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두 사람 남자는 프랑스에 여자는 한국에 있다. 남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집 근처의 참나무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어 전송해 준다. 그의 이름은 스테판, 요리사다. 아들의 결혼식의 요리 준비로 한창 바쁘면서도 그는 한국에 있는 수와 계속 문자를 주고받는다. 그는 수와 대화하고 싶다. 오히려 가족들과 있을 때 더 따돌림당하는 기분이 든다.
<#아이엠히어>기본정보
감독: 에릭 라티고
출연: 알렝 샤바, 배두나, 이리안 버갈라, 블랑귀 가르딘
개봉: 2021
러닝타임: 97분
ott: 웨이브 / 넷플릭스
<#아이엠히어> 줄거리, 결말, 리뷰
수가 스테판이 보낸 참나무 사진을 그림으로 그려 보내준다. 스테판은 그녀의 그림을 사고 싶다고 제안한다. 스테판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식당의 인테리어를 공포 영화 "샤이닝"에 비유하며 장사를 핑계 삼아 그녀의 그림을 사서 레스토랑 벽에 건다. 벽에 걸려 있던 동물들의 박제들과 어두운 그림은 헐값에 내다 판다. 죽음을 연상시키는 박제와 칙칙한 그림에서 수가 보내온 한국의 알록달록한 풍경으로 바뀐다. 그의 마음에도 그런 변화가 온다.
스테판은 수에게 직접 그림이 걸려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영상 통화를 하자고 제안한다. 곧 수에게서 전화가 온다. 스테판은 그녀에게서 산 그림이 레스토랑에 걸려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수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빌딩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테판은 빌딩과 함께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을 캡처해서 저장해 둔다. 스테판은 계속 수에 대해 생각한다. 날이 갈수록 점점 생기가 도는 스테판은 온통 그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둘의 대화 도중 마침 벚꽃 이야기가 나오자 수는 "같이 보면 좋을 텐데"란 메시지를 보내고 스테판은 그 즉시 한국에 갈 결심을 하게 된다.
한국에 벚꽃을 보러 가겠다며 아들 다비드에게 레스토랑 일을 몽땅 맡겨 버리고 한국행 비행기에 무작정 오른 스테판은 수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스테판이 다음 비행기로 서울에 도착한다고 함께 저녁을 먹자고 하니 수는 좋다고 공항에서 보자고 한다. 어느덧 비행기는 인천 공항에 도착하고 스테판은 나오자마자 수를 찾지만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공항에서 계속 수를 기다리던 그는 바에서 한국 사람들과 어울려 소주를 진탕 마시고 공항 벤치에서 잠이 든다.
수에게 계속 연락을 시도해 보지만 그녀에게 연락이 닿질 않고 스테판은 공항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다. 그는 우연히 프랑스에서 원정 경기를 온 농구 팀과 만나게 되어 함께 식사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그는 공항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 자신의 계정에 업로드하고 팔로워는 점점 늘어나게 된다. 어느덧 스테판은 프렌치 러버라는 해시태그로 유명해지게 된다.
매일 공항에서 노숙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프렌치 러버를 본 청소부 아주머니는 스테판을 공항의 찜질방으로 데리고 가 쉴 수 있게 해준다. 푸드코트에서 자신의 식당처럼 오리 요리를 하는 식당을 발견한 친화력 100%의 스테판은 곧 자신을 소개하고 주방으로 들어가 함께 요리를 해서 청소부 아주머니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그는 수의 꿈을 꾼다. 혹시나 수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를 기다리다가 엇갈려서 가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다 꿈일 뿐이다.
공항에 11일이나 머물고 있는 스테판은 공항 경찰들에 의해 잡혀 오게 되고 신분 조사를 받게 된다. 강제 출국을 당하기 직전, 티브이며 인터넷에 그에 대한 기사가 떠돌고 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본다는 걸 눈치챈다. 게다가 공항에 스테판을 취재하러 나온 기자들이 그를 에워싸기 시작하자 스테판은 무작정 도망치기 시작한다.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는 도주 끝에 그가 나온 곳은 하필 비행기 이착륙장이고 그는 더는 참지 못하고 괴성을 지른다. 그는 점점 수에게 당한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스테판은 이제 공항을 나와 그녀가 일하는 빌딩으로 직접 찾아간다. 빌딩 1층의 안내 직원에게 그녀의 인상착의를 설명하고 있는데 마침 수가 로비로 나오는 걸 발견한다. 수는 스테판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도망치기 시작하고 스테판은 급히 그녀의 뒤를 쫓는다. 스테판과 드디어 대면한 수는 어색하게 만나서 기쁘다고 말한다. 수는 누가 기다려서 가봐야 한다고 말하고 스테판은 그녀의 말에 자신 또한 기다렸다고 말한다.
수는 어쩔 수 없이 스테판과 함께 걷기 시작한다. 수는 스테판이 sns에 자신을 자꾸 해시태그 해서 창피하다고 말하며 그에게 눈치가 없다고 말한다. 좋았던 것을 그가 진짜 한국에 옴으로써 망쳐 버렸다고 말한다. 그림도 옆집 사람이 그려준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한참을 걷다 스테판이 이제 뭐 하냐는 질문을 하자 수는 이제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곤 앞에 있는 유치원으로 가 딸아이를 데리고 멀어져 간다. 그녀가 손짓으로 안녕을 고한다.
다음날 스테판은 혼자 남산에 벚꽃을 보러 가고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다 반대편 길에서 자신의 아들인 루도를 발견하고 놀란다. 그의 아들들인 루도와 다비드가 스테판을 데리러 온 것이다. 그들은 광장 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재밌게 논다. 한국에 온 게 어땠냐는 말에 스테판은 오는 게 아니었다고 말하며 자신이 망친 것 같다고 말한다. 이번 일을 망쳤냐고 묻는 아들에게 그 이전의 인생을 망쳤다고 너희들에게 잘해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스테판은 결국 아들들과 프랑스로 돌아간다.
영화<#아이엠히어>의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다. sns로 주고 dm만 주고받던 남녀, 그것도 나이가 지긋한 남성이 인생의 새로운 사랑을 찾아 멀리 한국까지 날아온다는 이야기는. 하지만 수는 그저 작은 일탈에 불과했고. 그녀의 일탈이 보잘것없는 것과 같이 배두나의 분량도 작디작았다. 나는 영화에서는 아무리 작아도 무슨 일이든 벌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문제는 그것을 담아내는 방식인데 영화는 로맨스로도 여행기로도 부족했고, 마지막의 스테판의 반성처럼 결국 가까운 것이 소중했다고 말하기에도 인과관계가 불충분하다고 느꼈다. sns의 프로필 사진이나 외국인과의 dm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소셜 미디어의 경고를 교훈으로 삼으며 싱겁게 끝나버리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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