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존 말코비치 되기> 줄거리, 결말, 해석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다른 존재가 되어보고 싶을 것이다. 나란 무엇인가, 나의 의식이란, 그리고 또 그것의 주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돌아볼 기회가 인생에서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마련이다. 나 자신이란 것이 지긋지긋 해질 때, 화려한 다른 사람의 삶을 동경하게 될 때. 내가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문득 동경하는 다른 이의 삶과 나의 삶을 뒤바꾸고 싶은 욕망이 일어난다. 영화 < 존 말코비치 되기> 속의 크레이그와 라티 또한 어느 날 우연히 크레이그가 다니는 회사가 있는 7과 1/2층에서 존 말코비치의 의식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포털을 발견하게 된 이후로 멈출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존 말코비치 되기> 기본 정보

• 감독: 스파이크 존스
• 출연: 존 쿠삭, 카메론 디아즈, 캐서린 키너, 오슨 빈, 메리 케이 플레이스
• 장르: 판타지
• 러닝타임: 112분
• 개봉: 2000

<존 말코비치 되기> 줄거리, 리뷰

 

크레이그는 인형 조종사다. 그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도 그를 눈여겨 보아주지 않는다. 돈 한 푼 벌지 못하는 인형 조종사인 남편인 크레이그가 무력감에 빠져 있자 아내인 라티는 그에게 취직을 해보라고 권유한다. 크레이그는 생활 정보지를 보고 한 회사를 찾아가게 되고 그곳은 희한하게도 한 건물의 7층과 8층 사이 7과 1/2층에 위치해 있다. 

 

허리를 반으로 굽혀야 겨우 설 수 있는 이 기묘한 층에는 사무실들이 즐비하다. 그중 크레이그는 '레스터 사'에 서류 정리 담당으로 지원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채용되게 된다. 그렇게 레스터 사에서 일하게 된 크레이그는 오리엔테이션에서 우연히 맥신이라는 여성을 만나고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지만 그녀는 그에게 조금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

 

서류를 정리하던 크레이그는 캐비닛 뒤로 넘어간 서류를 찾으려다가 우연히 벽에 난 작은 문을 발견하고 그것이 유명 배우인 '존 말코비치'의 의식 속으로 15분 동안 들어갈 수 있는 포털임을 알게 된다. 이를 알게 된 크레이그는 맥신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그녀는 그에게 사람들에게 존 말코비치가 되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사업을 함께 할 것을 제안한다. 이 사실을 아내인 라티에게 말하자 라티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당장 포털에 들어가 보고 싶어 한다. 

존 말코비치가 되어 본 라티는 자신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로 존재하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라티는 그 후 존 말코비치의 의식 속에 들어가 맥신과 시간을 보내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남편인 크레이그와 아내인 라티가 동시에 맥신을 사랑하고 서로 존 말코비치의 의식 속에 들어가려는 기묘한 싸움을 벌인다. 한편, 맥신과 크레이그의 사업은 대박이 나고 사람들은 7과 1/2층에 줄을 서서 서로 존 말코비치가 잠시라도 되어보려 한다. 다른 사람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경험의 값은 200달러(당시 90년대 말)다. 사람들은 기꺼이 15분이라도 유명 배우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려고 200달러를 지불한다. 다른 사람이 되어 보고 싶은 욕망이 강한 걸까. 아니면 하나의 관음증일까? 아마 둘 다라고 생각한다.

 

맥신의 마음을 빼앗고 명성을 얻고 싶은 크레이그는 점차 말코비치의 의식을 조종하고 그의 몸을 통제하는 법을 익힌다. 유능한 인형 조종사인 크레이그는 말코비치를 자신의 인형 삼아 능숙하게 조종한다. 그렇게 말코비치의 의식 속에 살게 된 크레이그는 그의 유명세를 통해 인형 조종사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되고 맥신의 마음을 얻어 그녀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맥신의 마음에는 여전히 라티가 존재한다. 한편, 남편과 맥신을 동시에 잃게 된 라티는 레스터 박사를 찾아가게 되고 그에게서 포털에 대한 진실을 듣게 된다. 그는 자신은 레스터 박사가 아니라고 말하며 단지 레스터 박사의 의식 속에 사는 다른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의식에서 의식으로 옮겨 다니며 영원히 사는 비밀을 알게 되었고 그 여정에 함께 동참할 것을 라티에게 제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존 말코비치의 의식을 차지하고 있는 크레이그를 먼저 몰아내야 한다. 그들은 맥신을 납치해 크레이그를 협박하게 되지만 성공을 손에 쥔 크레이그는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망설이게 된다. 맥신을 다시 만나게 된 라티는 크레이그의 아이를 임신한 맥신을 보고 화가 나 자신이 가지지 못하면 맥신을 죽이겠다며 달려들고 레스터 박사는 맥신의 아이가 다음으로 들어갈 의식이 될 아이라며 그녀를 말린다.

크레이그는 고민 끝에 결국 맥신을 택하고 크레이그의 몸속에서 빠져나온다. 존 말코비치가 자유의 몸이 된 것도 잠시 수많은 사람들이 존 말코비치의 의식 속에 살기 위해 포털 속으로 들어가고 그는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말코비치의 몸에서 빠져나온 크레이그는 다시 보잘것없는 존재가 된다. 맥신을 위해서 명성을 포기 했지만 맥신은 라티를 선택한다. 영화 속에서 라티는 침팬지를 비롯해 여러 동물을 키우는 인물로 나온다. 아마도 라티가 진정으로 원했던 건 남자의 몸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을 줄 수 있는 아이였을지도 모른다. 크레이그는 애원을 하며 맥신을 붙잡으려 하지만 라티와 떠나는 맥신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맥신은 에밀리라는 딸을 낳고 라티와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그들은 자신들의 딸과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에밀리의 의식 속에 크레이그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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