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는 지난 화에 이어 본격적으로 가우디 투어를 하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모두 환상적인 가우디의 건축 양식에 입을 다물지 못하면서도 역시 뭉뜬답게 티격태격하는 걸 잊지 않으시더군요. 배낭여행은 하다 보면 기분 상할 일도 많고 작은 의견 차이로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는데요. 사이 게 다녀오는 것이 아마도 배낭여행의 가장 핵심 포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화에서도 지난 패키지여행의 편리함을 그리워하는 장면이 여러 번 보였습니다. 어릴 때는 패키지여행이 질색이었는데 나이가 드니 부모님 모시고 갈 일이나 신경 쓰고 싶지 않을 때아니면 언어가 너무 낯설 때 패키지여행이 좋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배낭여행의 묘미는 자신의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 구석구석 자세히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이때도 같이 간 멤버와의 궁합이 중요합니다. 한 명은 대충 보고 빨리 이동하자는 스타일이고 한 명은 음미하는 스타일이면 티격태격은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이번 화에서는 멤버들이 지난주에 이어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내부를 구경을 하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마치 거대한 마법의 숲에 들어간 듯한 내부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화면으로 봐도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는데 감동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이해가 갔습니다.
모두 사진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사진에 다 담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런 건 진짜 실물로 봐야 합니다. 당장 바르셀로나행 티켓을 끊고 싶어요. 지난 <뭉쳐야 뜬다>에서도 느꼈지만 김성주 님은 감동도 잘하고 작은 것에도 잘 웃으시는 것 같아요. 라지 사이즈 민국 님.
무작위로 뻗어 있는 자연의 나무 기둥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기둥들이 모두 천장을 잘 받치고 있도록 계획적으로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가우디 진짜 천재. 홀로 조용히 앉아서 기도를 올리는 안정환 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런 공간에 가면 저절로 그런 마음이 들 것 같아요.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창에는 각각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모두 천주교를 위해 순교하신 분들의 존함이라고 합니다. 그중에 한국 분의 이름도 있어서 멤버들이 열심히 찾았는데요. 창이 워낙 화려하고 많아서 애를 먹던 중 교민의 도움으로 드디어 찾았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어요.
사실 알고 보니 지난밤 티켓의 가격이 비쌌던 이유는 위층까지 올라갈 수 있는 티켓을 구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당에 가면 조금 비싸더라도 꼭 올라가 봐야 할 것 같아요. 가우디 성당을 짓고 있는 모습도 그냥 공사장 같지 않고 괜히 홀리해 보입니다. 위에서 바라보는 환상적인 바르셀로나 뷰도 너무 멋있습니다. 이런 걸 놓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내려올 때 곡선 계단 지옥이 펼쳐집니다. 저라면 이미 중간에서 한 번 기절하고 다시 내려갔을 것 같아요. 보는 것만으로 속이 안 좋습니다. 쇼핑을 좋아하는 용만 님은 또 아내분에게 혼나셨나 봅니다. 급하게 기프트 숍을 나가시더라고요.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입니다. 네 분이 성당 구경을 마치고 스페인의 대표 음식 파에야를 먹으러 가는 길인데요. 다들 배고파서 예민하십니다. 이럴 때 인솔하는 사람은 완전히 긴장하게 됩니다. 가서 앉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던 패키지가 또 그리워지는 네 분입니다.
스페인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요리입니다. 맛집인지 파에야가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하몽, 감바스, 파에야도 좋지만 역시 스페인 하면 추로스죠. 단건 못 참습니다. 5분 거리라고 해놓고 지도 앱을 잘 못 봐서 자꾸 헤매는 용만 형님을 동생들이 다그치며 돌고 돌아 간 작은 추로스 가게입니다. 초콜릿에 푹 찍은 추로스가 맛없을 리 없죠. 아는 맛이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다음으로 간 곳은 구엘 공원입니다. 그런데 다들 아름다운 성당을 보고 온 뒤라 약간 시큰둥해 하는 모습이었어요. 아기자기한 구엘 공원과 웅장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역시 좀 비교가 됩니다. 멤버 모두 입을 맞추어 사그라다를 제일 나중에 보아야 한다고 하네요. 바르셀로나 여행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제일 마지막에 봐야 합니다. 그래야 감동 두 배입니다. 공원에는 스페인의 따뜻한 햇살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바르셀로나 사람들의 휴식처라고 합니다. 대충 구불구불하게 만든 건 같아도 물 빠짐이라든지 신체의 각도를 계산해서 만든 의자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카사 바트요입니다. 당시 바로 옆집에 사는 부자였던 사람에게 의뢰를 받아 가우디 스타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런 건 리모델링 수준 아니죠. 작품입니다. 색감도 너무 예쁩니다. 가우디 천재.
해설을 해주는 VR 가이드를 보면서 갑니다. 카사 바트요는 천장도 파도가 치는 듯하고 내부 천재가 바닷속에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환기창도 아가미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합니다. 직선 마니아인 저에게는 좀 살기 힘든 집이네요. 멤버들도 리모델링 맡겼는데 업자가 이렇게 해놓으면 화날 것 같다고 가구 어떻게 놓으라는 거냐고 그러네요. 그래도 가우디의 작품이라면 한 번 그 속에서 소용돌이와 함께 살아보고 싶습니다.
옥상에 올라가니 루프탑 카페가 있었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하루 종일 있을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자유여행이라면 하루 날잡고 저곳에서 책도 보고 와인도 마시며 하루를 보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나 지친 형돈 님은 아무 생각이 없으십니다. 동생들보다 열정적이신 형님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사진 삼매경입니다. 그걸로 또 티격태격하는 네 분입니다.
성향이 완전히 다른 형님들과 동생들입니다. 형님들이 또 쇼핑 삼매경에 빠져 있을 때 벌써 나와 툴툴거리며 기다리고 계시는 동생분들 서로 이해 안 가는 상황입니다. 이 와중에 형님들이 200년 된 초콜릿 가게 발견해서 간다 안 간다로 또 티격태격하십니다. 저라면 당장 갈 텐데 말이죠.
가우디 투어의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까사 밀라입니다. 물결이 이는 듯한 건물이 인상적입니다. 초콜릿 가게 사건(?)으로 단단히 화가 난 안사람을 초콜릿으로 또 달래 보는 바깥사람입니다. 대체 왜 그러냐는 동생들의 질문에 김성주 님이 50세가 넘으면 뭐든 마지막 경험이라고 말하는 게 공감이 되기도 하고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단체컷을 찍으며 가우디 투어 종료입니다. 그나저나 저 비싼 갤럭시 폴드 가지고 튈까 봐 보는 저까지 조마조마했습니다. 외국에는 그런 경우 많거든요. 다행히 선량한 스페인 사람입니다. 이번 화도 티격태격했지만 아름다운 가우디의 작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앞으로도 좋은 곳 많이 보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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