의 소피는 자꾸만 꿈을 꾼다. 어둠 속에서 아빠가 비틀비틀 춤을 추는 꿈. 튀르키예의 그날의 춤을. 지금의 어른이 된 소피가 쓰러지듯 비틀 거리는 아빠를 부둥켜안아 일으켜 본다. 영화 <애프터 썬>은 상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상상은 "그날의 아빠는 어땠을까"이다. 어린 소피는 지금 한참 성장 중이고 자신의 삶에 부풀어 있는 중이다. 아빠와의 여행이 기쁘다. 소피는 아직 어리다.

 

그 안에서 부서져 내려가고 있었을 아빠의 모습은 어땠을까를 어른이 된 소피가 회상하며 퍼즐 조각을 맞추듯 상상의 조각을 맞추는 영화다. 가족이 아무리 가깝다고 해도 그들이 내 시야 앞에 없을 때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게다가 그 가족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면 왜 그랬는지 더욱 퍼즐을 맞춰보고 싶을 것이다.

그때 내가 놓친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때 아빠의 마음은 어땠을지, 어른이 된 소피의 머릿속에 바다로 뛰어 들어가는 아빠나 베란다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아빠, 혼자 오열하고 있는 아빠는 소피가 상상으로 메꾸어 낸 아빠다. 아빠는 아마도 튀르키예 여행을 마치고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아빠가 샀던 카펫도 지금은 소피의 침대 아래에 깔려 있다.

 

<애프터 썬>에서 아빠 캘럼은 소피에게 우울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고 미래에 대해서 말해주고 호신술을 가르쳐 주고 자신은 태극권이나 명상 같은 것으로 이겨내보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미래의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따금씩 보이는 지친 모습을 알아차리기엔 소피는 너무 어렸다. 그래서 꿈에 어른이 된 소피가 힘껏 아빠를 안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기억 속에서 아빠가 싸웠을 괴로움의 틈을 메꾸는 작업이 영화 <애프터 썬>이다.  그래서 보고 나면 오래 마음이 저리다. 영상미도 아름답고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다. 어린 소피가 아빠와 튀르키예 여행 중 함께 선베드에 누워 이런 말을 한다. "같은 태양 아래 누워 있다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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