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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넷플릭스 공포 영화 <미혹> , 줄거리, 솔직 후기, 이 영화에 미혹되지 말 것

by 영화로운_ 2023.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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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산함이 흐르는 저수지를 바라보는 한 여자가 있다. 물안개가 가득 낀 저수지 앞에 여자가 멍하니 홀로 서 있는 장면으로 영화 <미혹>은 시작된다. <미혹>은 표면적으로는 불의의 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부 현오(박효주)와 석호(김민재)가 한 아이를 입양하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넷플릭스 / 미혹

 

기본정보

감독: 김진영
출연: 박효주, 김민재, 경다은, 박재준, 안예림, 김라온, 송하형, 차선우
개봉: 2022.10
러닝타임: 114분
OTT: 쿠팡플레이/ 티빙 / 웨이브

 

영화의 후기와 줄거리

 

넷플릭스 / 미혹

 

현오와 석호에게는  주은, 예나, 하준이 외에도 한별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부부는 한별을 잃게 되고 그것이 모두 주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며 한별을 대신할 아이를 입양하며 새로운 기회로 삼으려 한다. 여기서부터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아이가 셋씩이나 더 있어도 또 입양을 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새로 입양된 아이는 누군가의 대체품이 아니다. 현오와 석호는 입양한 아이, ‘이삭'을 통해 자신들이 한별이를 지키지 못한 죄를 씻으려 하는데 한별이는 한별이고 이삭이는 어디까지나 이삭이인 것이다. 게다가 입양 온 아이가 집안에서 무언가 문제의 씨앗이 된다는 설정도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넷플릭스 / 미혹

 

영화 <미혹>에서는 주은, 예나, 하준, 한별, 이삭, 이렇게 다섯 명의 아이들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아이들의 아버지 석호는 교회의 목사다. 목사를 아버지로 둔 아이들의 신앙심은 아주 단단하다. 아이들의 단단한 신앙심은 다른 면에서 보면 부모를 향한 단단한 믿음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엄마에 대한 믿음과 아빠에 대한 믿음이 결국 영화 속 아이들의 행동을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어른인 부모의 것보다도 더 단단해 보인다. 부모는 아이들을 의심하지만 아이들은 끝까지 부모, 특히 엄마인 현오에게 매달린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아이보다 어른이 더 쉽게 믿음을 버릴지도 모르겠다. 

<미혹>에서는 영화 내내 종교적 신앙과 우리가 미신이라 부르는 것들, 즉 귀신이 보인다든지, 소리가 들린다든지 하는 현상이 계속해서 충돌한다. <미혹>에서는 이것을 사탄이 들렸다거나 악마가 들어있다고 표현한다. 사탄이나 악마는 공포에 영화에 흔하게 등장하는 소재라고 해도 <미혹>의 다른 점은 구마 의식을 행하는 이들이 아이들이란 점이다. 자꾸만 한별이의 존재를 느끼고 보는 이삭을 몰아내기 위해 아이들 스스로 구마 행위와 비슷한 기도를 하는 것이다. 이 장면은 무서움과는 별개로 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아무런 필터 없이 받아들였을 아이들의 행위를 보고 있자니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미혹>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한 부부가 아이를 잃고 ‘이삭'이라는 이름의 아이를 입양한다. 아이는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 거의 앞을 볼 수 없는 아이는 밤마다 무언가를 보게 되는데 그건 죽은 한별이다. 그 집에는 다른 세 명의 자녀가 더 있다. 주은, 예나, 하준이다. 특히 첫째가 한별이나 이삭의 존재에 집착하며 과도하게 반감을 가진다. 두 아이 모두 악마라고 주장하는 주은은 한별도 이삭도 엄마를 힘들게 하는 존재이니 없어져야 좋다고 생각한다. 한 편 현오는 처음에는 이삭에게 정을 주지 못하다가 점점 이삭이 진짜로 한별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한별의 죽음에 주은을 의심하며 탓하게 된다. 그러니까 이삭을 향한 현오의 애정은 진정으로 이삭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한별을 위한 것이다. 주은은 동생들과 함께 악마를 몰아내달라고 기도를 하거나 눈이 보이지 않는 이삭을 저수지 물가에 두고 가버리는 등 이삭이 사라지길 바라는 행동을 계속한다. 주은이 한별이를 죽였구나, 하는 의심을 하게 되지만 진실이 점점 드러나게 되고 엄마는 정신줄을 놓게 돼버린다. 미혹 당해 버린다.

넷플릭스 / 미혹

 

<미혹>에서 가장 의문이 가는 캐릭터는 첫째 딸 주은이다. 주은은 주님의 말씀이니 제대로 알고 싶다며 어린이 성경 책을 거부할 정도로 신앙심이 깊은 아이다. 주은에게 엄마인 현오는 제일 중요한 존재다. 주은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엄마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야 한다. 엄마를 사랑하는 아이를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신앙심이 깊은 아이를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주은의 그것들은 도를 지나쳐서 남을 해치는 지경에 이른다. 시력을 잃은 이삭보다 오히려 눈을 감고 아무것도 보려고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 고집하고 있는 건 주은이다. 하지만 어린 주은만을 탓하기에는 엄마 현오의 잘못이 너무 크고 그렇다고 주은이 옳은 행동을 한 것도 아니다.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캐릭터라서 주은에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내내 혼란스러웠다.

 

<미혹>은 안타깝게도 공포영화지만 무서운 장면보다 보기에 불편한 장면들과 설정들이 많은 영화였다. 게다가 그 흔하디흔한 권선징악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도 없다. 그냥 불편한 채로 끝난다. 그럼 이게 그 자체로 재미를 주기에는 영화의 스피드가 너무 느리고 비슷한 장면들이 반복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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