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보
감독: 조던 필
각본: 조던 필
수상: 87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 여우조연상
출연: 다니엘 칼루야, 케케 파머, 스티븐 연, 브랜든 페레아, 마이클 윈콧
개봉: 2022년 8월
넷플릭스에서 시청하였습니다.
상상력의 천재 조던 필 감독
이 영화는 전작 <겟아웃>과 <어스>로 상상력 넘치는 세계를 보여준 조던 필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까지 맡은 작품으로 주연배우로는 <겟아웃>에서 함께한 다니엘 칼루야가 출연한다.
영화 줄거리, 그들은 우리 위에 있다.
영화 시작과 함께 뉴스에서는 실종자 수색을 알리는 불길한 뉴스가 흘러나온다. 실종자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주인공인 OJ는 아버지와 함께 말 목장을 운영하며 살고 있었다. 말들은 할리우드의 영화 촬영이나 광고 촬영에 캐스팅되기도 하는데 캐스팅이 성사되지 않으면 그들은 생계를 위해 소중히 길러온 말을 팔아야만 한다. 이런 걱정으로 대화를 나누던 OJ와 그의 아버지 주위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려오고 OJ는 무심코 소리의 진원지인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때 하늘에서는 알 수 없는 물건들이 우박처럼 쏟아져 내리고 말 위에 올라타고 있던 아버지는 이내 바닥에 고꾸라진다. OJ가 병원으로 급히 옮겨 보지만 아버지는 끝내 사망한다. 사망한 아버지의 눈에는 동전 하나가 깊숙하게 박혀있다.
아버지 눈에 박혀 있는 동전, 그리고 말의 엉덩이에 박혀 있는 열쇠. 가족들은 그것이 비행기에서 떨어진 잔해라고 믿는다. 아버지가 죽고 6개월 후, OJ와 그의 여동생 에메랄드는 그들의 말 ‘럭키’를 캐스팅시키기 위해 촬영장에 데리고 가지만 스태프의 실수로 캐스팅은 무산되고 남매는 럭키를 주피터 파크에 팔게 된다.
주피터 파크의 주인은 바로 <워킹데드>와 <미나리>로 한국 관객에서 친숙한 배우 스티븐 연이 연기한 리키 주프 박이다. 주프는 과거 인기 아역스타로 “고디가 왔다”라는 쇼에서 출연해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어느 날 촬영장에서 침팬지 고디가 난동을 부리며 사람들을 살해하고 상해를 입히는 참극이 벌어진다. 주프는 다행히 살아남게 되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과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며 “고디가 왔다”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모습의 테마파크를 운영하며 살아간다. OJ와 에메랄드는 주프에게 럭키를 팔려고 하지만 OJ의 마음은 씁쓸하기만 하다.
집으로 돌아온 남매는 목장 하늘 위에서 의문의 빛이 반짝거리는 것을 목격한다. OJ는 그 물체가 지난 6개월간 사라지지 않고 있었음을 알아채고 에메랄드는 그 의문의 물체를 촬영해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가자고 오빠에게 제안한다. 에메랄드는 오프라 쇼에 나가 유명세와 돈을 거머쥘 것을 상상하며 들뜨지만 오빠인 OJ는 어딘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둘은 집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하고 설치를 도와준 엔젤과 에메랄드가 촬영을 제안한 감독 홀스트까지 합세해서 본격적으로 의문의 물체를 촬영하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 위를 떠돌던 의문의 물체의 정체가 그들 앞에 거대한 모습을 드러낸다. 남매는 그것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주요 키워드, "나쁜 기적" 그리고 "스펙터클"
영화 <놉>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나쁜 기적”이라고 말하겠다. 영화 속에서 말하는 나쁜 기적은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스펙터클을 소비하는 형식을 말하는 듯하다.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비극을 인간들은 다양한 형태로 끊임없이 중독적으로 소비하게 된다. 영화 안에서도 “본다”라는 행위가 전반에 걸쳐 중요한 포인트로 제시된다. 우리가 보는 것, 보지 않는 것, 보려고 하는 것, 보는 것에 집착하는 것,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 모두 말이다.
“고디”는 왜 왔을까?
영화 중간중간 플래시백으로 과거 촬영장에서의 “고디”의 모습이 나온다. 고디가 난동을 부리며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모습, 어린 주프가 그런 고디를 공포에 질려 바라보는 모습이 나온다. 의문의 외계 물체와 싸우는 영화와 침팬지의 이야기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게 된다. 고디는 영화 안에서 인간과 인간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바깥의 무언가를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자연이 될 수도 있고 우주 밖의 생명체가 될 수도 있다. 인간은 스스로 이 세계를 통제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고디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디가 나오는 장면에서 중력을 거스른 듯 똑바로 서있는 신발 하나가 눈에 띈다. 보고 싶지 않아도 눈길을 끄는 신발은 “나쁜 기적”을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고디 사건'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의 축약판 같다.
스티븐 연, 너무 아쉬워!
많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스티븐 연의 출연 비중이 작아서 아쉽다는 말을 한다. 특히 한국 관객에게는 더욱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스티븐 연이 맡은 “주프”역은 이 영화가 단순한 오락영화가 아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주는 역할이므로 분량에 상관없이 아주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하늘 위의 ‘그것’을 바라보는 OJ와 주프의 상반된 표정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왜 <nope>일까.
nope은 한글로 해석하자면 간단하게 "아니!"로 해석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no"보다 더 단호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감독은 왜 영화 제목을 "놉"이라고 했는지 궁금하다. 영화 안에서도 인물들이 여러 상황에서 "nope"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관객들이 호러에 반응하는 대사이기 때문에 활용하였다고 밝혔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서 "저건 분명 외계를 향한 인간의 저항의지의 표시일 야!"라고 생각한 입장에서는 살짝 김 빠지는 소리이기도 하다. 예술은 해석하는 사람의 몫이므로 감독이 어떤 의도로 만들었든 우리가 어떻게 느꼈는지도 중요하다. 영화 <놉>은 다양한 해석을 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이기도 하만 "I wrote in a time whem we were a little bit worrie about the future of cinema." "So the first thing I knew is I wanted to create a spectacle.... <the great American> UFO story" (저는 우리가 영화의 미래를 약간 걱정하던 시기에 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스펙터클에 대해서 쓰고 싶었죠.... 위대한 아메리칸 UFO 이야기 말이에요)라고 말한 조던 필 감독의 말처럼 영화를 위한 영화 스펙터클한 한 편의 새로운 UFO 영화로 즐겨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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