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머리를 한 소년들이 하얀 합창단 옷을 입고 산을 향해 '할렐루야'를 부른다. 학교로 향하는 소년들도 모두 머리에 바가지 하나씩을 얹고 있다. 카미노에 마을에는 전통적으로 남자아이들은 모두 바가지 머리를 하고 있다. 100년도 더 이전부터 마을에 하나뿐인 이발소인 요시노 이발관에서 아이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머리 모양으로 자른다.
<요시노 이발관> 기본정보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모타이 마사코, 아사노 카즈유키, 이시다 호시, 요네다 료
개봉: 2009.6
러닝타임: 95분
OTT: 티빙 / 웨이브 / 왓챠
<요시노 이발관> 줄거리, 결말, 리뷰
요시노 이발관에는 항상 아이들이 모여든다. 요시노 아줌마는 그들에게 다른 곳에 가서 놀라고 하면서도 과자를 내어준다. 아이들은 모두 같은 모습을 하고 있고 마을은 평화롭다. 하지만 그들의 평화를 깨는 이가 등장한다. 도쿄에서 전학 온 사카가미 요스케는 바가지 머리도 아닌 데다 갈색 염색까지 하고 있다. 곧 여자아이들은 사카가미에게 관심을 보이며 몰려들고 남자아이들은 모여 뒷담화를 한다.
카미노에 마을의 소년들은 '산의 날'에 합창을 한다. 여름에 가뭄이나 홍수가 나지 않도록 신에게 노래를 불러 달래 주는 것인데 신은 여자이며 질투가 강해 오로지 남자아이들만 합창에 허락된다. 사카가미는 곧 교무실로 불려가 바가지 머리는 마을의 전통이라며 학교에서 권장하는 요시노 이발관에 가서 다른 아이들처럼 바가지 머리로 자르라는 말을 듣지만 그는 단호하게 거부한다.
사카가미의 거부로 아이들도 하나둘씩 바가지 머리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왜 우리는 바가지 머리를 하게 되었을까? 그때 마을의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전설 하나를 들려준다. 마을에는 오래된 전설이 하나 있는데 산신령을 모시는 텐구님이 계시고 그분은 심술이 많아 마을의 아이들을 빼앗으러 내려온다. 텐구로부터 소중한 아이를 지키기 위해 텐구의 눈을 속이려고 모두 머리 모양을 똑같이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텐구는 전설에나 나오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되돌아오는 대답은 '전통'이니 지켜야 한다는 반복되는 대답뿐이다.
사카가미는 계속 머리를 자를 것을 강요받자 등교를 거부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선생님은 케이타에게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매번 프린트물을 사카가미에세 전해주라고 심부름을 시킨다. 그때 아이들이 사카가미가 정말로 아파서 학교에 안 오는 것인지 꾀병인지 확인하겠다면서 사카가미의 집으로 몰려가게 되는데 야지가 배탈이 나고 화장실을 쓰게 되면서 아이들은 사카가미의 집에 들어가게 된다.
사카가미의 방에는 한창 호기심이 왕성한 남자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에로 잡지들이 수북하다. 사카가미가 이사를 할 때 아버지의 물건에서 슬쩍 해둔 것들이다. 에로 잡지 공급책이 된 사카가미는 아이들의 비밀 아지트에 초대되어 마을 아이들과 드디어 친구가 된다. 그와는 별개로 사카가미의 헤어스타일에 대한 고집은 계속되고 머리를 어떤 모양으로 하든 그건 표현의 자유라며 논리적으로 반박하자 사카가미에게 너도 어서 머리를 자르라고 하던 아이들의 마음속 마을의 전통과 바가지 머리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바가지 머리를 하게 된 것은 요시노 아줌마의 음모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에 이르고 요시노 아줌마의 아들인 케이타는 저금통을 털어 아이들을 데리고 버스를 타고 옆 마을로 머리를 자르러 나간다. 옆 마을에 가자 몰려다니는 바가지 다섯은 튀어도 너무 튀고 곧 놀림거리가 되어 버리고 겨우 찾아 들어간 미용실의 커트 비용은 요시노 이발관의 어린이 미용비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결국 아이들은 밤에 몰래 영업이 끝난 요시노 이발관에 들어가 자기들끼리 머리를 자르려고 하지만 결국 요시노 아줌마에게 발각되고 만다.
요시노 아줌마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자모회를 결성해 한 달에 한 번 학교 정문 앞에서 아이들의 머리 상태를 점검하기로 한 것이다. 아이들이 정문을 지나갈 때마다 불러 세워 놓고 옆에 서 있는 선생님이 이마 위 2.5cm가 되는 반듯한 바가지를 쓰고 있는지 점검한 후 들여보낸다. 바르지 못한 바가지는 바로 요시노 아줌마의 손에 의해서 잘려 나간다. 아이들에게 선택 사항은 없다. 사카가미는 등교를 하다 정문 앞을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 요시노 아줌마의 가위손을 발견하고 질겁하여 도망가고 아줌마는 텐구처럼 사카가미를 쫓아간다. 결국 사카가미도 바가지를 쓰게 된다.
자유의 상징이었던 사카가미의 갈색 머리까지 바가지 머리 모양을 하고 눈물을 보이자 아이들은 결속을 다진다. '멋있어질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않기!" 아이들은 집을 나와 강가에 불을 피우고 캠핑을 하고 마을에서는 사라진 아이들을 찾는다. 아이들이 없어졌는데도 요시노 아줌마는 '전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남편과 말다툼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없어지는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마을의 축제일에는 '전통'대로 축제가 열리게 되고 축제 현장에 색색으로 염색한 머리를 한 아이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케이타가 무언가 멋진 말을 하려고 해보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망설이는데 멀리서 화려한 폭죽이 터지고 이에 용기를 낸 케이타는 바가지 머리에 반대한다고 멋지게 외친다. 그에 따라 다른 아이들도 바가지 머리가 싫다고 말하고 이를 보고 있던 다른 아이들도 실은 자기들도 싫었다며 한마디씩 보태기 시작한다. 하지만 케이타는 이 일로 요시노 이발관의 주인인 엄마가 미움받는 것이 두려워 눈물을 흘린다.
강당에 모인 아이들의 머리는 요시노 아줌마에 의해 이발기로 시원하게 밀린다. 그 이후로는 아이들에게 진정한 두발 자유가 오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요시노 아줌마를 찾고 요시노 아줌마는 아이들에게 다른 곳에 가서 놀라고 말하면서도 과자를 내어준다. 쓸쓸해하는 요시노 아줌마에게 단골손님 할아버지는 말한다. 그렇게 해서 전통은 전설이 되는 거라고, 시대의 변화는 막을 수 없다고.
영화 <요시노 이발관>은 겉으로는 귀여운 바가지 머리를 하고 있는 소년들의 성장기를 다룬 잔잔한 영화처럼 보이지만 한번 뒤집어 보면 명분 없는 전통을 익숙한 것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키라고 강요하는 기성세대와 변화를 가져오려는 젊은 세대의 갈등과 대립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바가지 머리만 해야 하는 마을이 있다면 귀엽기보다는 무서울지도 모른다. <안경>, <카모메 식당>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척 장편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두 작품과는 결이 다르지만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볼 만한 영화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힐링 영화>
영화 추천, 힐링이 필요할 때 이 영화, <안경> 영화 리뷰
사진 출처_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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